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신년 기자회견에서 전직 대통령을 아직 사면할 때가 아니라고 한 문재인 대통령에게 “본인도 사면 대상이 될지 모른다”고 말해 반발을 샀다.

더불어민주당은 자신들이 정권을 잡으면 정치보복을 하겠다는 저주섞인 협박이라며 당장 사과하라고 비판했다.

주호영 원내대표는 19일 오전 원내대책회의에서 문 대통령의 전날 사면 관련 발언을 들어 “전직 대통령 사면은 국민통합을 해친다는 발언으로 통과했는데, 집권당은 결과적으로 슬쩍 여론을 떠보고 바람 빼 버린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닌 게 됐다”며 “사면은 국민통합에 도움이 된다는 게 대부분 의견인데 알 수 없다”고 밝혔다. 주 원내대표는 “현직 대통령도 시간이 지나면 전직 대통령이 된다”며 “전직 대통령이 되면 본인이 사면 대상이 될 지 모르는 그런 상황 있을 수 있다. 역지사지하는 자세를 기대한다”고 촉구했다.

이를 두고 더불어민주당은 즉각 반발했다. 신영대 더불어민주당 대변인은 이날 오후 브리핑에서 “탄핵 대통령을 배출한 정당의 후예, 주호영 원내대표의 정치 보복 망언에 통탄을 금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신 대변인은 “주호영 원내대표가 현직 대통령을 향해 정치 보복을 예고하는 망언으로 또 다시 헌정질서를 어지럽히고 있다”며 “이명박, 박근혜 두 전직 대통령에 대해 사과 한마디 하지 않은 주호영 원내대표가 저주 섞인 망언을 했다”고 평가했다. 신 대변인은 “전직 대통령이 재판을 받는 불행한 역사가 재현될 것을 전제로 주 원내대표의 발언은 정치인으로서 최소한의 자질마저 의심케 한다”며 “자신이 선출한 대통령을 스스로 탄핵했던 본인의 과거를 스스로 지우고 싶은 것인가”라고 반문했다.

신 대변인은 “불행한 역사가 되풀이 되어서는 안 된다는 국민의힘 김종인 비대위원장의 입장이 나온 지 불과 3개월도 되지 않았다”며 “최근 지지율에 취해 이미 권력을 잡은 듯 정치 보복을 예고하는 주 원내대표의 발언은 대한민국 국격이야 어찌되든 정권을 잡으면 정치 보복을 하겠다는 망국적 발언”이라고 했다. 그는 ”국민의힘이 구속된 대통령을 배출한 정당으로서 국민께 용서를 구하기는커녕 현직 대통령을 협박하는 발언을 했다“며 ”주 원내대표는 해당 발언에 대해 즉각 사과하고, 두 전직 대통령의 죄에 대한 대국민 사과부터 하라“고 촉구했다.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1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회의실에서 원내대책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사진=국민의힘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1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회의실에서 원내대책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사진=국민의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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