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위터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트위터 계정(@realDonaldTrump)을 두고 “대통령이 남긴 트윗은 이를 읽은 사람들이 지난 6일 미국 의회 건물에 쳐들어가 범죄 행위를 저지르도록 부추겼다”고 결론 내고 “이 계정이 쓰는 트윗의 내용이 더 많은 폭력을 불러올 위험이 충분하다고 판단했다”며 영구 정지했다. 가장 영향력 있는 공인에 해당하는 대통령의 소셜미디어를 차단하는 행위는 매우 이례적으로, 던지는 함의가 적지 않다. 

트위터는 지난 8일(미국 현지 기준) 공지를 통해 트럼프 지지자들의 지난 6일 의회 습격 사건을 두고 “이번 주 일어난 끔찍한 사건과 관련해 우리는 지난 6일 트위터의 운영 방침을 또 어기면 그 계정은 사용자가 누가 됐든 이런 제재를 받게 될 거라고 분명히 밝힌 바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우리는 그 어떤 권력자라도 트위터 안에서만큼은 트위터가 정한 원칙 위에 군림할 수 없다는 점을 명백히 해왔다”며 “특히 그 누구도 트위터를 폭력을 선동하는 도구로 활용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지난 1월 8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나를 뽑아준 7500만 명에 달하는 위대한 애국자들의 목소리는 앞으로도 쭉 존중받아야 한다. 이들은 어떤 형태로든 무시당하거나 불공정한 처사를 받아서는 안 된다. 어떤 형태로든!”이라는 내용의 트윗을 남겼으며, 뒤이어 “나는 1월20일에 있을 대통령 취임식에 가지 않을 거다”라는 트윗을 남겼다. 

이를 두고 트위터는 “의회를 습격한 폭도들에 관한 이야기가 미국뿐 아니라 전 세계의 관심을 받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쓴 위의 두 트윗은 폭력을 부추기고 선동할 여지는 없는지 종합적으로 분석해봐야 한다”고 밝힌 뒤 “트위터의 ‘폭력 미화 및 선동 방지 원칙’에 비춰봤을 때 이 트윗들은 해당 조항을 위배한 것으로 판단됐고, 우리는 원칙대로 트럼프 대통령의 트위터 계정을 영구히 정지시켰다”고 설명했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 ⓒ연합뉴스
▲트럼프 미국 대통령. ⓒ연합뉴스

 

▲1월8일 트위터 공지.
▲1월8일 트위터 공지.

구체적으로 트위터는 “20일에 있을 대통령 취임식에 자신은 참석하지 않을 거라는 트윗은 읽는 이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을 지지하는 이들에겐 그가 여전히 이번 선거가 정당하지 않았다고 여기는 것으로 읽힐 수 있다”고 지적했으며 “특히 두 번째 트윗은 20일 취임식 자리에서 혹시나 폭력적인 행동을 계획하고 있는 이에게 ‘트럼프는 그 자리에 없을 테니’ 계획대로 폭력을 벌여도 좋다는 신호로 읽힐 수 있다”고 우려했다.

트위터는 무엇보다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지지자들을 가리켜 ‘미국의 애국자들(American Patriots)’이라고 불렀다. 이 또한, 미국 의사당에 난입해 폭력을 휘두르는 것을 우회적으로 지지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고 비판했다. 트위터는 “자기 지지자들의 목소리가 앞으로도 쭉 존중받아야 한다며, 누구에게 어떤 형태로든 무시당해선 안 된다고 말한 것도 트럼프 대통령은 순조롭게 권력을 이양할 생각이 없다고 볼 수 있는 근거가 된다”고 해석했다. 

트위터는 “앞으로 계속해서 무장한 채 시위를 이어가자는 주장이 여기저기서 나오고 트위터 안팎에서 실제로 이러한 시위가 조직되고 있다. 1월17일에 의사당과 근처 기관에 대한 두 번째 공격을 감행하자는 계획도 떠돌고 있다”며 트럼프 대통령의 영구정지가 불가피했음을 밝혔다. 트위터는 “우리는 앞으로도 우리의 원칙이 무엇인지, 그 원칙에 입각해 어떤 조치를 취했는지를 모두에게 투명하게 밝힐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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