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BS 첫 노동이사를 뽑는 선거에서 이강훈 기자와 양승창 PD가 최종 후보로 선출됐다. 오는 13일 임원추천위원회가 이들 두명을 노동이사로 추천하면 서울시장(권한대행)이 최종 임명할 예정이다. 

TBS는 노동이사 선거에서 전국언론노동조합(언론노조) TBS지부장을 맡은 이강훈 기자(47%)와 양승창 ‘김어준의 뉴스공장’ PD(26%)를 최종 후보로 선출했다. 이번 선거는 385명의 종사자를 대상으로 진행했는데 96%의 높은 투표율을 보였다. 

서울시는 노동자의 경영참여를 보장하기 위한 방안으로 지난 2016년 노동이사제를 도입했다. TBS는 기존에 서울시 산하 사업소였지만 지난해 2월 서울시 출연기관인 미디어재단으로 전환하면서 임직원은 모두 민간인 신분이 됐다. 이에 지난해부터 이사회 구성절차를 밟아 지난 6일 이사장을 선임하고 곧 노동이사도 임명할 예정이다. 

▲ TBS 로고와 슬로건.
▲ TBS 로고와 슬로건.

언론노조는 8일 “공영방송 독립의 이정표, TBS 노동이사 후보 선출을 환영한다”는 성명을 내 해당 소식을 전하며 관련 입장을 밝혔다.  

언론노조는 “이번 TBS 노동이사 후보 투표 결과는 서울시에서 독립한 재단법인으로서 그 독립성을 공고히 할 첫걸음이라는 점에서 중요하다”며 “서울시장과 시의회가 바뀌어도, 대표와 이사장이 바뀌어도, 방송 노동자와 방송노동 현장, 그리고 서울시민의 목소리를 대의하고 이사 직무의 연속성을 보장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한 뒤 “96%의 투표율은 TBS 노동자들이 얼마나 방송의 독립성을 요구하는지 보여준 결과”라고 했다. 

언론노조는 그동안 지상파 방송을 비롯해 공적소유 언론사에 대해 노동조합 추천이 아닌 노동이사 임명을 요구해왔다. 언론노조는 “법령에도 없는 정당추천, 대주주의 입맛에 맞는 이사 추천 등 한정된 몇 년의 임기 동안 방송사 조직과 인사를 뒤흔드는 지배구조에 반드시 필요한 독립성 확보 방안이었기 때문”이라고 노동이사 필요성을 강조했다. 

최근 국민의힘 일부 서울시장 예비후보들이 TBS 해체, TBS의 간판프로그램 ‘김어준의 뉴스공장’ 폐지 등을 공약으로 내걸겠다며 정치공세를 펴고 있다. 

언론노조는 “노동이사 후보 선출은 TBS 이사회를 비롯한 지배구조가 정치적 목적으로 흔들리지 않을 것임을 선언한 것”이라며 “TBS에 할 말이 있다면 지역 공영방송의 역할을 다 하도록 토론회를 참가하겠다는 입장을 밝히는 것이 낫고 방송노동 현장에서 직접 노동이사들을 만나길 바란다”고 주장했다. 

두 노동이사를 지지하는 메시지도 보냈다. 언론노조는 “노동자가 참여하는 지배구조를 향한 우리의 투쟁이 불가능한 것이 아님을 보여달라”며 “언론 노동의 가치와 독립성을 지키려는 노동이사의 투쟁에 언론노조 지부 소속 여부를 넘어 지지와 연대를 보낸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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