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말 기자 공채 공고를 띄운 세계일보가 1차 서류접수 마감 후 일부 지원자에게만 1차 서류심사 필수 요건이 아니었던 토익·한국어능력시험 등 어학 점수를 확인해 뒷말이 나온다.

세계일보 채용공고를 보면 입사지원서 제출 등 서류접수는 지난해 12월1일부터 15일까지였다. 1차 합격자 발표는 지난 5일로 183명이 합격했다. 이들은 오는 10일 2차 필기시험 대상자들이다.

어학 시험 성적증명서는 ‘1차 서류접수→2차 필기시험→3차 면접’으로 이어지는 채용 절차에서 2차 필기시험을 통과한 합격자가 추후 제출해야 하는 서류였다.

이번 채용공고만 봤을 때 토익·토플, KBS한국어능력시험 등 어학능력시험 성적이 없더라도 1차 서류 통과 후 2차 필기시험까지는 시험 자격이 주어지는 것으로 비쳐졌다. 입사지원서에 어학 점수를 기입하는 공간은 있었지만 채용 공고에 어학 성적 기입이 필수라고 명시하진 않았다.

▲ 지난해 말 기자 공채 공고를 띄운 세계일보가 1차 서류접수 마감 후 일부 지원자에게만 1차 필수 요건이 아니었던 토익·한국어능력시험 등 어학 점수를 확인해 뒷말이 나온다. 사진=세계일보 홈페이지.
▲ 지난해 말 기자 공채 공고를 띄운 세계일보가 1차 서류접수 마감 후 일부 지원자에게만 1차 필수 요건이 아니었던 토익·한국어능력시험 등 어학 점수를 확인해 뒷말이 나온다. 사진=세계일보 홈페이지.

문제는 세계일보 측이 서류 마감 후 ‘일부’ 지원자들에게만 문자로 어학 점수 확인을 요청한 것으로 드러나 입길에 오르내렸다.  

어학 점수가 서류 심사를 통과하기 위한 필요 조건이 아니라고 판단한 수험생 사이에선 불공정하다는 시비가 나올 수 있는 상황. 특히 일부 지원자에게만 어학 점수 확인 요청 문자가 발송돼 논란은 커지고 있다.

이번 세계일보 공채에 지원했던 A씨는 미디어오늘에 “서류 마감 후 평가 과정에서 선별적으로 지원자를 나눠 일부에게만 어학 점수를 요구하는 건 문제”라며 “특정인들에게만 연락을 취해 어학 관련 정보를 추가로 받은 뒤 이를 점수에 반영한 것은 불공정하다”고 말했다.

세계일보 총무국 인사관리팀 관계자는 5일 A씨의 항의 문의에 “서류 심사 때 국어·영어 점수는 중요하게 보기 때문에 서류 심사 중 필요하신 분들에게 연락을 드린 것”이라며 “전체 지원자 분들에게 연락을 드렸으면 좋았겠지만 물리적으로 어려웠다”고 해명했다.이어 “서류 심사에서 자기소개서가 가장 중요하지만 국어·영어 능력은 어학 점수로 대체하며 중요하게 보는 요소 중 하나”라고 했다.

세계일보 총무국 인사관리팀 관계자는 6일 미디어오늘과 통화에서 “문자 취지는 서류를 추가 제출하라는 것이 아니었다. (입사지원서에) 어학 점수를 기입하지 않은 분들이 있었고, 그에 대한 점수·유무를 추가 확인하는 절차로서 (확인 요청) 문자를 보냈던 것이었다. 문자를 받으신 뒤 점수를 알려주신 분들도 있었고, 점수가 없다고 하신 분들도 있었다”고 밝혔다.

A씨의 경우 입사지원서에 한국어능력시험 성적을 표기하지 않았던 지원자였다. 세계일보 측 설명에 따르면, A씨는 어학 점수를 기입하지 않았기 때문에 문자 공지를 받아야 했지만 A씨는 문자 공지를 받지 못했다. 세계일보 측은 일부에게만 문자를 전송한 이유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설명하지 않았다. 

언론사 입사 지망자들이 정보를 공유하는 인터넷 커뮤니티 ‘아랑’에는 이 문제를 놓고 갑론을박 중이다. 한 커뮤니티 가입자는 “평가 과정에 한 분이라도 무고한 피해를 볼 가능성이 있다면 사측 잘못이다. 처음 받은 원서로만 평가하든지, 아니면 지원자 전부에게 추가로 공지를 올렸어야 했다”고 주장했고, 또 다른 가입자는 “자소서나 다른 이력으로 합격권에 든 지원자들에게 추가적으로 영어·한국어를 제출받아 평가해 그 가운데 뽑았다는 건데 뭐가 문제인지 잘 모르겠다”고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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