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부모에게 입양된 후 상습적 폭행을 당하고 지난해 10월13일 세상을 떠난 정인이(입양 전 이름)의 죽음에 공분이 크다. 지난 2일 SBS ‘그것이 알고 싶다’는 정인이가 사망하기 전날 어린이집 폐쇄회로(CCTV) 영상을 공개했다. 16개월 아기가 축져지고 무감각해 보이는 모습이 담겼다. 특히 정인이가 다니는 어린이집 등에서 3번이나 학대 사실을 알렸으나 경찰이 사건을 무혐의 종결 처리한 점 때문에 논란이 커졌다. 당시 사건을 담당한 경찰관 중 일부가 징계를 받기도 했다. 

앞서 SBS ‘놀라운 이야기 Y’ 등도 이 사건을 다뤄 널리 알려진 사건이었지만 2일 ‘그것이 알고 싶다’ 방송 후 여론이 다시 들썩였다. ‘그것이 알고 싶다’ 앵커 김상중씨가 방송에서 든 ‘#정인아 미안해, 우리가 바꿀게’라는 문구가 퍼지고 SNS상에서 피켓 운동과 해시태그 운동이 벌어졌다. 이에 더해 수많은 시민이 양부모 재판을 담당하는 서울남부지법에 엄벌을 촉구하는 탄원서를 제출하는 운동도 펼쳐지고 있다. 

미디어오늘은 4일 SBS ‘그것이 알고 싶다’ 제작진에게 왜 정인이 이야기를 다시 다뤘는지, 방송에서 피켓을 든 이유는 무엇인지 물었다. 제작진은 “정인이의 안타까운 죽음이 쉽게 잊히지 않도록 시청자분들과 함께하는 방송을 만들고 싶었다”며 “그래서 제작진, 그리고 시민단체 대표분과 논의하던 중 피켓 시위를 시작하게 됐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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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 '그것이 알고싶다' 방송. 진행자인 김상중씨가 '정인아 미안해'라고 쓴 피켓을 들고 있다. 

앵커 김상중씨가 피켓을 든 것에 제작진은 “‘정인아 미안해’ 애도를 표한 1호 참여자가 김상중 MC”라며 “이미 방송 전에 부탁을 드렸기에 사건에 대해 어느 정도 인지하고 계셨다. 방송 일정상 김상중씨와의 더빙, 녹화는 (방송 전날인) 1월1일에 진행됐는데 방송에 나갈 구체적인 내용을 보시며 말씀을 잇지 못하셨다”고 전했다.

제작진은 “우리 사회에 아이의 이름이 명명된 많은 사건이 있었고, 최근 많은 제도 개선이 있었다”면서도 “그런데 정인이처럼 참혹하고 잔인하게 사망한 사건이 지금 현시대에, 더군다나 무려 3차례나 아동학대 신고가 있었는데도 우리 사회가 정인이를 구하지 못했다는 사실에 충격을 받았다”고 말했다. 

이어 “취재를 하며 참 많이 울었다”며 “저희 제작진뿐 아니라 이 사건을 함께 해주신 많은 전문가들도 인터뷰를 하며 눈물을 많이 흘렸다. 그만큼 충격적이고 안타까운 사건이다. 앞으로 이런 일이 없길 바란다”고 했다. 

방송 이후 SNS에 수많은 ‘정인아 미안해’ 글이 퍼진 것에 제작진은 “이렇게 많은 분이 참여할 줄은 몰랐다”고 말했다. 제작진은 “제작진으로서는 이를 통해 정인이가 오래도록 기억되길 바랐다. 많은 분이 관심 가져주시고, 기억해주셔서 정말 감사하다. 앞으로도 이 사건이 잘 마무리될 수 있도록 끝까지 관심을 가져주시길 부탁드린다”며 계속된 관심을 촉구했다. 

제작진은 재판 과정을 지켜볼 것이라고 전했다. 또 필요한 역할이 있다면 후속 보도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제작진은 “여전히 우리 사회 곳곳에 학대받은 아동들이 있을 것”이라며 “이 사건을 완전히 드러내 정인이의 안타까운 죽음을 기억하고, 다시는 이런 아이가 나오지 않도록 하는 것이 우리 목표”라고 밝혔다. 

제작진은 특히 “본인들 신상이 양부모에게 드러날 수 있다는 것을 각오하고 안타까운 정인이를 위해 연락을 주신 제보자에게 감사하다”며 “‘그것이 알고 싶다’ 모든 제작진은 이런 분들의 용기와 노력에 폐가 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는 생각으로 취재에 임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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