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과거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설립에 찬성했지만 최근 공수처 설립에 대해 “대한민국의 공화정이 무너진다”고 입장을 바꾼 것을 여당이 비판했다. 

신동근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은 30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4년 전인 2016년 새누리당 전당대회에서 진경준 검사장 구속과 우병우 처 부동산 의혹이 제기되면서 공수처 신설이 뜨거운 문제로 제기됐는데 주 원내대표가 공수처를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며 “공수처 신설 의지가 있던 주 원내대표가 공수처 설치가 가사화하자 공화정의 위기를 언급했다”고 말했다. 

신 최고위원은 “주 원내대표 스스로 주 원내대표를 부정했다”며 “주 원내대표가 진정 원하는 것은 검찰공화국인가”라고 지적한 뒤 “정치인이라면 최소한 말의 일관성이라도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주 원내대표는 지난 2016년 7월 새누리당(현 국민의힘) 당 대표 경선에 출마했을 당시 TBS ‘열린아침 김만흠입니다’에서 “많은 전문가들이 검찰권의 비대를 우려해 왔다”며 “전 세계에서 우리나라처럼 검찰권이 비대한 곳이 없다”고 검찰개혁을 주장했다. 이어 “검찰을 견제할 기구나 조직이 별로 없다”며 “공수처 이야기가 수년째 논의되는데 이번 기회에 그런 것들이 정비되리라 본다”고 덧붙였다. 

주 원내대표는 당시 공수처 설치에 공감한다는 질문에 “그렇다”고 답하면서 “정의의 여신은 눈을 안대로 가리고 있는데 견제와 균형의 원리가 작동해야만 권력기관이 부패하지 않고 제대로 작동이 된다. 청와대 민정실이나 검찰이나 모두 검찰 출신의 한솥밥을 먹는 식구들”이라고 공수처 신설을 주장했다. 

▲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 사진=국민의힘
▲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 사진=국민의힘

 

이랬던 주 원내대표는 지난 29일 페이스북에 “대한민국의 공화정이 무너지는 것이 가고자 하는 길인가”라며 “김영삼·김대중 전 대통령과 검찰 수사를 담담히 받아들였던 노무현 전 대통령이 울고 계신다”고 썼다. 

이어 “이 정권 사람들에 대한 면책 특권이 완성되는 순간 대한민국의 공화정은 무너질 것”이라며 “윤석열 검찰총장을 쫓아내고 한 발만 더 나가면, 공수처법을 빨리 개정해서 공수처장만 우리 사람으로 꼽아 앉히면 면책특권은 완성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라고 공수처 설치를 비판했다. 

신 최고위원은 “어렵사리 공수처법이 본회의서 통과된지 1년이 다 됐다”며 “7월에 이미 공수처를 설치했어야 하는데 국민의힘과 함께 하기 위해 추천위 구성까지 기다렸지만 돌아온 건 지연과 방해뿐”이라며 국민의힘을 비판했다. 이어 “공수처법 개정안은 아직 법사위 법안소위도 거치지 못해했는데 법사위와 본회의 통과, 청문회 절차 등을 감안하면 올해 안으로 출범이 물리적으로 쉽지 않다”고 우려했다. 

자가격리 중인 이낙연 민주당 대표는 화상으로 최고위원회의에 참여해 “공수처법 개정안을 비롯한 계류 법안을 이번주부터 차질없이 처리해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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