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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청 기자단 흡연실이 ‘이제야’ 사라지는 이유
경찰청 기자단 흡연실이 ‘이제야’ 사라지는 이유
사실상 ‘무단 흡연실’인데 기자단 투표로 폐쇄… 기자 특권 일면?

경찰청 출입기자단이 코로나19 확진자 발생을 계기로 기자실 내 ‘흡연실’을 폐쇄하기로 했다. 기자단 권한으로 공간 폐쇄를 결정할 사안인지 의문이 나오는 데다, 해당 공간은 원래부터 합법 흡연구역이 아니었다.

경찰청 기자단은 지난 24일 단체대화방에서 ‘실내 흡연실 폐쇄 여부’ 안건으로 익명투표를 진행해 폐쇄를 결정했다. 전체 35명 가운데 25명이 투표해 19명이 찬성했다. 6명은 반대표를 던졌다. 

‘흡연실’ 폐쇄 논의가 나온 건 지난 17일 경찰청 출입기자가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으면서다. 방역조사관이 조사차 경찰청을 방문해 기자실 내 이른바 흡연실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고, 기자단 안에서 ‘흡연실 내 밀접접촉에 조치가 필요하다’고 의견을 모았다.

문제는 이 흡연실이 당초 불법이라는 점이다. 이 공간은 경찰청 기자실 안에 딸린 작은 방으로, 출입기자 사이에서 ‘흡연실’로 통용되지만 본래 용도는 휴게실이다. 국민건강증진법에 따르면 경찰청을 비롯한 정부기관과 공공기관은 건물 전체가 금연구역이다. 

▲경찰청. ⓒ민중의소리
▲경찰청. ⓒ민중의소리

동법 시행규칙에 따르면 경찰청과 산하기관 내에 실내 흡연실을 설치할 수 있지만 흡연실은 △흡연실 표지 △환기구 △비치 설비 관련 설치방법에 규제를 받아야 해, ‘흡연실’ 표지가 없는 해당 공간은 여기에 해당되지 않는다. 

기자실을 제외하면 경찰청 내에 실내 흡연실로 사용되는 공간은 없어, 출입기자단의 특권의식의 일면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경찰이나 공무원, 건물 이용자들은 담배를 피울 때 모두 건물 밖 뒤뜰에 있는 흡연실을 이용한다. 

서울지방경찰청의 경우도 기자실 안에 전화부스 용도로 설치된 1.5평 남짓한 공간이 있지만 기자들이 통화를 하면서 담배를 피우는 관행이 굳어져 흡연 장소로 널리 인식되고 있다. 서울지방경찰청의 경우 현재까지 흡연실 폐쇄 논의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

경찰청 기자단은 흡연실 폐쇄 뒤 공간 용도를 놓고 경찰청 측과 협의를 진행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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