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라스틱을 분리수거해도 대부분 소각한다는데 사실일까? 음식물이 묻은 플라스틱은 어떻게 버려야 할까? 폐식용유를 싱크대나 변기에 버리면 안 되는 이유는 뭘까? 쓰레기에 대한 궁금증을 해결해주는 유튜브 ‘쓰레기 박사’ 콘텐츠에서 답을 찾을 수 있다. 

[관련기사 : 2020 유튜브 저널리즘]

‘쓰레기 박사’ 콘텐츠는 유튜버가 아닌 시민단체 서울환경연합에서 제작하고 있다. 지난해부터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한 서울환경연합 유튜브 채널은 시민단체 채널 가운데 손 꼽힌다. 담당자인 안은서 서울환경연합 미디어홍보팀 활동가는 “‘환경’ 이슈는 거시적이고, 일상과 동떨어졌다고 생각하는데 일상에서 직접 실천할 수 있는 콘텐츠를 제작해 반응이 좋았다”며 “작은 시민단체는 대중적으로 홍보하기 어려운데 유튜브를 통해 다양한 사람들에게 활동을 알릴 수 있어 브랜딩 차원에서 효과 있다”고 밝혔다. 지난 2일 안은서 활동가를 인터뷰했다.

▲ '쓰레기 박사' 콘텐츠 갈무리.
▲ '쓰레기 박사' 콘텐츠 갈무리.
▲ '쓰레기 박사' 콘텐츠 갈무리.
▲ '쓰레기 박사' 콘텐츠 갈무리.

- 유튜브 채널을 만든 계기는 무엇인가.
“워낙 유튜브가 큰 주목을 받다 보니 시민단체도 유튜브를 해야 한다는 의견이 많았다. 하지만 품이 많이 들어 엄두를 못 내다가 인력이 생겨 지난해부터 본격적으로 하게 됐다.”

- ‘쓰레기 박사’ 콘텐츠가 주목 받았다.
“‘쓰레기 박사’인 홍수열 자원순환사회경제연구소장님은 서울환경연합 집행위원이다. 평소에 자주 만나니 쓰레기 문제에 대한 역사를 물어보거나, ‘이건 어떻게 버려요?’하고 물을 때 대답을 잘 해주셨다. 시민들이 궁금해 하는 내용에 대해서도 소장님이 잘 알려주실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시민들에게 설문조사로 쓰레기에 관해 궁금한 점을 받고 소장님이 답변을 해주는 영상을 제작하게 됐다. 벌써 60편 넘게 제작했다.”

- ‘쓰레기 박사’ 시리즈 가운데 가장 반응이 좋았던 콘텐츠는?
“페트병을 어떻게 버리는지 알려주는 영상은 1년 전에 올렸는데 아직까지 댓글이 붙는다. 여러 쓰레기 종류 중에서 플라스틱에 관심이 가장 많은 거 같다. 플라스틱이 어떻게 재활용이 되는지, 내가 버리는 게 실제로 재활용이 되는 건지 의문을 가진 분들이 많았다.“

▲ 안은서 서울환경연합 활동가.
▲ 안은서 서울환경연합 활동가. 사진=서울환경연합 제공.

- ‘플라스틱 방앗간’ 콘텐츠도 있다. 
“서울환경연합에서 ‘플라스틱 방앗간’이라는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는데 이 과정을 영상으로 만들고 있다. ‘플라스틱 방앗간’은 병뚜껑 등 작은 플라스틱은 선별 과정에서 재활용이 안 되기 때문에 일반쓰레기처럼 소각되거나 매립되는 경우가 많아서, 시민들에게 작은 플라스틱을 받아서 직접 재활용해 무언가를 만드는 캠페인이다. 영상을 보고 캠페인 취지에 공감해주시고 직접 해보고 싶어하는 분들이 많았다.”

- 기존의 방식으로 소통할 때와 유튜브를 통해 소통할 때 어떤 차이가 있나.
“보통 우리 활동을 회원들에게 알리거나, 토론회를 하는 식으로 소통했는데, 유튜브를 통해 더 많고 다양한 분들과 접촉할 수 있다. 물론 불특정 다수에게 노출되기 때문에 우리에게 직접적으로 후원을 하거나 캠페인에 참여하는 비율이 높지는 않다. 처음 유튜브를 본격적으로 할 때부터 유튜브 자체의 수익창출이나 후원 회원 전환을 유도하기 보다는 ‘브랜딩’ 차원에서 목표를 뒀다.”

- 시민단체 ‘브랜딩’은 어떤 측면에서 필요할까. 
“아무래도 국제단체처럼 큰 시민단체는 인지도가 높은데, 국내 단체들은 그렇지 않다. 게다가 인력, 재원이 부족해서 홍보하기 힘들다. 그러니 사람들에게 알릴 수 있는 기회가 적다. 유튜브를 통해 서울환경연합이라는 곳이 있고, 이 곳에서 젊은 활동가들이 재밌는 활동을 많이 한다는 인식을 만드는 게 목표다. 다행히도 시민들이 실제로 그렇게 생각해주시는 거 같다.”

- 유튜브 활동을 하면서 힘든 점은 무엇인가.
“다른 홍보 활동보다 시간이 월등히 많이 든다. 기획, 촬영, 편집을 다 해야 한다. 영리단체들과 비교하면 예산 차이도 크다. 기업 같은 경우는 홍보비 1억원 정도 써도 모자란다고 하는데 우리는 시민 회비로 운영되기 때문에 큰 돈을 쓸 수도 없다.”

▲ '플라스틱 방앗간' 콘텐츠 갈무리.
▲ '플라스틱 방앗간' 콘텐츠 갈무리.

- 어떤 영상이 반응이 좋았나.
“짧아야 된다. 길면 잘 안 보더라. 웬만하면 짧게 제작하려고 노력한다. 참여도 중요하다.  ‘쓰레기 박사’는 시민분들이 계속 댓글로 남겨준다. 시청자들의 참여가 들어간 기획이라는 점이 유효했다. 일상적인 이슈를 다루는 점에서도 반응이 좋았다. ‘환경’에 대해 얘기하면 거시적이고, 내 일상과 동떨어진 주제라고 생각하는데 ‘쓰레기 박사’처럼 검색해서 찾아 볼 만큼 일상에서 중요하고 직접 실천할 수 잇는 방법을 알려주는 콘텐츠가 와 닿았던 거 같다.”

- 인상적이었던 구독자 반응은 무엇인가.
“어떤 분이 트위터에서 ‘쓰레기 박사’를 소개하며 시민단체 콘텐츠 중에서 가장 쓸모 있다고 평가한 글이 기억 난다. ‘쓰레기 박사’를 1년 정도 하다보니 시민들이 궁금한 점을 댓글로 쓰면 다른 시민이 답변하는 경우도 있다. 우리가 커뮤니케이션을 하지 않아도 시민들끼리 커뮤니티를 만들고 자발적으로 소통하는 점이 좋았다.”

▲ 영상 편집 중인 안은서 활동가. 사진=서울환경연합 제공.
▲ 영상 편집 중인 안은서 활동가. 사진=서울환경연합 제공.

- 유튜브에 도전하거나 검토하는 시민단체가 많은데 유의해야 할 점이 있을까.
“요즘 ‘누구나 유튜브 할 수 있다’는 얘기 많이 한다. 그 압박 때문에 시작하게 되는 분도 많을 거다. 하지만 절대 쉽게 생각해선 안 된다고 생각한다. 영상 제작과 유튜브에 대한 이해도가 있는 인력이 반드시 있어야 한다. 시민단체의 경우 기자회견, 토론회를 편집 없이 올리는 경우가 많은데 간단하지만 기획 영상을 준비하면 더 좋다. 그리고 한번 시작하게 되면 꾸준히 하면 좋겠다. 우리도 처음에는 구독자 올라가는 속도가 더뎠는데, 시간이 흐를수록 올라가는 속도가 빨라졌다.”

- 앞으로 시도하고 싶은 콘텐츠가 있나.
“‘쓰레기 박사’가 답변을 간단하게 하다 보니 좀 더 자세한 내용을 궁금해하는 분들이 있다. 연말부터는 인터넷 강의 형식으로 자세한 내용을 다루려고 준비하고 있다. ‘쓰레기 박사’ 외에 다른 기획 영상도 준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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