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청률 부진을 겪고 있는 JTBC ‘뉴스룸’이 30여명이 참여한 뉴스혁신TF를 통해 새 뉴스 모델을 만들려 시도하고 있다. 하지만 뉴스 코너 변화 등 세부적 개편안이 나오지 않고 시간대 변경 이야기가 나오자 “제대로 된 혁신안이 나오지 않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현재 JTBC ‘뉴스룸’은 오후 7시55분 시작해 약 1시간30분 동안 뉴스를 진행한다. 앵커는 서복현 기자와 안나경 아나운서. 월요일 3%대, 화요일부터 목요일 사이 2%대, 금요일부터 주말1~2%대 등 시청률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이에 뉴스 시간대를 옮긴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현재 뉴스룸과 같은 시간대의 방송 뉴스는 MBC ‘뉴스데스크’와 SBS ‘8뉴스’다. MBC는 6%, SBS는 7%대까지 시청률을 끌어올린 상황이다.

▲지난 3일자 JTBC ‘뉴스룸’ 보도화면 갈무리. 위쪽부터 서복현 앵커와 안나경 앵커.
▲지난 3일자 JTBC ‘뉴스룸’ 보도화면 갈무리. 위쪽부터 서복현 앵커와 안나경 앵커.

뉴스혁신TF는 오후 7시30분으로 시작 시간을 바꿔 1시간30분짜리 뉴스를 만들 거나 시작 시간대를 오후 7시55분 유지하되 1시간짜리 뉴스를 만들자는 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한다. 두 가지 안 모두 오후 9시에 뉴스를 끝내는 방안인데, 이는 JTBC 편성팀이 뉴스룸 후 예능과 드라마 프로그램 편성을 위해 제안한 내용으로 알려졌다.

JTBC 내부에서는 “30명 가까이 참여한 뉴스혁신TF가 내놓은 결과물이 겨우 시간대 변경안이냐”는 볼멘소리가 나온다. JTBC의 A기자는 “사실 개편이라고 하면 앵커를 교체하든 시간을 바꾸든 해야 하는데, 앵커 교체는 안 하기로 했다. 시간이라도 바꿔야 개편이라고 명함을 내밀 수 있지 않나. 많은 사람이 모인다고 뾰족한 수가 나오긴 어렵다”면서도 “시간대 변경은 떨어진 빵조각이라도 먹어보려고 도망가는 것 같은 느낌을 준다”고 지적했다.

기자들은 뉴스룸이 세부적 코너부터 CG 및 그래픽까지 전면적으로 살펴야 한다고 지적했다. A기자는 “개별 코너와 운용 방식이 어떻게 바뀌는지 중요하다. 밀착카메라, 뉴스브리핑, 팩트체크 등 JTBC 색깔이 강한 뉴스 코너들인데 지금은 다른 언론사들도 비슷한 뉴스 포맷이다. 포맷도 다시 고민해봐야 할 때다”며 “이전엔 시청자들이 손석희가 (기자에게) 질문하고 혼내는 모습을 보려고 봤는데 지금은 그런 모습을 기대하기 힘들다. 손석희를 전제해두고 만든 포맷과 형식을 다 덜어내야 한다”고 짚었다.

JTBC의 B기자는 “TF 통해 전면적으로 뉴스를 바꾼 대표적 사례는 SBS”라며 “SBS는 그래픽, CG 등을 대대적으로 바꿨다. JTBC는 CG조차 수년 전 CG와 똑같다. 방송은 룩(Look)이 중요한데, 룩에 대한 고민이 없다”고 꼬집었다.

▲닐슨 코리아가 포털 네이버에 제공하는 시청률 집계 자료. 사진=네이버 페이지화면 갈무리.
▲닐슨 코리아가 포털 네이버에 제공하는 시청률 집계 자료. 사진=네이버 페이지화면 갈무리.

현장 연결이나 기자 등의 출연을 통한 뉴스 전달 방식도 재고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A기자는 “현장 연결과 출연을 줄여야 한다. 예전에는 뉴스를 넘어 뉴스룸, 즉 뉴스를 만드는 과정과 현장의 이면을 다 보여주자는 취지였는데 지금은 그냥 형식만 남아 재미가 없다”고 지적했다. B기자도 “현장 연결은 현장이 진행 중일 때 하는 건데 요즘엔 상황이 종료된 지 한참 지났는데, 현장을 연결하는 경우도 많다. 불필요한 연결보다 깔끔한 리포트가 나을 때가 많다”고 했다.

앵커에서 물러난 손 사장이 정작 뉴스 개편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사실도 입길에 오르내렸다. JTBC의 C기자는 “결국 TF를 주도하는 사람이 손 사장인데 어떻게 손석희 색깔이 빠진 개편안이 나오겠나. 작은 것 하나하나까지 개입하는 걸로 안다”고 비판했다. A기자 역시 “손석희가 TF 결과물에 사인을 한다. 사장이니까 당연한 것이지만, 그 과정에 사장 의견보다 최대한 구성원들의 목소리가 들어갔으면 좋겠다”고 토로했다.

JTBC의 D기자는 “손석희 앵커 때 JTBC 뉴스 형식이 유산이라고 생각하고 반드시 지켜야 한다고 생각하는 분들이 있다”며 “그러나 손석희가 진행하던 시절에 할 수 있었던 포맷들을 전부 바꿔야 한다”고 밝혔다.

D기자는 “지금 개편 방향이 맞는 것일 수도 있다. 문제는 답을 내리지 못하는 상황, 즉 지휘 체계 실종이 걱정된다. 뭔가 이야기가 나오면 반은 하자고 하고 나머지는 하지 말자고 한다. 합의가 잘 안 된다”며 “뉴스 큐시트를 봐도 JTBC 뉴스룸이 가는 방향이 안 보인다. 이런 상황이 ‘보나마나한 TV 뉴스’를 만드는 요인”이라고 지적했다.

JTBC 관계자는 미디어오늘에 “아직 정해진 건 아무것도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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