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해분양시장서 ‘대청천 경동리인뷰’가 뜬다…내달 2일 청약”(데일리포스트, 10월27일)
“개발 호재 수두룩한 김해서 ‘미래 가치’ 누려라”(부산일보, 10월27일)
“대청천 경동리인뷰 11월2일 특별공급, 3일 1순위, 4일 2순위 청약”(MTN, 10월28일)
“대청천 경동리인뷰 11월 2일 특별공급, 3일 1순위, 4일 2순위 청약”(서울신문, 10월29일)
“경동건설, 김해 ‘대청천 경동 리인뷰’ 내달 특별공급 청약 돌입”(CNB뉴스, 10월29일)
“대청천 경동리인뷰, 11월 2일 특별공급…3일 1순위 · 4일 2순위 청약”(세계비즈, 10월30일)

지난해 10월30일 하도급 건설업체 J기업 소속 하청 노동자 정순규씨가 추락해 숨졌다. 정씨가 숨진 지 1년이 됐다. 경동건설이 정씨의 산재 죽음을 인정하고 사과하는 입장은 밝히지 않은 채 언론은 ‘경남 김해시 경동리인뷰’ 청약 공급 소식을 알리는 기사들을 ‘경동건설 관계자’ ‘분양 관계자’ 등을 인용해 보도하고 있다.

▲31일 포털 네이버에 경동건설이라는 키워드로 검색하면 나오는 기사들.
▲31일 포털 네이버에 경동건설이라는 키워드로 검색하면 나오는 기사들.

25년 경력의 베테랑 노동자인 정씨는 경동건설이 시공하는 부산 문현동 경동건설 리인아파트 신축공사 현장에서 일하다 숨졌다. 당시 그는 하청 건설업체 J건설에 속해 각종 현장에서 작업반장으로 일했다.

정씨는 공사장 비계(건축공사 때에 높은 곳에서 일할 수 있도록 설치하는 임시 가설물)에서 추락해 사망했다. 경추 2곳과 오른팔이 골절되고 머리에선 뇌가 보일 정도의 구멍 2개가 발견됐다.

[관련 기사 : 바라는 건 진실인데… 건설사와 노동청, 언론과도 싸우는 기분]

▲경동건설 아파트신축 현장에서 산재로 숨진 정순규씨의 아들 정석채씨. 사진=김예리 기자
▲경동건설 아파트신축 현장에서 산재로 숨진 정순규씨의 아들 정석채씨. 사진=김예리 기자

정씨와 관련된 경동건설 측의 산재 소식이 보도될 때마다 ‘경동리인뷰’ 소식이 보도된 건 처음이 아니다.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소속 강은미 정의당 의원이 지난 15일 경동건설 하청 노동자 정씨의 추락사 사건에 대해 노동부의 재조사를 요구했다. 강 의원은 이날 노동부 국정감사에서 “부산노동청이 해당 사고 원인을 조사하며 경찰·산업안전보건공단의 조사 결과와 달리 경동건설의 주장을 그대로 받아들였다”고 지적했다. 당시 경찰·산업안전보건공단은 각각 정씨가 4.2m와 3.8m 지점에서 추락했다고 추정했지만, 노동청은 경동건설 측 주장과 같이 2.15m에서 추락했다고 결론 내렸다.

▲강은미 정의당 의원. 사진=노컷뉴스.
▲강은미 정의당 의원. 사진=노컷뉴스.

지난 15일 국감 이후 언론들은 일제히 강 의원의 국감 발언을 보도했는데, 강 의원은 자신의 발언 기사에 경동건설 사측으로 관계자로 보이는 사람이 사측에 유리한 댓글을 달고 있는 정황이 보인다고 보도자료를 냈다.

강 의원은 지난 19일 낸 보도자료에서 “국감 직후 한 인터넷 뉴스 댓글에 공감하는 댓글이 올라오자 아이디 baeg****는 ‘건설현장에서 술을 마시고 일하면 엄격하게 처벌하는 법을 제정해 주세요’ ‘재수사 이뤄져야 합니다. 사고 당일 점심시간에 사고자가 술을 같이 마셨다는 목격자가 나왔네요. 술을 마시고 바로 높은 곳에 올라간다는 것은 자살행위’라는 댓글을 올렸다. 사고 원인이 재해자의 잘못이라는 주장이다”고 짚었다.

강 의원은 해당 아이디를 가진 누리꾼은 정씨 사고 직후인 지난해 11월에도 인터넷 뉴스에 다음과 같은 글을 올렸다고 밝혔다.

“기본적인 안전조치는 완료된 상황에서 작업자가 내려오다 실족으로 추락사 했는데, 일방적인 회사의 안전조치 미흡이란 기사로 몰고가면 안된다. 다음 후속 공정 및 추가 보완사항으로 안전난간대와 망을 보완한 것을 처음부터 불법으로 몰아서는 안 된다. 사고 당일 경찰서와 고용노동부에서 현장조사를 모두 마친 상태이며 그 당시 법적인 문제는 없었다” (baeg****)

지난 19일 강 의원의 낸 보도자료를 언론들이 보도하자, 이번엔 ‘경동리인뷰’ 분양 소식 등을 알리는 기사가 올라왔다. “무계 뉴딜사업지구의 개발호재를 품은 김해 대청천 경동 리인뷰 10월 분양예정”(더퍼블릭, 10월20일) “‘뉴노멀 아파트를 실현하다’ 3중 에어 청정시스템 도입한 김해 대청천 경동 리인뷰”(경향신문, 10월21일) “대청천 조망과 수변공원 라이프 실현한 ‘김해 대청천 경동 리인뷰’”(헤럴드경제, 10월22일)

▲지난달 28일 보도된 경동건설 관련 기사들. 더퍼블릭이 지난달 28일 경동건설 인사사고 논란을 국감에서 다룰 것이라고 보도하자, 다른 HUG와 경동건설이 지역아동센터를 리모델링 해줬다는 기사가 보도됐다.
▲지난달 28일 보도된 경동건설 관련 기사들. 더퍼블릭이 지난달 28일 경동건설 인사사고 논란을 국감에서 다룰 것이라고 보도하자, 다른 HUG와 경동건설이 지역아동센터를 리모델링 해줬다는 기사가 보도됐다.

언론사 더퍼블릭이 지난달 28일 “경동건설 인사사고 논란 ‘수면 위’…국감에서 다뤄진다”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정씨 산재가 국감에서 다뤄질 거라는 소식을 보도했다.

더퍼블릭의 기사 보도 후인 1시간 뒤부터 언론사 12곳(민주신문, 디지털타임스, 녹색경제신문, 뉴스웍스, 헤럴드경제, 한국정책신문, EBN, NSP통신, 뉴스1, 쿠키뉴스, 아시아투데이, 컨슈머타임스, 매일일보)이 경동건설이 후원한 지역아동센터를 리모델링 해줬다는 소식을 다룬 기사를 쏟아내기도 했다.

경동건설 관계자는 지난 5일 미디어오늘 통화에서 기사 밀어내기 의혹과 관련 “언론사에 기부나 봉사 관련 소식을 보도해달라고 한 적이 일절 없다. 지원받은 쪽에서 보도자료를 배포했을지 모르겠지만 경동건설 쪽에서 출입 기자를 접촉하지 않는다. 사건에 대해 경동건설이 안전 조치를 충분히 했다는 의견을 낼 뿐”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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