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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감 덮어버린 언론보도 키워드 윤석열·게임·막말
국감 덮어버린 언론보도 키워드 윤석열·게임·막말
정책질의보다 대형이슈와 ‘막장’ 상황 주목, “팩트 아닐 수 있다는 생각 들지만 쓴다”

‘정책국감 실종’. 언론이 국정감사 때마다 하는 비판인데, 국회에서 생산적인 논의가 이뤄지지 않는 데는 언론의 탓도 크다. 

윤석열·옵티머스가 덮었다

이번 국정감사는 윤석열 검찰총장과 라임·옵티머스 관련 이슈가 덮었다. 한국언론진흥재단의 뉴스 분석 서비스 빅카인즈를 활용해 54개 언론사의 10월1일부터 26일까지 국정감사 관련 뉴스 키워드를 분석한 결과 정당과 상임위원회 이름을 제외한 가장 연관성이 높은 키워드(기사 1000건 기준)는 ‘추미애 법무부 장관’, ‘코로나19’, ‘윤석열 검찰총장’, ‘옵티머스’ 순으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상임위 이름을 검색해 상임위별 기사 내역을 추산해보면 윤석열, 추미애 장관이 출석한 법제사법위원회 국정감사에 대한 기사가 2105건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진영 장관·이재명 경기도지사 등이 출석해 옵티머스 등 질의가 나온 행정안전위원회 국정감사 관련 기사가 2035건으로 뒤를 이었다. 옵티머스 관련 질의가 많았던 정무위원회 국정감사 기사는 1837건으로 나타났다. 반면 환경노동위원회(845건), 문화체육관광위원회(506건) 등 상임위 관련 기사 수는 적었다.

▲ 윤석열 검찰총장이 22일 서울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의 대검찰청 국정감사에서 질의에 답하고 있다. ⓒ민중의소리
▲ 윤석열 검찰총장이 22일 서울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의 대검찰청 국정감사에서 질의에 답하고 있다. ⓒ민중의소리

한 뉴스통신사 기자는 “국감 시즌이 되면 부처 출입기자들과 정치부 기자들이 역할을 나눠서 취재하는데 정치부 기자들은 대부분 법제사법위원회 등 윤석열, 라임 등 현안 질의 많은 곳으로 간다. 나는 내 출입 부처쪽을 취재했는데 비인기 상임위라 투입 인력이 적었다”고 했다. 이 기자는 “윤석열 총장이 출석한 국정감사의 시청률이 높게 나왔다고 하는데 이렇게 끌고 간 게 언론이라는 생각도 든다. 통신사. 전문지가 아니면 비인기 상임위 이슈를 잘 안 다룬다”고 했다.

한 인터넷언론사 기자는 “보도자료와 질의가 계속 쏟아지기 때문에 일차적으로 걸러야 한다. 기준은 소위 핫한 것, 섹시한 것인지 따지게 된다. 라임 옵티머스처럼 현안이거나 마약 문제처럼 눈길을 끄는 이슈를 택하는 경우가 많다”고 했다.

특정 이슈에 기사가 편중된 이유는 국회의원들이 주요 현안 관련 질의에 집중하기 때문인데, 이 역시 언론을 의식한 결과이기도 하다. 20대 국회에서 야당 보좌진을 경험했던 한 인사는 “결국 언론에 보도가 돼야 하니 주요 현안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한 번은 국감 전날 지진이 났는데 온갖 상임위에서 지진 문제와 연계해서 ‘지진 국감’으로 다 질의를 바꿨다”고 했다. 여당의 보좌진은 “개원 첫 해 국정감사는 의원이 처음 국감을 치르고, 보좌진도 해당 상임위가 처음인 경우가 많아서 정책 부문 질의가 나오기 힘든 면도 있다”고 설명했다. 

▲ 2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여성가족위원회의 여성가족부, 한국양성평등교육진흥원, 한국청소년활동진흥원, 한국청소년상담복지개발원, 한국건강가정진흥원, 한국여성인권진흥원 국정감사가 열리고 있다. ⓒ민중의소리
▲ 2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여성가족위원회의 여성가족부, 한국양성평등교육진흥원, 한국청소년활동진흥원, 한국청소년상담복지개발원, 한국건강가정진흥원, 한국여성인권진흥원 국정감사가 열리고 있다. ⓒ민중의소리

막말, 고성, 게임에 주목

언론은 주요 현안과 더불어 의원들이 보인 ‘논란’에 주목하는 경우도 많았다. 정쟁 자체도 문제지만 정쟁 그 자체를 소비하게 만드는 언론 보도도 이어진 것이다.

빅카인즈에서 종합일간지, 방송사 대상으로 10월1일부터 27일까지 강훈식 더불어민주당 의원에 대한 기사를 검색한 결과 60건으로 나타났는데 36건이 국감 도중 게임을 한 논란에 대한 내용으로 ‘질의’보다 ‘논란’에 대한 기사가 더 많았다. 빅카이즈에서 국정감사 키워드로 검색한 결과 여야 지도부를 제외하고 빈도수가 높은 인사들로 이재명 경기도지사, 윤석열 검찰총장, 추미애 법무부 장관과 더불어 강훈식 의원이 나오기도 했다.

빅카인즈에서 같은 조건으로 과방위 국민의힘 간사인 박성중 의원을 검색하면 ‘이원욱’, ‘XX’, ‘삿대질’, ‘반말’ 등이 관련 키워드로 뜬다. 박성중 의원이 언급된 기사 75건 중 24건이 이원욱 의원과 고성을 주고 받으며 싸운 내용이다. 

자사 불리한 언급 질의에는 “...”

언론 문제가 연일 도마 위에 올랐지만 이해관계가 얽힌 사안에서 침묵하는 관행도 이어졌다.

22일 대검찰청 국정감사에서 윤석열 검찰총장의 조선일보·중앙일보 사주 회동 질의 과정에서 윤 총장이 박범계 의원을 향해 ‘선택적 의심’ 아니냐고 반발한 발언이 주목을 받았다. 하지만 조선일보와 중앙일보는 ‘선택적 의심’ 발언을 기사화하면서도 정작 이 발언이 나오게 된 질의 내용을 전하지 않았다. 26일 국정감사에 출석한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윤석열 검찰총장의 언론사 사주 회동에 대해 진상규명이 필요하다고 밝혔는데 27일 조선일보, 중앙일보는 이번에도 관련 사안을 보도하지 않았다.

방송사들은 ‘방송 비정규직’ 문제에 소극적이다. 8일 방통위 국정감사에서 홍정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청주방송 비정규직 PD가 부당해고에 억울함을 호소하며 숨진 사건을 두고 이두영 회장이 사주 권력으로 사태 해결을 방해한다는 점을 지적했다. 방송사들은 이 질의를 외면했다.

▲ 박성중 국민의힘 의원. ⓒ 민중의소리
▲ 박성중 국민의힘 의원. ⓒ 민중의소리

“팩트 아닐 수 있다는 생각 들지만 쓴다”

국정감사 기간 옵티머스 등 현안 질의에서 무차별적인 의혹 제기가 논란이 됐다. 국민의힘 유상범 의원이 여권 관계자들과 같은 이름이 적힌 ‘옵티머스 펀드 투자자 명단’을 공개했는데 동명이인 여부를 검증하지 않고 공개해 여당이 반발했다. 열린민주당 김진애 의원은  ‘김봉현 옥중서신’ 속 ‘술접대받은 검사 3명’ 중 1명이 국민의힘 윤갑근 충북도당위원장이라고 주장했지만 동명이인으로 드러났다. 

권영세 국민의힘 의원과 국민의힘 싱크탱크인 여의도연구원은 TBS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여당 패널이 야당 패널보다 3배 이상 출연하는 등 편향됐다는 내용의 보고서를 공동발표했다. TBS는 22일 해당 자료가 사실과 다르다고 반박하며 공개토론을 제안한 상태다.

문제는 국회의원들이 제대로 검증하지 못한 채 보도자료를 내거나 질의를 해도 언론이 이를 받아쓴다는 점이다. 국정감사를 취재하는 기자들은 쏟아지는 보도자료를 제대로 검증 못한 상황에서 기사를 쓰는 데 대한 고민이 있다. 

한 통신사 기자는 “너무 정치적이거나 근거가 빈약한 보도자료와 질의가 많다. 우리는 웬만한 건 걸렀지만 그대로 기사화하는 곳도 있었다. 물론 통신사 특성상 바로 바로 기사를 처리해야 하니 일부 질의와 자료는 팩트가 아닐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따옴표 쳐서 ‘카더라’식으로 내보냈다. 이래도 되나, 소송 걸리지 않을까 싶기도 했다”고 했다. 한 인터넷언론사 기자는 “어떤 언론사는 국정감사 때 쏟아지는 보도자료를 1차적으로 꼼꼼하게 거르고, 내용이 사실인지 물으려 해당 부처에 전화한다고 해서 놀랐다. 당연한 건데 의외의 사례로 평가받는 현실”이라고 했다.

물론, 언론이 정책 기사를 쓰지 않은 건 아니지만 묻히는 경우가 많다. 한 종합일간지 기자는 “온라인 환경에서 실시간 기사, 이른바 속보가 강조되다 보니 국정감사에 대한 심도 있는 보도를 보기 어려워진 거 같다”며 “정책과 관련한 내용을 지면에 담는다고 해도, 포털 뉴스소비층에게는 전달 자체가 안 되는 게 아닌가 싶다”고 지적했다. 인터넷신문사 기자는 “국감 애프터 기사가 필요하다고 본다. 국감에서 나온 지적이 실제로 어떤 변화로 이어지는지 몇 년씩 추적해야 하는데, 그런 걸 하지 못해 아쉽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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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 2020-10-28 15:04:08
한국은 자본주의 사회다. 돈의 흐름을 보면 누가 이득을 보며 선동하는지 알 수 있다. 이슈는 누가 만드는가. 그리고 이슈를 통해 돈을 버는 곳이 누구인가. 나만 모르나. 사회적 공기인 언론이 제 역할을 하지 못하면, 기자는 괴벨스가 돼서 자극적(이슈, 이익)인 것만 찾으며 선전선동 한다. 언론사 대주주를 보라. 대주주(재벌/대기업/건설회사/기득권/우리사주조합<조합의 이익이 최우선>)가 원하는 게 무엇일까. 자기들이 원하는 목적을 위해 이익을 취하고 물타기(거미줄처럼 얽힌 사건·사고를 이슈로 덮는다) 하는 것이다. 이슈를 원하며 이슈를 찾아다니고, 이슈로 이슈를 덮는 게 언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