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미애 법무부장관이 26일 윤석열 검찰총장의 사퇴를 요구했다. 이날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법무부 종합 국정감사에서 “수사지휘가 위법하다고 확신한다면 직을 내려놓으면서 검찰조직을 지키겠다고 해야하지 않을까”라고 말했다. 추 장관을 비판하는 의견도 있지만 추 장관과 윤 총장의 갈등이 소위 ‘선을 넘어’ 대통령이 나서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26일 국회를 방문한 최재성 청와대 정무수석을 만난 뒤 “여야정 협의체를 상설화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2년 전 20대 국회 당시 문재인 대통령과 여야 원내대표들이 여야정 국정상설협의체를 합의했지만 그동안 실질적으로 작동하지 않았다. 이런 가운데 협의체 상설화 언급이 나와 언론에선 여야 협치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냈다.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 25일 세상을 떠나면서 고인을 추모하는 행렬이 끊이지 않고 있다. 이런 가운데 조선·동아일보는 1면 사진기사로 이병철 삼성 창업주가 1938년 삼성을 시작한 대구 중구 옛 삼성상회 건물 앞에서 이 회장을 추모하는 모습을 담았고, 중앙일보는 4~6면에 걸쳐 이 회장의 일대기와 주변인들의 평가 등을 실었다. 

다음은 27일 아침종합신문 1면 머리기사 제목이다. 

경향신문 “서울 공공와이파이 시작부터 좌초 위기”
국민일보 “북핵 해결엔 트럼프 동맹엔 바이든 도움”
동아일보 “시진핑 반박한 美 ‘6·25 프레임 전쟁’”
서울신문 ‘秋 “옵티머스 부실수사 했다” 현직 총장 초유의 감찰 시사’
세계일보 “‘총장 감찰’ 꺼내든 秋…해임 건의까지 시사”
조선일보 “하나銀, 다른 돈 빼서 옵티머스 메웠다”
중앙일보 “월성폐쇄 지시 비서관 감사원, 고발 논의했다”
한겨레 “두번은 없다, 우리 삶 바꿀 ‘입법 골든타임’”
한국일보 “김재현 ‘로비 의혹 자금’ 220억 빼돌렸다”

▲ 27일 중앙일보 만평
▲ 27일 중앙일보 만평

 

경향·국민, 추-윤 갈등에 대통령 역할 요구 

경향신문은 사설에서 “청와대도 불가피하다고 한 추 장관의 라임 사건 수사지휘를 윤 총장이 위법하다고 하자 거취 문제까지 거론한 것”이라며 추 장관 발언의 배경을 설명하며 “두 사람의 갈등은 임계점을 넘은 것으로 보인다”고 주장했다. 지난 대검 국감 당시 윤 총장 발언을 추 장관이 하나하나 반박하며 비판했기 때문이다. 추 장관은 윤 총장이 서울중앙지검장 당시 한국전파진흥원의 옵티머스자산운용 수사의뢰 건을 무혐의 처분한 데 대한 감찰도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경향신문은 이 갈등이 봉합되기 어려운 수준에 이른 것으로 판단했다. 이 신문은 “감찰 결과 윤 총장의 야권인사 및 검사접대 건 봐주기 의혹 등이 확인되면 문재인 대통령에게 해임을 건의할 수도 있다는 뜻”이라며 “반대로 윤 총장 의혹이 사실무근으로 판명나면 추 장관도 무리하게 수사지휘권을 발동한 책임을 면할 수 없다”고 했다. 이어 “서울남부지검의 라임 사건 수사 결과와 법무부·대검의 합동감찰 결과에 따라 두 사람의 책임·거취 문제가 재론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했다. 

이 신문은 “수사감찰 결과가 나오면 임면권자인 문 대통령이 어떤 식으로건 교통정리와 용단을 내릴 필요가 있다”고 했다. 

국민일보도 사설 “추 장관과 윤 총장의 이전투구…대통령은 뭐하고 있나”에서 둘의 갈등을 두고 “기강해이로 볼 수 있는 이런 행태가 계속되는 걸 방치해선 안된다”며 “그런데도 리더십을 발휘해 갈등을 풀어야 할 대통령은 손을 놓고 있는 모양새”라고 비판했다. 

윤 총장은 대통령이 자신에게 임기를 지킬 것을 얘기했다고 주장했고, 추 장관은 윤 총장의 말이 사실이 아닐 것이라고 반박했다. 국민일보는 “국감장에서 대통령을 거론하며 상반된 주장으로 자신을 변호하는 해괴한 일을 벌어지고 있는데도 침묵하는 대통령을 어떻게 봐야 하나”라며 “행정부 수반으로서 권한을 행사해 상황을 조속히 정리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국민일보는 추 장관과 윤 총장을 모두 비판했다. 이 신문은 “공개발언과 SNS 등을 통한 추 장관의 거듭된 윤 총장 공격은 수사의 독립성을 흔들 수 있는 만큼 자제시켜야 마땅하다”며 “윤 총장이 ‘검찰 지상주의’와 과거 관행에 사로잡혀 검찰 개혁 조치에 과민반응을 보이고 있는지도 냉정하게 평가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 27일자 동아일보 3면
▲ 27일자 동아일보 3면

 

한편 동아일보는 추 장관 비판에 초점을 뒀다. 사설 “檢총장 수사 배제 근거는 제시 않고 감찰 남발하는 秋법무”에서 “정작 감찰이 필요한 대상은 현 정권 수사를 막아온 친여 성향 검찰 간부들의 행태”라며 “검찰이 외압을 받지 않고 공정하게 수사하도록 정치적 외풍을 차단하는 게 가장 중요한 임무인 법무부 장관이 오히려 권력 비리를 수사하지 못하도록 총장 힘 빼는데 몰두하는 이런 기형적 상황을 언제까지 봐야 하나”라고 비판했다. 

동아일보는 “추 장관이 검찰총장의 수사지휘권을 박탈하는 조치를 취해놓고 그 근거를 제시하지 않는 것은 무책임하다”라며 “그러면서 윤 총장을 겨냥한 감찰 카드를 다발적으로 꺼내들었다”고 지적했다. 이어 “감찰 카드를 꺼내는 것은 윤 총장이 심각한 잘못에 연루됐다는 느낌을 확산하는 효과를 노린 것일 수 있다”면서 “감찰권이 오남용되면 조직은 위축되고, 권력관련 의혹을 수사 중인 수사팀이 압박을 느낄 수밖에 없다”고 했다. 

여야정 협의체 상설화 실현될까

주호영 원내대표는 최재성 정무수석과 회동 이후 여야정 상설협의체를 상설화하기로 밝혔지만 조건을 달았다. 그는 “상설 협의체를 가동하려면 정말 야당의 이야기를 들어줘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회동에서 주 원내대표는 지난 7월 자신이 문 대통령에게 공개 질의한 10가지 현안에 대해 대통령이 답하지 않아 “무시당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대통령이 어떻게든 소통에 응하지 않을 경우 여야정 협의체가 원활하게 운영되지 않을 가능성이 남은 것이다. 문 대통령이 28일 국회 시정연설을 앞두고 주 원내대표는 다시 10가지 질문을 전달했다. 라임 옵티머스 사건 관련 특검, 월성 원전 1호기 조기폐쇄 과정 설명과 사과 등을 요구해 소통이 쉽지 않을 전망이다. 

이런 가운데 협의체를 기대하는 목소리도 있다. 경향신문은 사설에서 “문 대통령과 여야 원내대표들의 허심탄회한 대화는 현안에 대한 협상의 물꼬를 트는 계기가 될 수 있다”며 “야당 입장에서도 여야정 협의체는 자당의 의사를 관철하면서 여당의 독주를 견제하는 장으로 활용할 수 있다”고 설명한 뒤 “청와대와 여야는 조속히 대화 테이블을 마련하기 바란다”고 했다. 

경향신문은 이를 위해 “정부와 여당이 먼저 손을 내밀어야 한다”며 “국민의힘도 타협을 거부하며 과도한 요구로 발목잡기 하는 일을 지양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공수처 출범 시간끌기나 라임 옵티머스 특검을 다른 사안과 연계하려는 시도도 접어야 한다”고 했다. 

국민일보는 정쟁만 남고 정치가 사라진 현실을 지적했다. 이 신문은 사설에서 “정치라는 게 다른 생각을 가진 이들의 말을 경청하고 이견을 조율해 나가는 과정인데 경청은커녕 지금은 서로를 향해 조롱만 하고 있으니 그야말고 정치 실종 시대라 할 수 있다”며 “여야 모두 강성 지지층만 바라보는 협량의 정치에서 벗어나 다른 쪽과도 대화하고 양보할 수 있는 협치의 문을 열길 기대한다”고 했다. 

▲ 27일 한겨레 만평
▲ 27일 한겨레 만평

 

조중동, 이건희 조명

조선일보는 1면 사진기사에 이어 3면에서 이건희 회장 관련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양향자 더불어민주당 의원, 반기문 전 유엔사무총장, 한 네티즌, 한 삼성직원 등의 긍정적인 평가를 담았다. 또 다른 기사에선 ‘삼성맨들이 기억하는 이건희’를 주제로 이 회장을 추모했다. 

중앙일보는 4면 “이건희 공들인 카시오 좌절…초일류 삼성의 초석 됐다”는 기사에서 이 회장이 자동차와 유통 쪽에서 사업실패한 스토리와 함께 카메라, 시계, 오디오 등 분야에 관심을 보이며 삼성을 성공시킨 과정을 다뤘다. 5면에서는 현명관 전 삼성물산 회장이 본 이 회장에 대한 이야기와 정재계 인사들의 이 회장 조문 소식을 전했다. 6면에선 미타라이 후지오 캐논 회장이 본 이 회장에 대한 평가, 손병두 전 호암재단 이사장의 추도사 등을 실었다. 

▲ 왼쪽부터 27일자 조선일보 3면, 중앙일보 6면, 동아일보 6면
▲ 왼쪽부터 27일자 조선일보 3면, 중앙일보 6면, 동아일보 6면

 

동아일보는 5면에서 정재계 인사들의 이 회장 조문 소식과 이병철 선대 회장에서부터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게 전해지는 리더로서 덕목, 국제올림픽위원회(IOC)의 이 회장 추모 소식 등을 전했다. 

6면 ‘“일자리 많이 만들면 착한 기업”…이건희 다시 주목하는 젊은층“이란 기사에서 ”취업난에 지친 20대 청년들은 과거 기업의 성공신화와 성장 시대를 그리워하는 마음이 생기기도 할 것“(이경문 서울대 경영학과 교수), ”오랫동안 기업의 잘못한 부분이 부각되다 새로 알게 된 삼성의 글로벌 신화가 젊은 층에게 새롭게 다가오는 것“(박영렬 연대 경영학과 교수) 등의 평가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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