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국회 상임위원회 가운데 가장 늦은 시각까지 이어진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국정감사가 반발과 욕설 섞인 고성이 오간 뒤 자정 넘어 마무리됐다. 박성중 국민의힘 의원(야당 간사)이 발언 종료 뒤 연장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자 이원욱 과방위원장에게 사과를 요구했고, 의원들 만류에도 대거리로 이어지며 분위기가 험악해졌다.

박 의원은 이날 4차 추가 질의가 끝나가는 밤 11시40분께 “발언 시간이 남았고 더 쓴 것도 아닌데 중간에 끊어버렸다. 그것도 간사에게”라며 “사과하라”고 했다. 이원욱 위원장은 “여태 간사님에게 다른 의원보다 충분히 많이 드렸다. 평균적으로 비교해 보시라 얼마나 시간을 많이 드렸나”고 했다. 앞서 이 위원장은 박 의원이 발언 종료 뒤 1분을 달라고 요구하자 이 위원장은 “발언 시간이 종료됐으니 추가질의에서 하라”고 한 뒤 다른 의원에게 발언 기회를 줬다.

박 의원이 “이 사안에 대해선 사과하라”고 거듭 말하자 이 위원장은 “여태까지 시간을 다 쓴 데 먼저 사과하라”고 받아쳤고, 두 의원은 같은 말을 반복하며 목소리를 높였다. 박 의원은 “(시간을) 뭘 다 써”라면서 “당신이 중간에 세팅을 끊으면 되지”라고 반말을 하자 이 위원장은 “당신? 얻다 대고 당신이야, 이 사람이”라며 “여기 상임위 전체를 욕먹이는지 몰라?”라며 소리쳤다.

▲박성중 국민의힘 의원. 사진=노컷뉴스
▲박성중 국민의힘 의원. 사진=노컷뉴스

분위기가 험악해지자 과방위 위원들이 “그만하라”고 만류해 질의가 이어지려는 듯했으나 이 위원장이 “질문하세요. 질문, 질문해”라고 한 데 박 의원이 “반말”이라고 소리치며 더 큰 고성이 오갔다. 다시 주변 만류로 분위기가 가라앉으려던 차에 박 의원이 “위원장이라고, 더러워서 정말”이라고 말하자 이 위원장은 “정신이 있는 거야, 없는 거야”라며 걸어나가 간사석 앞에 마주 섰다.

박 의원은 “확 쳐버릴라”, “건방진 놈, 나이도 어린 새끼가”라고 말했고 두 사람이 대거리를 하려 하자 뛰쳐나온 몇몇 의원들이 두 의원 팔을 끌며 제지했다. 의원들이 정회를 요구해 이 위원장은 위원장석으로 돌아가 의사봉을 내리치며 정회를 선포했다.

과방위 국감은 휴식 시간 이후 5차 질의가 14분가량 진행됐다. 이 위원장은 5차 질의 시작 무렵 “과방위를 제외한 모든 추가 질의가 1시간도 전에 모두 끝났다. 과방위원들이 준비도 열심히 해서 질의를 많이 한 것 아닌가 생각한다. 국민들이 평가하는 최고의 국회의원으로 남으시리라 생각한다”고 했다. 이날 국감은 자정을 넘긴 24일 0시2분께 끝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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