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국정감사에서 MBC 대주주 방송문화진흥회와 코바코(한국방송광고진흥공사) 양측 기관장의 ‘신경전’이 벌어졌다.

발단은 MBC 출신 한준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질의였다. 한준호 의원은 “MBC는 광고 영업을 코바코에 위탁하게 하고 있고, 판매 대상이 방송 광고에 한정돼 있어 자유로운 광고 판매가 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김기만 코바코 사장이 코바코 체제 유지가 필요하다는 취지로 답하자 한준호 의원은 “MBC의 입장인가 코바코 입장인가”라고 물은 뒤 “그건 코바코 입장이고, MBC 입장에선 자유로운 광고 판매가 필요하지 않겠나. MBC에선 (방송사별로 광고판매대행사를 운영하는) 1사1렙으로 가야한다고 본다”고 지적했다.

▲ 19일 국정감사에 출석한 김기만 코바코 사장. 사진=민중의소리.
▲ 19일 국정감사에 출석한 김기만 코바코 사장. 사진=민중의소리.

그러자 김기만 사장은 “과거 1사1렙 요구가 헌법재판소에서 기각되며 현행 체제에 대한 정당성을 확인해준 바 있다”고 반박했다.  MBC는 2012년 코바코가 MBC의 광고 판매를 대행하는 게 위헌이라며 헌법소원을 냈지만 헌재는 MBC의 공영방송으로서 성격을 강조하며 기각했다.

반면 김상균 방송문화진흥회 이사장은 “MBC가 광고영업을 독자적으로 하자는 건 오랫동안 얘기됐다. 광고 공사 시스템은 한 세대 지났고 환경 변화에 맞는 (새로운) 틀이 나와야 하는 거 아닌가”라며 한준호 의원에 힘을 실었다.

정필모 의원이 관련 질의를 하자 김기만 코바코 사장은 김상균 방문진 이사장 주장에 ‘반박’하고 나섰다. 김기만 사장은 “MBC가 콘텐츠를 강화하고 코바코와 파트너십을 키우는 게 필요하다. 코바코 매출을 보면 민영 미디어렙에 비교해 우리가 더 경쟁력이 있다”며 지난해 SBS 미디어렙인 미디어크리에이트의 광고 감소 폭이 코바코보다 컸다는 점을 강조했다.

김상균 이사장이 코바코 체제를 문제로 지목하자, 김기만 사장은 MBC 콘텐츠를 지적하는 식으로 대응하면서 양측의 입장 차가 드러난 것이다.

▲ 19일 국정감사에 출석한 김상균 방송문화진흥회 이사장. 사진=민중의소리.
▲ 19일 국정감사에 출석한 김상균 방송문화진흥회 이사장. 사진=민중의소리.

KBS와 MBC는 코바코에 광고 영업을 위탁하고 있다. 반면 SBS는 1사1렙 체제로 자회사를 통해 광고 영업을 한다. MBC 입장에선 SBS와 마찬가지로 1사1렙이 갖춰지지 않아 경쟁이 불리하다는 인식이 있다. 주요 방송사가 광고를 거래할 때 지역 및 군소 방송사에 묶어 판매하는 결합판매 역시 코바코가 더욱 강하게 규제 받고 있다.

지상파 한 관계자는 “종편이나 SBS는 자신의 회사 광고 영업을 하는데, 코바코 직원들 입장에선 자신의 회사가 아니기 때문에 최선을 다해 영업을 하는게 맞는지 의문이 있다”고 지적했다. 

반면 코바코 입장에선 주요 방송사인 MBC 없이 체제를 유지하기 힘들다. 한 코바코 관계자는 “코바코의 영업력이 안 좋다는 지적이 있었지만 비대칭 규제, 공기업이 가진 영업의 한계에 기인하는 면이 크지 개개인의 역량 문제라고 보지는 않는다”고 했다.

이날 코바코에서 방송광고 뿐 아니라 온라인 광고를 함께 판매할 수 있는 ‘크로스 미디어렙’을 요구한것도 비대칭 규제로 인해 경쟁에 불리하다는 인식이 깔려 있다. 

김기만 사장은 “코바코는 디지털 광고 영업이 불가능해 부당하다고 느낀다”며 “CJENM이 KBS 광고 규모를 뛰어넘었는데, CJENM은 자회사를 만들어 직접 (방송과 온라인 광고를) 마케팅한다”며 “우리는 결합판매 부담에 크로스 미디어 렙까지 법으로 막는 등 앞뒤를 막아놓고 있어 개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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