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필모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MBC가 해마다 1000억원대 적자에도 정수장학회에 수십억원을 기부금으로 지급해온 관행을 개선하라고 대주주인 방송문화진흥회에 요구했다.

정 의원은 19일 오전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의 방문진 국정감사에서 김상균 방문진 이사장에게 “MBC의 적자가 심화되니 공적재원을 어떻게 수혈 받을지 얘기 나오는 형편이다. 그런데 해마다 2대 주주인 정수장학회에 수십억원 기부금 지급하고 있다”며 “이유가 무엇이라 보느냐”고 물었다. 

김 이사장은 “전임 이사회가 결의한 내용이지만, 형식은 장학금 지원 명목으로 지급했다고 들었다”고 했다.

정 의원은 “MBC가 외부에 기부금이나 출연금 지원하는 총 액수의 거의 74%를 정수장학회가 가져가고 있다”며 “최대 출자자인 방문진은 출연금을 2018년부터 적자가 많으니 안 받고 있는 것으로 안다. 그럼에도 정수장학회에는 적자에도 올해 이미 10억원을 지급했다”고 했다. 

▲김상균 방송문화진흥회 이사장
▲김상균 방송문화진흥회 이사장

정 의원이 “누가 봐도 형평에 어긋나는 것으로 보는데,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묻자 김 이사장은 “방문진은 1대 주주이고 질문하신 대상은 2대 주주이기 때문에 답변 드리기 모양상  부적절해 보인다. 개인적으로도 마지막 임기인데 방문진 이사장으로 단 한푼도 출연금 받아본 적 없어 무능한 이사장으로 남을까 걱정”이라고 했다.

정 의원은 “방문진도 대외적인 공적 책무 수행 위해 여러 사업을 해왔다. 그럼에도 정수장학회만 지급하는 건 분명히 문제”라며 “특히 정수장학회의 경우 기부금의 부정사용 논란 있었음에도 지급이 계속되는 것은 부당하다. 사용처가 명확하지 않은 정수장학회에 거액의 기부금 주는 것은 장학금 명목이라고 하더라도 큰 문제”라고 했다.

정 의원은 “사회공헌 차원에서 기부금 꼭 지급해야 한다면 용도를 지정하고 한쪽에 쏠리지 않도록 기부처를 다양화할 필요가 있다”며 “이런 방향으로 MBC와 협의해 방문진의 기부금 지급개선 방향을 마련해 제출하라”고 밝혔다. 김 이사장은 “알겠다”고 말했다.

조승래 과방위 민주당 간사가 방문진으로부터 ‘MBC 배당금 및 진흥회 출연금 현황’에 따르면 MBC는 2015년부터 올해까지 정수장학회에 총149억 6000만원, 평균 28억 8700만원의 기부금을 지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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