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정래 작가가 ‘일본유학 다녀오면 친일파된다’고 했다는 조선일보 등 주류 언론의 보도에 강하게 비판하고 나섰다. 조 작가는 조중동 등의 일부 기사에 자신이 한 발언 가운데 ‘토착왜구라고 불리는 이들’이라는 주어를 빼고 썼다며 모든 일본유학생이 다 친일파인 것처럼 보도했다고 지적했다.

조중동 등을 두고 조 작가는 이제 이들의 시대는 끝났으니 정신차리라고 촉구하기도 했다. 이들 언론의 보도를 근거로 ‘문재인 대통령 딸도 일본 유학다녀왔으니 친일파냐’, ‘주책’, ‘광기’ ‘극우’ 등의 표현으로 비판한 진중권 전 교수에게도 조 작가는 정식으로 사과하지 않으면 법적 책임을 묻겠다고 밝혔다.

조 작가는 14일 오후 KBS 라디오 ‘주진우 라이브’에 출연해 ‘일본 유학 다녀오면 친일파 된다’는 기자간담회 발언을 두고 “오늘의 핵심적 주제다. 제가 한 말은 ‘토착왜구라고 불리는 사람들이’라는 주어부를 분명히 설정해서, 그 범위를 명확히 한정했다”며 “그럼에도 조선일보는 그 주어부를 완전히 없애버리고 술어부 뒷부분만 쓰면서 ‘일본유학갖다오면 다 친일파’라고 말한 것처럼 썼다”고 지적했다. (관련기사 : 조정래 일본유학=친일파 발언 원문을 보니)

그는 다른 신문들이 보도한 것도 예로 들면서 “오늘 신문을 다 가져왔다. 모든 신문이 거의다 취재했는데, 문제된 부분을 기사로 쓴 곳은 조선일보 중앙일보 동아일보 국민일보 한겨레 세계일보 6군데”라며 “그중에서 토착왜구라는 주어부 부분을 빼버린 신문이 조선일보, 중앙일보 인터넷판, 동아일보 (인터넷판)”이라고 지적했다.

실제로 확인해보니 조선일보는 기자간담회 당일인 12일 인터넷판 뉴스에서는 ‘토착왜구’라는 표현을 기사 본문에 실었으나 13일자 5면 ‘조정래 “日유학 다녀오면 다 친일파… 반민특위 부활시켜 150만명 단죄를”’에서는 이 대목을 뺐다. 조선일보는 지면기사에서 “또 ‘일본 유학을 다녀오면 무조건 친일파가 된다. 일본의 죄악에 대해 편들고 왜곡하는 새로운 법을 만들고 있다. 내가 여기에 적극적으로 나서려 한다. 법으로 다스려야 한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조선일보는 14일자 ‘만물상’ ‘조정래 “일본 유학생은 친일파”’에서도 ‘토착왜구’라는 주어를 뺐다.

중앙일보는 12일자 인터넷판 ‘조정래 “日 유학 다녀오면 친일파” 진중권 “이정도면 광기”’에서 “조 작가는 ‘일본 유학을 다녀오면 무조건 친일파가 된다. 민족 반역자가 된다…’고 말했다”고 전해 ‘토착왜구’라는 주어를 뺐다. 동아일보는 12일자 온라인, 13일자 지면 기사에는 ‘토착왜구’라는 표현을 기사 본문에 실었으나 13일 인터넷판 ‘與 “네 세상 같나?” vs 진중권 “너희 세상 같아요”’ 기사에는 뺐다. 동아일보 이 기사에서 “조정래 작가는 지난 12일 ‘등단 50주년 기념 기자간담회’에서 ‘일본 유학을 다녀오면 무조건 친일파, 민족 반역자가 된다’고 주장했다”고 썼다.

엊그제 조정래씨가 등단 50주년 기자간담회에서 “일본 유학을 다녀오면 무조건 친일파가 된다”며 “민족 정기를 위해, 왜곡된 역사를 바로잡기 위해 반민특위를 부활시켜야 한다. 150만명 정도 되는 친일파를 단죄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밖에 ‘연합뉴스에도 기사 제목에는 토착왜구라는 말이 빠지고, YTN도 마찬가지’라는 주진우 진행자의 질의에 조정래 작가는 “무조건 따라간다”고 지적했다.

조선일보 한현우 칼럼 만물상에서도 제목과 본문에서 ‘토착왜구’ 언급없이 ‘일본 유학생은 친일파’로 쓴 것을 묻자 조 작가는 “전부 왜곡하는 것”이라며 “명예훼손”이라고 주장했다. 삽화에 앞머리 머리카락이 10가닥밖에 안보이게 그린 것에는 “굉장히 인권유린”이라고도 했다.

▲조정래 작가가 14일 오후 KBS 라디오 주진우라이브에 출연해 인터뷰하고 있다. 사진=KBS 동영상 갈무리
▲조정래 작가가 14일 오후 KBS 라디오 주진우라이브에 출연해 인터뷰하고 있다. 사진=KBS 동영상 갈무리

 

조선일보가 왜 이러느냐는 주 진행자의 질의에 조 작가는 “태백산맥 때부터 조선일보가 빨갱이라고 나를 기사로 고발했고, 그것도 모자라 월간조선에서 250매의 특집을 실었다”며 “국보법위반 빨갱이다, 두 번이나 사설로 나를 구속하라고 썼다. 11년 만에 무혐의 처분받았다”고 밝혔다.

조선일보나 친일했던 언론이 아직 힘이 세고 여론을 왜곡한다고 우려하자 조 작가는 “그걸 바꿀 시대가 왔다”며 “TV 신문만 있었으나 지금은 유튜브에서 수많은 사람이 직접 발언하고, 댓글도 마구 달고 비판할 수 있는 권력 확보해 조중동의 시대는 끝났다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조 작가는 “오늘도 ‘응원합니다, 힘내라, 믿습니다’라고 하루종일 전화왔다”며 “조중동의 시대가 끝났으니 정신차리기 바란다”고 주장했다.

한편, 조 작가에게 ‘광기’, ‘문재인 딸 일본 유학간 것, 조 작가 아버님 유학다녀온 것’도 다 친일파냐고 쓴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의 주장을 두고 조 작가는 “말이 안된다”며 “자신도 대학교수라면 엄연히 사실확인을 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조 작가는 “사실확인도 없이 경박하게 두가지의 무례와 불경을 저질렀다”며 “광기라고 하는데, 작가 선배한테 있을 수 없는 일이며, 대통령 딸까지 끌어다가 어떻게 이럴 수 있느냐”고 반문했다. 조 작가는 “저는 그래서 이 자리에서 진중권씨에게 공식적으로, 정식으로 사과하기를 요구한다”며 “만약 사과 안하면 명예훼손시킨 법적 책임을 분명히 물을 것”이라고 했다.

이를 듣던 주 진행자가 ‘또 커지는데, 선생님 일본 유학 싫어하는 것 아니죠’라고 하자 조 작가는 “신문의 의도적 왜곡 때문에 상처받거나 언잖았던 일본 유학다녀온 분들게, 신문들을 대신해서 사과한다”며 “(토착왜구의 민족반역자 활동, 친일 활동) 그말은 맞는데. 모든 일본 유학다녀온 사람에게 덤터기 씌웠다”고 썼다.

▲조정래 작가가 지난 12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등단 50주년 기념 기자간담회에서 기자들의 질의에 응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조정래 작가가 지난 12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등단 50주년 기념 기자간담회에서 기자들의 질의에 응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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