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미애 법무부장관이 자신의 아들 휴가 특혜의혹 관련 과거 국회에서 27차례 거짓말을 했다는 야당 비판에 “27차례 윽박질렀다”고 반박하고, 의혹제기가 소설이 아닌 “장편소설을 만들려했다”고 밝혀 야당 국정감사위원들과 갈등을 빚었다.

추 장관은 12일 오후 속개된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법무부 국감에서 박범계 의원이 ‘동부지검이 이 사건을 이미 지난 7월에 불기소 결론을 내리고 대검에 보고했으나 대검에서 미뤄달라’는 보도에 대한 견해를 묻자 답변하는 과정에서 이같이 발언했다.

추 장관은 “저도 확인해보고 싶으나 제 사건이기 때문에 특별한 관심 갖는 것을 삼가고 있으나 보도 내용을 보고 복기해보면 당시 채널A 사건으로 총장을 상대로 수사지휘한 날”이라며 “동부지검에서 무혐의 공보자료를 보면 군관계자 7명 정도를 조사했다고 돼 있고, 병사 지휘에 관한 법률에 따라 정당한 휴가였기 때문에 위법 불법 없는 간단한 문제였는데, 언론이 증폭시킨 사건”이라고 답했다. 추 장관은 “상당히 어처구니 없고, 소설이 소설로 끝나지 않고, 장편소설을 쓰려고 했구나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에 윤한응 국민의힘 의원은 자신의 질의순서에서 “실망을 안할 수 없다”며 “동부지검에서 장관 아들 수사결과 발표했는데, 대부분 사람은 수사결과를 보고, 너무 수사가 미흡하다, 허점이 많다, 도대체 이게 정상적 검사가 수사한 것이냐는 말도 나온다”고 지적했다. 윤 의원은 “검사들이 해석해서 알아서 해주더라도 추장관이 국회 와서 한 거짓말은 검사가 바꿀 수 없지않느냐”며 “거짓말한 영상은 속기록에 다 남아있고, 말 잘듣는 검사들이 참말로 바꿔줄 수 없다”고 비난했다. 윤 의원은 “국감장에서 장관이 쿨하게 사과할줄 알았는데, 끝까지 우기고 있다”며 “잘했다고 큰소리치고 있고, 소설이 소설로 끝나지 않고 장편소설이 됐다? 얼마나 강심장, 뻔뻔한 얼굴 갖고 있느냐”고 따졌다.

특히 “한달동안 거짓말한 횟수가 27번이에요”라는 윤 의원의 지적에 추 장관은 “27번 윽박질렀죠”라고 반박했다. 윤 의원은 이 과정에서 들어보라며 고성을 지르기도 했다. 그는 “국회의원이 소설 쓰는 사람이냐, 국회 업신여기며 그렇게 발언하느냐”며 “더 이상 장관에 묻고 싶지 않다”고 했다.

그러자 추 장관은 “수사가 잘못됐으면 근거를 갖고 얘기하면 되지 않느냐”며 “뭘 잘못했는지 지적해야 하지 않느냐”고 반박했다.

윤 의원이 ‘여러번 지적한 사안인데, 거짓말 하지 않았느냐’고 하자 추 장관은 “거짓말 안했다”고 반박했다.

윤 의원은 고기영 법무부 차관에게 “동부지검이 수사내용을 보면, 카톡을 주고받은 전후사정, 전화번호를 줬던 사항, 카톡으로 보고받은 사항, 국방부에서 누가 했는지, 진료일 외엔 공문 접수된 상황, 지원장교 왔다갔다 한 사안 등이 누구나가 받아들일 수 있게 쿨하게 돼 있지 않다”며 “수사가 잘됐다고 자신있게 말씀할 수 있느냐”고 따졌다. 고 차관은 “검찰이 적절히 증거판단해서 무혐의처리한 것으로 안다”며 “검사들이 그런 (자신의) 명예를 저버리고 그것만으로 판단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 추미애 법무부장관이 12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법무부 국감에서 윤한흥 국민의힘 의원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MBC 영상 갈무리
▲ 추미애 법무부장관이 12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법무부 국감에서 윤한흥 국민의힘 의원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MBC 영상 갈무리

윤 의원이 추미애 장관을 향해 “대단하다”고 하자 추 장관도 “참 대단하십니다. 의원님도”라고 했다. ‘검사들이 아니면 대한민국을 지켜낼 수 없다. 사건을 덮고 수사조작하면 안된다’고 하자 다시 추 장관은 “무엇을 덮고 조작했다는 것이냐”고 반박했다.

이후 의사진행발언을 통해 국회 법사위 야당 간사인 김도읍 의원은 “이건 완전히 추미애 방탄국감”이라며 “거짓말 논란이 제기된 이후 국회에서 처음 얘기한 것인데, 이 얘기를 한다고 오전부터 이 질의를 여당 의원이 고성을 지르며 막았다”고 지적했다. 김 의원은 “추석전후로 해서 추미애 거짓말 논란이 화두가 됐다”며 “그런데 우리가 27번 윽박질렀다고요. 국감 다 중지하고 윽박질렀는지 검증해봅시다”라고 했다.

장제원 국민의힘 의원도 “최소한 유감표명했다면 더 이상 논란이 안됐을 것”이라며 “21대 국회에서 법사위 답변 태도를 문제삼는 것인데, 어떻게 27번 윽박질렀다고 할 수 있느냐”고 따졌다.

이에 윤호중 법사위원장은 “27번 거짓말 논란은 대정부질문에서부터 시작된 야당의원들의 지적이었다”며 “8달 넘게 동일한 문제를 새로운 사실이 나와 시비가 가려진 것도 아니고, 똑같은 얘기를 반복했다”고 말했다. 윤 위원장은 “장관 말을 무조건 거짓말로 치부하면서 이렇게 국정감사를 정쟁의 장으로 만들면 옳지 않다”고 했다. 다만 추 장관에게도 윤 위원장은 “법무부장관이 하고 싶은 말은 많이 있는 만큼 질문 취지에 부합하는 답변을 해줬으면 한다”며 “답변 할 수 없다면 왜 어려운가를 성실하게 설명을 해주는 게 피감기관장으로서의 올바른자세가 아닌가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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