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호영 연설은 메인에 바로 반영되네요.” (성명불상)
“이거 카카오에 강력히 항의해주세요.” (윤영찬 의원)
“카카오 너무하군요. 들어오라 하세요.” (윤영찬 의원) 

8일 윤영찬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문자를 두고 국민의힘이 “언론통제” “포털장악” 총공세에 나섰다. 이날 열린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과방위)에서는 과방위 소속인 윤영찬 의원과 정부여당을 향한 비판이 이어졌다. 윤 의원은 “정치적 사안으로 끌고 가는 것에 대해 대단히 유감”이라며 적극 반박했다. 

앞서 이날 열린 국회 본회의에서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교섭단체 대표연설에 나섰고, 윤영찬 민주당 의원이 카카오에 압력을 주겠다는 뉘앙스의 문자를 보낸 사실이 뉴스1 사진기사를 통해 알려졌다. 윤영찬 의원은 문재인 정부 청와대의 첫 국민소통수석이었으며 동아일보와 네이버를 거쳐 현재 과방위원으로 활동 중이다. 카카오는 피감기관인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방송통신위원회의 정책결정에 영향을 받는 기업으로, 포털사이트 다음을 운영하고 있다. 

▲9월8일 국회 과방위 전체회의에서 박대출 의원의 질의 모습.
▲9월8일 국회 과방위 전체회의에서 박대출 의원의 질의 모습.

박대출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뉴스1에 찍힌 윤영찬 의원 스마트폰 문자 장면을 A4용지로 인쇄해 한 손에 흔들며 “마음에 안 든다고 포털 관계자를 호출할 수 있는 권리는 누구에게도 없다”고 말한 뒤 “왜 포털이 여당에게 기울어진 운동장이었는지 의문이 풀렸다. 언론에 대한 (현 정부의) 천박한 인식이 드러났다”고 강하게 비판하며 “(여당은) 엄정한 책임을 져야 한다. 너무나 충격이다. 경악을 금치 못하겠다. 백주대낮에 언론 보도를 마음대로 좌지우지할 수 있다는 집권세력의 추악한 면이 드러났다”고 주장했다.

박성중 국민의힘 간사는 “윤 의원은 누구보다 미디어를 잘 아는 분이다. 네이버 부사장에 청와대 국민소통수석 출신이다. 그런데 있어서는 안 되는 일을 했다”며 문자 내용을 읊으며 “한 두 번 한 솜씨가 아니다. (언론에) 보이지 않는 손이 작용하고 있다는 것이 명명백백 드러났다. 왜 청와대에서 윤 의원을 국회로 보냈는지 드러났다. 그냥 넘어갈 수 없다”며 “해명과 사과가 있어야 한다. 사과를 안 하면 같이 할 수가 없다”고 주장했다. 

허은아 의원 또한 “여당의 카카오 갑질에 대한 사과를 받아야겠다. 과방위원이 한 일이기 때문에 과방위원장과 과방위 여당 간사가 사과해야 한다”고 했다. 한 차례 정회를 거친 뒤 6시경 과방위가 속개한 가운데 신상 발언에 나선 윤영찬 의원은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연설과 편집상 배치의 형평성에 대한 문제 제기였다고 해명했다. 

윤 의원은 “(이낙연 민주당 대표와) 형평성 차원에 문제가 있다고 생각했다. (이낙연 대표 연설은) 확인했는데 메인에 안 떴다. 왜 중요한 뉴스인데 안 뜨지, 하면서도 그 부분에 카카오에 어떤 항의도 안 했다. 그런데 오늘 주호영 원내대표 연설 때는 메인에 전문까지 붙여 기사가 떴다. 어떻게 똑같은 사안인 여야 대표의 연설 배치에 차이가 있는지 알아봐야겠다고 생각해서 경위가 어떻게 되는지 알아보라고 한 것이다”라고 해명했다. 

▲윤영찬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9월8일 과방위 전체회의에 참석해 발언하는 모습. ⓒ연합뉴스
▲윤영찬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9월8일 과방위 전체회의에 참석해 발언하는 모습. ⓒ연합뉴스

윤 의원은 “의원들께서 이 사안을 정치적인 사안으로 끌고 가는 것에 대해 대단히 유감이다. 이 부분에 대해 나는 내가 느끼는 부분에 대해 충분히 내 의견을 (카카오에) 전달할 자유가 있다. 이 문제를 언론 포털에 대한 탄압으로 이야기하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밝혔다. 

이날 과방위원장 직무대행을 맡은 조승래 민주당 간사는 “국무위원들을 출석시켜놓고 법안 상정 토론과 현안 질의를 하는 과정에서 개별 국회의원 발언에 대해 지금 우리가 공방을 벌이는 것은 온당치 않다. 이것과 관련한 공방을 여기서 하는 건 적절치 않다”고 말했다. 윤 의원의 문자행위에 대한 입장을 밝혀달라는 허은아 의원의 발언에는 “이 자리를 마친 다음에 입장을 밝히겠다”고 답했다. 

이후 정희용 국민의힘 의원은 한상혁 방송통신위원장에게 “포털의 뉴스 노출 알고리즘이 편향성이 있으면 되겠냐”고 물으며 “특정인에 의해 뉴스 노출이 좌지우지되면 안 된다. 객관성을 잃는 일이 없도록 감독해달라”고 했다. 이에 한상혁 위원장은 “우리가 관리 감독할 수 있는 위치가 아니다”라고 답했다. 국민의힘 과방위원들은 이날 성명을 내고 “정부·여당은 이번 일에 대한 철저한 조사와 재발방지, 윤영찬 의원의 사보임 조치, 법적 조치 등 엄정한 책임을 져야 할 것”이라고 경고한 뒤 윤 의원의 사보임을 요구했고, 받아들여지지 않자 오후 7시 경 모두 회의장을 떠났다. 이에 조승래 간사는 “매우 유감”이라고 밝혔다. 

한편 이날 회의에서 박성중 국민의힘 의원은 4개월 전 권경애 변호사와 한상혁 위원장과 통화내용을 언급하며 “한동훈은 진짜 나쁜 놈이다, 곧 알게 돼, 이런 통화가 개인적 통화인가”라고 따져 물었고 한 위원장이 “지인과의 사적 통화였다”고 답하자 “퇴근하면 개인 의견이고 낮에 근무하는 시간만 방통위원장인가. 공적 내용이 들어가면 공인으로서 자격이다”라며 부적절한 통화를 했다고 주장했다. 국민의힘은 당시 통화내용과 관련해 한 위원장을 국가공무원법 위반, 직권남용 등으로 검찰에 고발한 상황이다. 

정희용 국민의힘 의원은 한상혁 위원장이 지난 7월30일 당정청 협의회에 참석한 것을 두고 “2008년 최시중 방통위원장이 당정 협의회 참석하니까 당시 최문순 민주당 의원이 사퇴를 요구했다”며 입장을 물었고, 한 위원장은 “독립성을 필요로 하는 방송과 관련된 부분은 당일 논의에서 제외했다. 의제를 조율하고, 우려있는 부분은 없도록 하겠다”고 답했다. 이에 정 의원이 “다음에도 참여할 것이냐”고 물었고, 한 위원장은 “여당뿐만 아니라 야당과도 얘기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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