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지난해 자신과 가족을 무리하게 취재했던 기자들을 거론하고, 윤석열 검찰총장 의혹에는 상대적으로 관심을 보이지 않는 언론을 비판했다.

조 전 장관은 7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지난해 9월 자신의 딸의 집 앞에 찾아와 취재한 기자의 영상과 이를 비판하는 글을 게재했다. 조 전 장관이 게시한 영상은 기자로 보이는 남성 2명이 문 앞에서 대기하고 있는 장면을 포착한 인터폰(비디어폰) 영상이다.

조 전 장관은 “이들은 주차하고 문을 열고 내리는 딸에게 돌진해 딸 다리가 차 문에 끼어 피가 나고 멍이 들게 만들었다”며 “사과는커녕 그 상태에서 딸 영상을 찍고 현장을 떠났다”고 주장했다.

조 전 장관은 “당시 이 두 기자 말고도 여러 남성 기자가 낮과 밤을 가리지 않고 시도 때도 없이 딸이 살고 있는 오피스텔 보안문을 통과해 딸 방 앞에서 와서 초인종을 누르고 방문을 두드리며 문을 열어달라고 소란을 피웠다”며 “딸이 경비 아저씨를 불러 퇴거를 요청했으나 버티고 진을 쳤다. 이때마다 제 딸은 몇 시간이고 집 밖을 나가지 못했다”고 덧붙였다.

▲ 조국 전 장관이 7월7일 오전 자신의 페이스북에 공개한 영상 갈무리. 지난해 9월 조 전 장관 딸의 집 앞에 찾아와 문 앞에서 대기하고 있는 취재진의 모습을 촬영한 것이다. 사진=조국 전 장관 페이스북
▲ 조국 전 장관이 7월7일 오전 자신의 페이스북에 공개한 영상 갈무리. 지난해 9월 조 전 장관 딸의 집 앞에 찾아와 문 앞에서 대기하고 있는 취재진의 모습을 촬영한 것이다. 사진=조국 전 장관 페이스북

조 전 장관은 지난해 9월 법무부 장관 후보자 기자간담회에서 “딸 아이 혼자 사는 집 앞에 야밤에는 가주지 말아달라. 입장을 바꿔놓고 한번 생각해 보십시오. 어떤지. 저희 아이가 벌벌 떨면서 안에 있다”며 언론의 취재 자제를 호소한 바 있다. 7일 페이스북 게시물들은 당시 과열된 취재 상황을 보여주는 자료들로 풀이된다.

기자들의 무리한 취재는 조 전 장관 딸의 시험 기간에도 이어졌다. 조 전 장관은 “작년 11월 조선일보 남성 기자 한 명은 딸이 중요한 시험을 보는 날 학교 시험장 입구에서 딸은 물론 동료들에게 질문을 던졌다”면서 “점심시간과 쉬는 시간에는 화장실까지 따라가 질문을 하며 답을 요구했다고 한다”고 썼다.

그러면서 조 전 장관은 “기자 여러분, 취재의 자유에 한계는 없는 것인가요? 이상과 같은 취재 행태도 언론의 자유에 포함되는가요? 범죄 혐의를 받고 있는 공인의 딸은 이상을 다 감수해야 되나요? 그러하다면 어떤 근거에서 그러한가요? 특히 동영상 속 기자 두 분의 답을 듣고 싶다”라며 언론을 비판했다.

이어 △아파트 보안문을 몰래 통과해 계단 아래 숨어 있다가 튀어나오면서 질문을 던진 기자 △집 현관 앞까지 올라와 초인종을 집요하게 누르고 참다못한 가족 구성원이 문을 열면 카메라를 들이댄 기자 △본인과 가족이 차를 타려는데 차 문을 붙잡고 차 문을 닫지 못하게 막은 기자 △일요일 집 앞에서 잠복하고 있다가 가족 브런치 식당까지 따라와 사진을 찍어서 ‘단독포착’이라고 올린 기자 등을 언급했다. 

그러면서 그는 “제 사건 만큼 중요한 의미 있는 다른 사건, 예컨대 재벌 일가 또는 언론사 사주 일가의 범죄 혐의, 윤석열 검찰총장의 장모, 배우자, 최측근의 범죄 혐의에 대해서는 왜 이 같은 방식으로 취재하지 않느냐”며 동등한 취재를 하지 않는 언론에 문제를 제기했다. 

조 전 장관은 “현재 어느 언론, 어느 기자가 정권을 두려워하냐”면서 “이제 언론의 자유의 한계에 대해서도 고민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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