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본회의장에 원피스를 입고 온 류호정 정의당 의원을 두고 때아닌 ‘복장 논란’이 불거지자, 정치권에서 ‘논란이 될 일이 아니다’라는 취지의 발언이 이어지고 있다.

우선 류 의원 ‘원피스 등원’은 지난 3일 국회의원 연구단체 ‘2040 청년다방’ 창립행사에 모인 의원들이 ‘오늘 복장으로 내일 본회의에 참석하자’고 약속한 결과로 전해졌다.

류 의원과 함께 연구모임 공동대표를 맡은 유정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5일 페이스북에 “그날 류호정 의원은 원피스를 입었고 저는 청바지를 입었다. 결론적으로 저만 약속을 못지킨 꼴”이라고 배경을 설명했다.

▲ 유정주 더불어민주당 의원 페이스북.
▲ 유정주 더불어민주당 의원 페이스북.

2003년 유시민 당시 국민개혁정당 의원(현 노무현재단 이사장)이 카라 없는 티셔츠에 흰바지를 입고 본회의장에 왔다 뭇매를 맞은 이른바 ‘빽바지 사건’도 언급했다.

유 의원은 “20년 가까이 흐른 지금, 같은 논란(?)이 일어나고 그때보다 더 과격한 공격에 생각이 많아진다”며 “지금 논란을 보자니 2040년에도 비슷한 논쟁이 반복될지도 모르겠단 ‘합리적 우려’가 된다. ‘20년 전엔 원피스 사건이 있었어’라고. ‘아, 쉰내 나’”라고 했다.

고민정 민주당 의원도 같은 날 페이스북에 “그녀가 입은 옷으로 과도한 비난을 받는 것에 대해선 동의할 수 없다”고 밝혔다. 

고 의원은 “나는 류호정 의원의 모든 생각에 동의하지는 않는다. 나와 생각이 다른 점들이 꽤나 많기 때문”이라면서도 “ 오히려 국회의 과도한 엄숙주의와 권위주의를 깨 준 것에 대해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 국회는 그렇게 다른 목소리, 다른 모습, 다른 생각들이 허용되는 곳이어야 하기 때문”이라 주장했다.

▲ 고민정 더불어민주당 의원 페이스북.
▲ 고민정 더불어민주당 의원 페이스북.

이들 의원과 함께 ‘2040 청년다방’ 연구모임에 속한 의원들은 함께 입장문을 냈다. 강훈식, 박주민, 장경태, 신현영, 장철민, 장혜영, 최혜영, 홍정민, 김용민, 이탄희, 이소영, 전용기, 고민정, 오영환, 용혜인, 류호정, 유정주 의원 등이다. 장경태, 홍정민 의원은 페이스북에 이 입장문을 게재했다.

이들은 “‘오늘 복장으로 내일 본회의에 참석합시다’ 제안은 현장에서 많은 공감을 받았다. 서로가 동의하는 분위기에서 약속이 되었고, 류호정 의원님은 당시 참석한 청년들과의 약속을 당당히 지켰다”며 “우리 청년다방 연구모임 일동은 본회의장 원피스 논란으로 많은 비난을 받고 있는 류호정 의원님을 오히려 다르게 생각하게 되었다”고 했다.

이어 “우리는 너무나 복잡하고 다원화된 현재의 대한민국에서 살고 있다. 가장 국민을 닮아야 하는 국회는 21대 국회에서 더욱 다양한 색깔을 갖게되어 많은 기대를 받고 있다”며 “다양함이 공존하기에 생각의 틀림이 아닌 다름을 인정하는 관용이 필요할 때가 아닌가 생각한다”고 촉구했다.

▲ 지난해 10월 유럽연합의회 한 장면. 사진=심상정 정의당 의원,  European Union 2019
▲ 지난해 10월 유럽연합의회 한 장면. 사진=심상정 정의당 의원, European Union 2019

한편 류 의원이 속한 정의당의 심상정 대표는 6일 아침 “자의반 타의반 인터넷과 자가격리했던 어제, 우리당 류호정 의원이 고된 하루를 보냈다”며 “갑자기 원피스가 입고 싶어지는 아침”이라 밝혔다.

심 대표는 지난해 10월 유럽연합의회 사진을 공유했다. 다양한 패턴과 색상의 옷을 입은 정치인들이 자연스럽게 회의에 임하는 모습이다.

그는 “원피스는 수많은 직장인들이 사랑하는 출근룩이다. 국회는 국회의원들의 직장”이라며 “국회의원들이 저마다 개성있는 모습으로 의정활동을 잘 할 수 있도록 응원해달라. 다양한 시민의 모습을 닮은 국회가 더 많은 국민을 위해 일할 수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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