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널A 기자와의 ‘검언 유착’ 의혹을 받고 있는 한동훈 검사장(47)이 KBS 보도본부 책임자와 기자들을 상대로 5억원의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제기했다.

한 검사장은 변호인 김종필 변호사를 통해 4일 “KBS 보도본부장 등 8명을 상대로 불법 행위에 대한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서울남부지법에 제기했다”고 밝혔다. 8명에는 KBS 기자와 KBS 법조 반·팀장, 사회부장, 본부장 등이 포함돼 있다. 한 검사장 측은 소송비와 배상금에 세금이 들어갈 수 있다는 이유로 KBS 법인은 이번 소송에서 제외했다.

KBS 메인뉴스 ‘뉴스9’은 지난달 18일 “이동재 전 채널A 기자는 총선에서 야당이 승리하면 윤석열 (검찰)총장에게 힘이 실린다는 등의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 관련 취재 필요성을 언급했고, 한동훈 검사장은 돕겠다는 의미의 말과 함께 독려성 언급도 했다”고 단정해 보도했다.

▲ 한동훈 검사장. ⓒ연합뉴스
▲ 한동훈 검사장. ⓒ연합뉴스

하지만 보도 후 이동재 기자가 공개한 한 검사장과의 면담 녹취록 전문에는 KBS 보도에 관한 내용은 없었다. KBS는 19일 “확인되지 않은 사실이 단정적으로 표현됐다”고 사과했다. 논란 속에 지난달 18일자 보도는 삭제됐다.

일부 언론이 ‘제3자 개입설’, ‘청부 보도’라고 의심했지만 지난달 30일 KBS 노사는 공정방송위원회에서 청부가 없었다는 것에 공감했다.

노사 공방위에서 담당 취재기자와 KBS 법조팀은 이번 아이템에 “자체 발제했다”고 밝히고 “상부 지시나 외부 청탁이 없었다”고 강조했다. 이날 노측 위원들은 “경위서를 직접 검토하고 책임자 추가 설명 등을 통해 보도 경위가 설명됐고, 청부 등은 없었다는 데 공감대를 이뤘다”고 결론을 내렸다.

하지만 공방위에 참여한 소수노조인 KBS노동조합은 ‘공영방송 KBS 검언유착 의혹사건 진상조사위원회’를 구성하며 공세를 높이고 있다. KBS노동조합과 사내 보수 성향의 KBS공영노동조합은 5일 양승동 사장을 포함한 KBS 책임자들을 상대로 허위·왜곡 보도에 따른 공영방송 명예훼손 혐의로 검찰에 고발할 예정이다.

KBS는 지난달 28일 논란이 된 보도에 관해 “보도 관련자 5명을 인사위원회에 회부했다”고 밝혔다. 5명은 KBS 기자와 법조반·팀장, 사회부장, 디지털뉴스주간 등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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