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IPTV ‘올레’가 오늘(3일)부터 넷플릭스 서비스를 제공한다. 기존 넷플릭스 이용 고객이라면 올레TV에서 이메일 주소 입력만으로 로그인이 가능하다. 별도 신용카드를 등록하지 않아도 KT 통신료에 넷플릭스 구독료를 함께 청구해 간편하게 결제할 수 있다. KT는 “고객이 선택할 수 있는 콘텐츠 범위를 확대하고 점점 더 다양해지는 고객의 취향을 만족시킬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올레TV 이용자는 월 9500원, 1만2000원, 1만4500원 중 원하는 요금제를 선택해 추가로 결제하면 넷플릭스에서 콘텐츠를 감상할 수 있다. 이 가격은 단품으로 이용하는 넷플릭스 요금제와 동일해서 특별히 가격 혜택은 없다. KT가 3일부터 9월30일까지 올레TV 신규 가입자를 대상으로 넷플릭스 프리미엄 이용권 3개월 제공 프로모션을 진행하는 정도다. KT의 진짜 목적은 IPTV 가입자 유지 또는 이탈 방어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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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부터 KT 올레 이용자도 IPTV로 넷플릭스를 이용할 수 있다. ⓒKT

국내 최대 유료방송 가입자(730만명)를 갖고 있지만 콘텐츠 경쟁력에서 밀린다는 판단을 한 것으로 보인다. 앞서 2018년 넷플릭스와 파트너십 계약을 체결한 LG유플러스는 그해 하반기 387만명의 가입자를 보유하고 있었는데 지난해 하반기 436만 명으로 통신3사 중 가장 높은 증가세를 보였다. 이런 가운데 LG유플러스는 CJ헬로를, SK브로드밴드는 티브로드를 인수·합병하면서 KT의 위기감은 더해졌다. 

KT는 ‘시즌’이라는 자체 OTT가 있음에도 넷플릭스와의 제휴를 선택했다. 현재 IPTV 가입자를 묶어둘 수 있는 핵심 콘텐츠를 다수 보유하는 효과를 노린 것이다. 이와 관련 아이뉴스24는 “(넷플릭스에 대한) 소비자 접근성은 한 단계 더 높아졌으나 가격 경쟁력은 없다. KT 자체 OTT ‘시즌’과의 협력 방안도 보이지 않는다. KT의 IPTV 락인(LOCK-IN) 효과는 더 커졌으나 넷플릭스 종속 여부와 관련해 자유로울 수 없는 실정”이라고 보도했다. 

전자신문 또한 “KT·LG계열·딜라이브 등 1700만 플랫폼을 확보한 넷플릭스의 국내 시장 잠식 우려도 나온다. 넷플릭스가 막대한 자금력을 바탕으로 한류 콘텐츠 판권을 사들이는 과정에서 경쟁 OTT 고사는 물론이고 국내 콘텐츠 제작사의 넷플릭스 종속 현상이 심화 될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된다”고 보도했다. 디지털타임스는 “이번 제휴로 국내 유료방송(IPTV+케이블TV) 가입자 중 52.85%가 넷플릭스의 잠재 고객으로 흡수될 전망”이라고 보도했다.

넷플릭스 한국 상륙 당시만 해도 IPTV업계의 ‘反넷플릭스 연대’는 확실해보였지만, 넷플릭스 가입자가 눈에 띄게 증가하며 상황은 극적으로 달라진 모습이다. 업계는 국내 넷플릭스 이용자를 600만명 이상으로 추정하고 있다. KT의 이번 결정을 두고 콘텐츠가 플랫폼보다 우위에 선 상징적 사건이라는 해석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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