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의 국정 지지도가 12주째 내림세를 나타내고 있다. 여전히 부동산 정책이 먹히지 않는다는 여론이 굳어지고 있는 모양새다.

행정수도 세종시 이전 조사결과 서울유지가 세종시 이전보다 다소 높게 나왔다.

한국갤럽이 지난 28일~30일 전국 만18세 이상 1001명에게 문재인 대통령이 직무를 잘 수행하고 있다고 보는지 물은 결과, 44%가 긍정 평가했고 45%는 부정 평가했으며 10%는 의견을 유보했다(어느 쪽도 아님 3%, 모름/응답거절 7%)고 밝혔다.

한국갤럽에 따르면, 대통령 직무 긍정률은 지난주보다 1%포인트 하락, 부정률도 3%포인트 하락했다. 4주째 긍·부정률 모두 40%대 중반이었고, 3%포인트 이내 차이로 엇비슷한 상태다. 연령별로는 긍정률과 부정률이 18~29세(20대)의 경우 39%와 38%, 30대는 48%와 44%, 40대는 56%와 37%, 50대 46%와 48%, 60대 이상은 36%와 55%였다.

지지정당별로 보면 더불어민주당 지지층의 82%가 대통령 직무 수행에 긍정 평가했고, 미래통합당 지지층은 90%가 부정적이다. 현재 지지하는 정당이 없는 무당(無黨)층에서도 여전히 부정률이 앞섰다(긍정 20%, 부정 58%).

대통령 직무 수행 긍정 평가자들(442명, 자유응답)은 그 이유로 ‘코로나 19 대처’(30%), ‘최선을 다함-열심히 한다’(9%), ‘전반적으로 잘한다’(8%), ‘복지 확대’(5%) 등이었다. 코로나19 관련 응답은 24주째 긍정 평가 이유 1순위지만, 비중은 다소 줄었다. 한국갤럽은 “이는 어디까지나 대통령 평가 시 코로나19가 차지하는 중요도가 상대적으로 낮아졌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28일 오후 뉴질랜드 총리와 정상통화를 하고 있다. 사진=청와대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28일 오후 뉴질랜드 총리와 정상통화를 하고 있다. 사진=청와대

 

부정 평가자들(455명)의 경우 ‘부동산 정책’(30%), ‘경제·민생 문제 해결 부족’(11%), ‘전반적으로 부족하다’(10%), ‘독단적/일방적/편파적’(8%), ‘인사 문제’(6%), ‘북한 관계’(5%), ‘공정하지 못함-내로남불’, ‘세금 인상’, ‘코로나19 대처 미흡’(이상 3%) 등을 지적했다. 4주째 부동산 문제가 부정 평가 이유 1순위에 올라 있다.

한국갤럽은 긴 흐름으로 보면 지난해 1월부터 8월까지 긍정률과 부정률이 40%대에 머물며 엎치락뒤치락하다가 조국 법무부장관 후보 지명-취임-사퇴를 거치면서 10월 셋째 주(39%과 53%)에는 취임 후 긍정률 최저치를 기록했다고 분석했다. 한국갤럽은 “올해의 경우 코로나19 국내 확진자가 급증했던 2월 넷째 주부터 하루 신규 확진자가 한 자릿수까지 줄었던 5월 첫째 주까지 긍정률이 지속 상승했으나(42%→71%), 이후로는 (12주째) 점진적 내림세”라며 “그동안 부정 평가 이유에서는 경제/민생 문제, 북한 관계, 부동산 정책 등이 차례로 부상했다”고 분석했다.

한국갤럽의 지지정당 조사결과 더불어민주당 38%, 지지정당이 없는 무당(無黨)층 27%, 미래통합당 20%, 정의당 7%, 국민의당 5%, 열린민주당 3% 순이었다.

이와 함께 한국갤럽은 정치 행정중심지를 세종시로 옮기는 방안의 여론도 조사했다. 그 결과 49%가 행정수도를 ‘서울시로 유지하는 것이 좋다’, 42%가 ‘세종시로 이전하는 것이 좋다’고 답했으며 9%는 의견을 유보했다. ‘서울시 유지’ 응답은 서울(61%)에서, ‘세종시 이전’은 광주·전라(67%)와 대전·세종·충청(57%)에서 많았다.

행정수도 이전이 큰 논란이었던 17년 전인 지난 2003년 12월 조사에서는 당시 행정수도를 충청권으로 이전하는 안에 찬성(세종시 이전)·반대(서울시 유지)가 각각 44%·43%, 그 이듬해인 2004년 6월 조사에서도 마찬가지로 이전 찬반 각각 46%·48%로 비슷하게 나타났다. 행정수도 이전 관련 여론은 늘 전국적으로 팽팽하게 맞서고, 지역별로는 엇갈렸다. 17년 전과 비교할 때 ‘서울시 유지’ 의견의 경우 대전·세종·충청(8%→36%), 20대(35%→55%)에서 크게 증가한 점이 눈에 띈다고 한국갤럽은 해석했다.

행정수도를 서울시로 유지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하는 사람들(487명, 자유응답)은 그 이유로 ‘서울이 중심-서울이 수도임’(32%), ‘이전 필요성 없음-기존 유지가 좋음’(21%), ‘예산 낭비’(18%), ‘성급함-갑작스러움-혼란 가중’(9%), ‘불편-비효율-도시 경쟁력 약화 우려’(6%), ‘집값 상승-부동산 정책 효과 없음’(5%) 등을 답했다.

▲한국갤럽이 문재인 대통령의 직무수행 평가조사결과 추이를 분석한 표. 이미지=한국갤럽
▲한국갤럽이 문재인 대통령의 직무수행 평가조사결과 추이를 분석한 표. 이미지=한국갤럽

 

세종시로 이전하는 것이 좋다고 보는 사람들(423명)은 ‘서울시에 너무 집중-과밀 억제’(40%), ‘균형 발전’(17%), ‘인구 분산’(16%), ‘부동산 시장 안정화’, ‘행정부처를 한군데 집중해야 함’(6%) 등을 이유로 들었다.

2012년 이후 주요 행정부처를 세종시로 이전한 것을 어떻게 보는지 물은 결과 ‘잘된 일’ 55%, ‘잘못된 일’ 22%로 나타났다. 23%는 의견을 유보했다. 행정부처 이전 초기인 2013년 4월 조사에서는 ‘잘된 일’ 43%, ‘잘못된 일’ 28%였다. 7년 전보다 긍정적 시각이 늘었다

이번 조사는 한국갤럽이 자체 조사로 실시했으며 7월28일~30일 사흘간 휴대전화 RDD 표본 프레임에서 무작위 추출(집전화 RDD 15% 포함)한 전국 만18세 이상 1001명을 대상으로 전화조사원이 인터뷰했다. 응답률은 13%(총 통화 7931명 중 1001명 응답 완료)였고, 표본오차는 ±3.1%포인트(95% 신뢰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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