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일 양승동 KBS 사장이 경영혁신안을 발표한 가운데, KBS 과반노조인 전국언론노동조합 KBS본부(본부장 유재우)가 혁신안에 대한 설문조사를 시행했다. KBS본부가 지난 13일부터 19일까지 조합원 2602명을 조사한 결과(1336명 응답), 이들은 혁신안 가운데 가장 우려되는 정책으로 ‘삼진아웃제 등 저성과자 퇴출제도 현실화’를 꼽았다. 또한 상당수 조합원(84%)이 경영혁신안이 실현되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앞서 1일 양승동 사장이 발표한 경영혁신안의 핵심은 △인건비 비중 축소 △사내의 불합리한 제도 개선 △자회사 경쟁력 강화 △시대에 맞지 않는 규제 해소 △수신료 현실화 등이었다. 

27일 언론노조 KBS본부는 해당 설문조사 결과를 노보에 공개했다. 언론노조 KBS본부가 경영혁신안에 대해 설문 조사한 결과, 가장 우려되는 정책으로 ‘삼진아웃제 등 저성과자 퇴출제도 현실화’가 34.5%(461명)를 차지했다. 그 뒤로는 ‘성과 기반의 평가 및 보상 시스템’이 19.6%(262명), 그린라이프(안식년 전 연수) 폐지로 시니어 전문성 활용이 14.2%(189명)였다. 

저성과자 퇴출 제도가 가장 우려되는 정책으로 꼽힌 이유로 ‘불공정하고 주관적인 운용으로 악용될 수 있다’는 응답이 65.1%를 차지했다. 

▲27일 공개한 전국언론노동조합 KBS본부의 노조 가운데 일부.
▲27일 공개한 전국언론노동조합 KBS본부의 노보 가운데 일부.

이번 혁신안의 한계에 응답자의 32.3%(431명)가 ‘비용 절감에 치중해 향후 콘텐츠 및 장기적 잠재력이 약화할 것’을 꼽았다. 그 뒤를 이어 ‘향후 시행되지 않아 말뿐인 혁신에 그칠 것’이 27.4%(366명)를 차지했다. 

반면 이번 혁신안에서 가장 공감하는 정책으로 ‘직종이 아닌 업무 중심의 인력 운용’이 27.7%(598명)의 지지를 받았다. 입사할 때 직종이 아닌 개인 전문성과 부서의 업무 특성에 부합하도록 배치되기를 바란다는 것. 그 뒤로는 ‘성과 기반의 평가 및 보상 시스템’이 19.2%(414명)의 공감을, ‘특별명예퇴직제 도입’이 14.8%(319)의 공감을 얻었다. 

혁신안 실현 가능성에는 84%(1132명)가 “대부분 실현되지 않을 것”이라고 답했다. 이는 ‘혁신 방향은 옳지만, 대부분 실현되지 않을 것’이라고 답한 43.8%(585명)와 ‘혁신안 방향도 안 좋고, 대부분 실현되지도 않을 것’이라고 답한 40.9%(547명)를 합한 수치다. 혁신안이 실현될 것이라고 본 조합원은 15.3%(204명)에 그쳤다. 

한편 해당 노보에는 경영혁신안에 대한 설문조사 외에 지역방송 기능 조정에 대한 설문조사 결과도 실렸다.

본사 조합원의 경우 75.2%가 기능조정에 동의했고, 지역 조합원의 경우 70.7%가 기능조정에 동의했다. 기능조정에 ‘매우 동의한다’가 45.1%(602명), ‘동의한다’가 28.6%(382명)이었다. 지역방송 기능 조정이란 7개의 지역 방송국(원주, 충주, 진주, 안동, 포항, 순천, 목포)의 TV 기능을 총국에 집중하는 것을 말한다. 이 정책에 지역 방송국의 일부 조합원들과 소수노조는 반대 입장을 가지고 있다.

이에 대해 언론노조 KBS 본부는 "기능조정이 필요하다는 방향성은 확인할 수 있었다"며 "중요한 것은 대다수 바람을 실현시키면서도 소수 의견이 희생되지 않도록 회사가 추진 중인 지역정책을 꼼꼼히 따져 문제점을 짚어내고 어떤 보완책을 만드냐는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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