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건 청와대 평화기획비서관이 사의를 표명했다는 경향신문 보도에 당사자와 청와대가 낭설이라고 반발하고 나서 논란이다.

최 비서관은 ‘낭설이라고 했는데도 기사를 작성한 의도가 뭐냐’, ‘강한 유감’이라고도 반박했다. 그러나 기사를 쓴 기자는 추후 지켜보자고 밝혔다.

경향신문은 16일자 5면 기사 ‘최종건 청와대 평화기획비서관 사의’에서 “최종건 청와대 평화기획비서관(46)이 사의를 표명한 것으로 15일 알려졌다”며 “복수의 여권 관계자에 따르면 최 비서관은 최근 청와대에 사의를 표명하고 올 2학기부터 연세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로 복귀할 것으로 전해졌다”고 보도했다. 이 신문은 최 비서관의 한 지인이 “최 비서관 본인이 청와대를 그만두고 다음달부터 학교로 돌아가겠다는 의사를 밝혔다”고 말했다고 썼다.

경향신문은 “직속상관인 김현종 안보실 2차장과의 누적된 갈등이 사의를 결심한 배경이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며 “최 비서관은 남북관계를 우선에 두려 하지만 김 차장은 한·미동맹을 중요시해 정책 노선을 두고 이견을 빚어 온 것으로 전해진다”고 분석했다. 이 신문은 “차장으로 승진하지 못한 데 대한 불만으로 사의를 표명한 것 아니냐는 해석도 있다”며 “김 차장은 자리를 유지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고 덧붙였다.

이에 당사자인 최 비서관과 청와대는 강하게 부인했다. 최종건 비서관은 16일 오전 자신의 페이스북에 쓴 글에서 “저는 기자분들의 전화나 문자에 대응하지 않았는데, 어제는 했어야 했다”며 “그 내용을 공개한다”고 밝혔다. 최 비서관은 “분명히 당사자가 낭설이다라고 했는데 추측과 관측, 전언으로 점철된 기사를 작성한 의도가 무엇인가”라며 “한때 정동컬럼 집필진이었던 저로서는 경향신문에 서운한 감정과 함께 강력 유감을 표명한다”고 비판했다.

▲최종건 청와대 평화기획비서관. 사진=최종건 페이스북
▲최종건 청와대 평화기획비서관. 사진=최종건 페이스북

 

최 비서관은 그러면서 실제로 기사를 쓴 이주영 경향신문 기자와 문자메시지 교환 내역도 공개했다. 그가 촬영해서 공개한 문자메시지 이미지 창을 보면, 이 기자가 ‘사의표명하셨다는 얘기 듣고 확인차 연락드립니다’라고 묻자 “그건 낭설입니다. 왜 그런 소문이 도는지 모르겠네요. 이번 달에 이러한 질문은 몇 번째 받는지 모르겠네요”고 답했다. 이어 이 이미지엔 이 기자가 ‘8월부터 학교로 돌아가신다고 들었어요..사실이 아닌가요?’라고 질문한 것까지 나와있다. 기사 뒷부분에도 최 비서관이 사의표명설에 낭설이라고 언급한 부분이 반영돼 있다.

청와대 관계자도 이날 오후 ‘최종건 평화기획비서관 사의 표명 보도에 최 비서관이 낭설이라고 했는데, 청와대도 밝혀달라’는 미디어오늘 질의에 “이미 본인이 낭설이라고 공개적으로 밝혔기 때문에 제가 더 이상 말씀드리지 않아도 된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김현종 2차장과 누적된 갈등이 사의 배경’, ‘차장 승진 못한 게 불만 아니냐는 해석’ 등의 경향신문 주장의 사실여부를 묻는 미디어오늘 질의에 이 관계자는 “여러 가지 다른 말씀을 해 주셨습니다만 그 점에 대해서는 제가 말씀드릴 바는 없다”고 답했다.

이에 기사를 쓴 이주영 경향신문 기자는 16일 미디어오늘과 통화에서 “기사의 진위여부는 추후 지켜보시죠”라고 밝혔다.

▲경향신문 2020년 7월16일자 5면
▲경향신문 2020년 7월16일자 5면

[기사 수정 : 16일 20시 1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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