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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주방송 사태, 방송통신위원회가 할 일 
청주방송 사태, 방송통신위원회가 할 일 
[기자수첩] 

2월4일 청주방송 이재학PD가 스스로 생을 마감한 지 오늘(15일)로 163일째다.
 
60여개 시민단체가 ‘CJB청주방송 故 이재학PD 대책위원회’를 꾸리고, 2월 말 대책위·유족·전국언론노조·청주방송 4자가 진상조사위원회 구성에 합의할 때만 해도, 고인의 억울함을 풀어주는 일은 시간문제라고 생각했다. 

“이재학 PD는 고용의 형식과 관계없이 청주방송의 노동자였고, 동료들의 노동조건 개선을 요구했다는 이유로 부당한 해고를 당했다.” 3개월간의 조사 끝에 6월22일 나온 227페이지 분량의 ‘CJB청주방송 故 이재학 PD 사망사건 진상조사보고서’ 결론이다. 

진상조사위는 프리랜서 계약을 맺었던 고인을 청주방송이 고용한 노동자라고 결론 냈고, 청주방송에서 프리랜서·자회사 소속 노동자들의 불법 파견 요소를 확인했다고 밝혔다. 남은 건 4자 대표가 이PD의 명예회복과 비극적 사건의 재발 방지를 위한 방안에 합의하는 것이었다. 

그러나 유족이 지난 5일 발표한 호소문에 따르면 청주방송은 합의안 동의를 여러 번 번복하고 있다. 4자 대표는 지난 7일 잠정합의안 조인식을 예고했으나 역시 무산됐다. 청주방송은 내부 사정을 이유로 서명이 어렵다고 했는데 이두영 청주방송 이사회 의장 때문이라는 해석이 많다. 이 의장은 2000년부터 20년간 청주방송 대표이사였고 이 사건 이후 대표이사직만 사퇴했다. 

▲ 고 이재학 PD 시민사회대책위는 7월1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청주방송에 진상조사 결과를 즉각 이행하라고 요구했다. 사진=손가영 기자
▲ 고 이재학 PD 시민사회대책위는 7월1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청주방송에 진상조사 결과를 즉각 이행하라고 요구했다. 사진=손가영 기자

청주방송의 관리·감독 주무 부처인 방송통신위원회는 이재학PD의 비극적 사건 이후 유족을 만나고 진상조사위 구성과 진상보고서 발표까지 물밑에서 원만한 협상을 도왔다는 평가다. 협상이 어려움을 겪는 상황에서, 지금은 다시 방통위의 역할이 필요한 시점이다. 

방통위는 지난해 청주방송을 재허가하며 △방송국 종사자의 자격과 배치기준을 준수해 운용할 것 △전체 매출 대비 프로그램 제작비 비율을 방송통신위원회가 제시한 비율 이상(지역민방 14%)으로 할 것 △최대주주(특수관계자 포함) 관련 보도와 관련 프로그램 방송현황을 매 반기 종료 후 1개월 이내 제출할 것 등을 재허가 조건으로 부과했다. 

방통위는 청주방송 재허가 권고사항으로 △방송사의 재무건전성을 해할 수 있는 최다액출자자(특수관계자 포함)와의 자금대여, 담보 제공 등 내부거래를 지양할 것 △대표자 선임 시, 독립적인 경영과 의사결정을 보장하는 제도를 마련할 것 등을 명시했다. 방통위는 이 같은 재허가 조건과 권고사항을 꼼꼼하게 따지며 적극적인 권한을 행사해야 한다.

방통위가 자료제출을 요구해 살펴볼 문제도 있다. 진상조사보고서에 따르면 청주방송은 100% 지분으로 ‘엔터컴’이란 자회사를 갖고 있다. 엔터컴에는 청주방송 비정규직으로 채용돼 근무하다 엔터컴에 고용된 노동자들이 존재하는데, 소속만 엔터컴일 뿐 청주방송의 지시 아래 청주방송 사옥에서 청주방송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는 게 보고서 판단이다.

진상조사위는 “(청주방송에) 불법 파견이 의심되는 노동자는 현재 2명이지만 엔터컴이라는 회사가 존재하는 한 이 같은 기형적인 고용 관계는 얼마든지 증가할 수 있다”고 우려하며 청주방송과 엔터컴의 거래 관계 등을 파악하기 위해 회사 측에 ‘최근 3년간 1억원 이상 거래한 기업 명단’ 등 자료를 요구했으나 기업 비밀이라는 이유 등으로 제출받지 못했다. 

▲ 한상혁 방송통신위원장. ⓒ 연합뉴스
▲ 한상혁 방송통신위원장. ⓒ 연합뉴스

합당한 명분을 만들어 이두영 의장을 방통위로 불러 의견 청취 자리를 가질 필요도 있다. 대주주변경이나 재허가 국면이 아니라 부르기 어렵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너무 억울해서 방송사에 일하던 사람이 스스로 생을 마감한 사건이다. 이 사건은 앞으로 방송사 비정규직 문제를 바라보는 바로미터가 될 것이다. 그래서 과정도, 결말도 모두 중요하다.  

방통위만으로 이 사건 해결의 실마리를 찾기 어려울 수 있다. 그렇다면 고용노동부와 협력하는 것도 방법이다. 자료를 공유하며 노동부가 할 일, 방통위가 할 일을 분담하는 식이다. 청주방송이 변하지 않는다면, 올해 국정감사장에 이두영 의장이 나올 수밖에 없게끔 만들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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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 2020-07-16 10:41:40
언론노조가 해결할 것처럼 말하더니, 시간만 끌고 아무것도 못 하네. 유가족은 겉으로는 표현 안 하지만 긴 시간 동안 고통을 받았을 게 뻔하다. 언론노조 지도부는 책임을 지지 않고, 이제 방통위에 넘기네. 처음부터 국회/정부(특별법, 진상조사위원회)에 도움을 받았다면, 이리 오래 걸리지도 않았다. 그대들이 오만이 노동자들을 더 슬프게 하는구나. 마사회 사건도 비슷하다. 물론 마사회는 해결됐다고 하지만, 마사회 시스템 자체가 바뀌었나. 국회 차원에서 진상 조사했으면, 마사회의 오랜 관행 또한 파헤칠 수 있었다. 관행 타파를 막는 게 누구인지 잘 생각해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