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로(심의위원) : TBS는 교통방송 정보 프로그램 편성비율이 얼마나 되나?”
김경래(TBS 제작팀장) : 교통 전문 프로그램은 없지만, 주요 시간 때마다 정보를 준다.
이상로 : 법상 교통방송 프로그램을 안 해도 상관없나? 종편인가?
허미숙(소위원장) : 이상로 위원님, 이 안건과 관련한 핵심 질문을 해달라.
이상로: TBS는 정부 광고로 운영되나?
김경래 : 광고는 허용되지 않는다.
이상로 : 서울시나 국가의 보조가 있나? 황 감독을 섭외한 사람은 주진우인가?
김경래 : 저희가 한 것이다.

출연자의 “쫄지마, X발!”이라는 욕설 발언으로 문제가 된 TBS를 심의하면서 이상로 심의위원이 질문한 내용이다. 심의 안건 핵심 내용에서 벗어난 내용으로 볼 수 있어 방통심의위 심의 과정에서도 논란이 된 것이다. 

방송통신심의위원회 방송심의소위원회(방통심의위 방송소위·허미숙 위원장)는 8일 오후 서울 목동 방송회관에서 회의를 열고 TBS ‘아닌 밤중에 주진우입니다’(5월4일 방영분)가 방송심의규정 ‘방송언어’ 조항을 위반했는지 심의한 결과 행정지도 ‘권고’가 결정됐다. 행정지도는 방송사 재허가·재승인 심사 때 감점 반영되지 않는 경미한 제재다.

▲TBS 라디오 프로그램 ‘아닌 밤중에 주진우입니다’. 사진=TBS 홈페이지 화면 갈무리.
▲TBS 라디오 프로그램 ‘아닌 밤중에 주진우입니다’. 사진=TBS 홈페이지 화면 갈무리.

지난 5월4일 TBS 라디오 프로그램인 ‘아닌 밤중에 주진우입니다’의 출연자로 섭외된 영화감독 황병국씨는 주진우 기자를 소재로 한 영화 ‘주기자’ 시나리오를 이야기하는 과정에서 “쫄지마, X발!”이라는 욕설을 했다. 이후 주진우씨가 황 감독의 욕설에 대해 사과했지만, 당황한 황 감독은 다시 한번 욕설 발언을 했다.

이날 의견진술자로 출석한 김경래 TBS 제작팀장은 황병국씨를 출연금지하고 주진우씨에게도 주의를 줬다고 말했다. 김경래 팀장은 “생방송 중 돌발적인 발언이긴 하지만, 매우 잘못됐다. 해당 출연자를 출연 금지하도록 조치했다. 주진우 기자를 따로 불러서 주의를 줬다”고 했다.

박상수 위원은 “왜 사과를 해놓고 또 발언했냐”고 지적하자, 김호정 TBS PD는 “출연자의 욕설 당시 제작진들은 심각성을 인지했다. 스튜디오 안에 문제의식 전달이 필요했다. 즉시 노래를 틀었고, 문제점을 전달했다. 이후 MC인 주진우씨가 사과했는데, 황 감독이 또 욕설 발언을 반복한 것이다. 생방송 출연이 익숙하지 않아 실수한 것 같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해촉된 전광삼 전 상임위원을 대신해 방송소위 위원으로 처음 참석한 미래통합당 추천 이상로 위원은 법정제재 중 가장 높은 제재 수위인 ‘과징금’을 주장했다. 이상로 위원은 “잘못된 발언으로 청취자를 불편하게 했다. 대한민국이라는 나라를 천박하게 만들었다. 서울시의 세금으로 만든 방송사가 이런 식의 문제를 만들었다”고 말했다.

심의위원 3인(정부·여당 추천 허미숙 소위원장, 강진숙·이소영 위원)은 행정지도 ‘권고’를, 바른미래당 추천 박상수 위원은 법정제재 ‘주의’를 주장했다.

행정지도를 주장한 위원들은 방송사가 문제의 심각성을 인지하고 있는 점을 참작했다. 이소영 위원은 “부적절한 비속어를 사용한 점은 문제다. 하지만 특정 대상을 향한 비하의 목적으로 비속어가 사용된 건 아니다. 청소년 등 수용수준의 문제가 있지 않다. 공개되지 않은 영화의 내용을 소개하는 과정에서 출연자의 돌발발언이다”이라고 말한 뒤 “방송사가 진지하게 문제를 받아들이고 있다”고 말했다.

강진숙 위원도 “당시 제작진들이 스튜디오 안에 문제의식을 전달했고, 이후 다시보기 서비스에서 해당 부분을 삭제했다. 출연자 출연을 금지하고 MC에게도 경고했다. 향후 방송심의 규정을 준수하고자 하는 의지가 확인된다”고 설명했다. 허미숙 소위원장 역시 “방송사가 문제점을 인지하고 있는 점을 감안한다”고 했다.

저작권자 © 미디어오늘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