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경하는 임요환 선수와 대결을… 제 종목은 ‘저그’입니다.” 장경태 더불어민주당 의원
“4050세대로서 임요환 이름만 들어도 가슴이 설렜습니다.”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의원

8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테란의 황제’ 임요환 전 프로게이머를 향한 의원들의 팬심 고백이 이어졌다. 민주당 조승래 의원이 대표, 정청래 의원이 고문, 장경태 의원이 책임연구의원을 맡은 ‘국회 문화콘텐츠포럼’은 이날 창립 행사를 가졌다. 포럼 소속 의원을 비롯해 박양우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김영준 한국콘텐츠진흥원장 등 내빈 40여명이 참석했다.

문화콘텐츠포럼은 문화콘텐츠 산업에 대한 연구와 진흥방안 모색을 목표로 하는 국회의원 연구단체다. 포럼 대표 조승래 의원은 “20대 국회에서 김세연 전 미래통합당 의원과 게임포럼 공동대표를 했고, 한국영화를사랑하는국회의원모임도 진행했다. 이번에 연구모임 준비하면서 정청래 의원과 같이 콘텐츠포럼으로 통합하기로 했다”며 “이 포럼을 모태로 게임, 영화, 만화 등 분야별 콘텐츠 조직이 교류하고 공유하는 공간을 만들어가면 좋겠다”고 밝혔다.

조 의원은 “특별히 21대 국회에서 최고의 이야기꾼인 홍준표·권성동·정청래·도종환 의원 등을 모셨다”며 “국회에서 사람들에게 활력과 재미를 주고 한편으로는 콘텐츠 산업의 미래를 제시할 수 있는 포럼이 되겠다”고 말했다.

▲ 8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국회 문화콘텐츠포럼' 창립행사에 참여한 국회의원 및 게임업계 관계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노지민 기자
▲ 8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국회 문화콘텐츠포럼' 창립행사에 참여한 국회의원 및 게임업계 관계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노지민 기자

마이크를 이어받은 정청래 의원은 “대한민국 국가 경쟁력은 대한민국 국민이라고 생각한다. 문화콘텐츠 소질을 제대로 가진 국민이 21세기 미래성장 동력을 이끄는 발전 엔진”이라 밝힌 뒤 “오늘 감회가 새로운 것은 바로 이 자리에 전설의 프로게이머 ‘테란의 황제’ 임요환 선수가 와 있다는 것”이라 말했다. 그는 “4050세대로서 임요환 이름만 들어도 가슴 설렜던 적이 있다. 대한민국 국보라 해도 손색없을 임 선수와 함께 이 자리에 있다는 건 무척 영광”이라며 “앞으로 제2, 제3의 임요환이 나와서 대한민국의 국가경쟁력과 국가브랜드를 높일 수 있는 길을 포럼이 열어가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대표와 고문을 비롯해 민주당에서는 김용민·김남국·이병훈·오영환·임오경·유정주·이수진·장경태(책임연구) 의원, 무소속 권성동·홍준표 의원, 정의당 류호정 의원 등 13명이 포럼 정회원에 이름을 올렸다. 민주당 전혜숙·김영배·박정·설훈·도종환 의원, 미래통합당 이영 의원 등 6명은 준회원, 황희두 전 민주당 공천관리위원은 외부 전문위원으로 포럼에 참여했다. 창립총회에서 설훈 민주당 의원이 “민주당에서 대표, 고문 다 맡았는데 고문이 한분 더 있으면 좋겠다. 홍준표 의원께 부탁드리자”고 제안했으나 홍 의원은 “나는 사양한다”고 했다.

홍준표 의원은 “정청래 의원이 회장인 줄 알고 정 의원이 포럼에 들어오라기에 들어왔다”고 농담을 먼저 건넨 뒤 “지금 제조업의 시대에서 문화의 시대로 넘어가는 과정에 있다. 앞으로 여러분으로부터 더 많은 것을 배우기 위해 이 모임에 들어왔다. 많이 가르쳐주시기 바란다”고 밝혔다.

▲ 8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 로비에서 '스타크래프트' 대결에 참여하고 있는 더불어민주당 장경태 의원(왼쪽부터), 정청래 의원과 임요환 전 프로게이머. 사진=노지민 기자
▲ 8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 로비에서 '스타크래프트' 대결에 참여하고 있는 더불어민주당 장경태 의원(왼쪽부터), 정청래 의원과 임요환 전 프로게이머. 사진=노지민 기자

포럼의 첫 강연자로 나선 이영환 콘진원 정책본부장은 문화콘텐츠진흥산업을 위한 국회 협조를 촉구했다. 먼저 그는 현재 콘텐츠산업 문제점으로 △소규모·영세기업이 다수인 영세성 △수도권 편중 △낮은 고용안정성 △불공정 거래·계약·고용 관행 등을 지적했다. 변화하고 있는 콘텐츠산업 환경의 특징은 거대 유통 플랫폼의 등장과 5G상용화로 인한 실감콘텐츠(VR·AR 등) 등장, 새로운 단계의 한류를 꼽았다.

이 본부장은 이런 현실에 비춰 △영세기업 육성 등을 위한 정책금융 확충 △공공서비스·산업·과학기술분야 실감콘텐츠에 대한 전략적 지원 △콘텐츠기업 수출역량 증대를 비롯한 신한류 연관산업 성장 견인 등이 필요하다고 봤다. 또한 “제조업·IT산업에 유리한 세제, 공정거래 유통환경 조성을 위한 상생협력환경조성 관련 법률 제정을 위한 노력을 지속하고 있다. 문화콘텐츠 쪽 R&D(연구개발)를 정부 전체 0.3% 수준에서 2%까지 올리려 하고 있다”며 “이런 자리를 빌려 의원님들이 관심 가져주시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창립행사가 끝난 뒤엔 의원회관 로비에서 게임시연회가 진행됐다. 카카오게임즈, 넷마블, NHN 등 국내 게임업계 관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임요환 전 선수는 “많은 의원들께서 문화콘텐츠나 e스포츠에 관심을 가져주셔서 감사드린다. 제가 10년 전 프로게이머로서 인정받지 못했는데 지금 제가 하는 포커가 그렇다. e스포츠가 다 큰 자식이라면 마인드스포츠는 늦둥이 같은 느낌이다. 많은 관심 가져달라”고 촉구했다.

▲ 김가연 전 연예인게임단 부단장(왼쪽), 프로게이머 출신 황희두 전 민주당 공천관리위원장, 조승래 의원(국회 문화콘텐츠포럼 대표) 8일 국회의원회관에서 '카트라이더' 대결에 참여하고 있다.  사진=노지민 기자
▲ 김가연 전 연예인게임단 부단장(왼쪽), 프로게이머 출신 황희두 전 민주당 공천관리위원, 조승래 의원(국회 문화콘텐츠포럼 대표) 8일 국회의원회관에서 '카트라이더' 대결에 참여하고 있다. 사진=노지민 기자

로비에 마련된 게임 부스에서 정청래·장경태·김남국 의원은 임요환·강도경·박정석·홍승표 전 프로게이머와 스타크래프트 대결을 펼쳤다. 이어진 카트라이더 대결에는 조승래 의원, 황희두 전 위원, 김가연 전 연예인게임단 부단장 등이 참여했다. 이들이 헤드셋을 끼고 게임에 열중하는 동안 시연회에 다른 의원과 참석자들은 게임부스 맞은편에 위치한 화면으로 게임영상을 지켜봤다. 이후 5종의 모바일 게임까지 총 1시간 동안 의원회관 로비에서 게임 시연회가 이어졌다.

한국게임산업협회·한국게임학회가 참여하는 게임포럼도 국회의 정식 연구단체로 출범을 앞두고 있다. 포럼준비위원은 더불어민주당 전용기·박상혁·이상헌·위성곤 의원, 미래통합당 김승원·이종배·박성준 의원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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