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청률 조사기관 닐슨컴퍼니코리아가 1일 ‘COVID19가 촉발한 미디어 이용행태의 변화와 시사점’이란 제목의 2020 상반기 미디어 리포트를 펴냈다. 코로나19로 지나간 올해 상반기 미디어 이용의 특징은 YTN을 비롯한 뉴스 이용의 증가와 넷플릭스·왓챠플레이 같은 SVOD 서비스 이용 증가로 요약할 수 있다. 

우선 재택근무·온라인개학과 같은 현상 속에 오프라인 활동이 위축되고 집에 머무는 시간이 늘어나며 TV·PC·모바일 모든 매체에서 이용시간이 크게 늘었다. 리포트에 따르면 지난해 2월~4월 대비 올해 2월~4월 디바이스별 평균 이용시간은 TV가 10.3%, PC가 15.7%, 모바일이 11.5%(안드로이드 기준) 증가했다. 닐슨 버즈워드 데이터(2020년 2월~4월)에 따르면 SNS에서 ‘사회적 거리두기’의 연관검색어는 ‘넷플릭스’ ‘택배’ ‘배달’ ‘스마트폰’ ‘TV’였다. 

▲게티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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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OVID19가 촉발한 미디어 이용행태의 변화와 시사점’ 리포트 일부. ⓒ닐슨
▲ ‘COVID19가 촉발한 미디어 이용행태의 변화와 시사점’ 리포트 일부. ⓒ닐슨

코로나19의 확산과 함께 고정형TV 시청률은 급증했다. 특히 확진자 수가 급증한 2월24일 주차에 시청률이 가장 눈에 띄게 증가했다. 리포트는 “3~4월은 봄철 나들이 증가로 시청률 춘궁기를 겪는 계절성이 반영되는 시즌이지만 올해는 역행하는 추이를 보여줬다”고 밝혔다. 퇴근 시간에 영향을 받는 주중 프라임타임 시간대 시청률 증가폭이 크게 나타났고, 프라임시간대도 앞당겨졌다. 

마스크 대란 당시 공영홈쇼핑은 공적마스크 판매처로 지정되며 시청률이 단기간 급증하기도 했다. 신천지 사태 등으로 오프라인 종교활동 모임이 제한되며 종교 채널 시청률도 증가했는데, 이 중 카톨릭평화방송 증가폭이 가장 높았다. E-스포츠 채널 시청률도 증가세였다.

연령별로 보면 학교를 가지 못하는 ‘10대’라는 신규 시청층이 유입되며 시청률 대비 도달률이 큰 폭으로 증가했다. 40~60대 이상 TV시청층의 시청량도 증가했다. 지역별로는 확진자가 많았던 대구·경북 시청률이 전년 대비 매우 높았고, 전국적으로도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예컨대 올해 1월6일부터 4월25일까지 전국 평균 시청률은 39.6%였고, 지난해 같은 기간 대구지역 시청률은 평균 34.2%였는데, 올해는 같은 기간 44%를 나타냈다. 

▲ ‘COVID19가 촉발한 미디어 이용행태의 변화와 시사점’ 리포트 일부. ⓒ닐슨
▲ ‘COVID19가 촉발한 미디어 이용행태의 변화와 시사점’ 리포트 일부. ⓒ닐슨

뉴스이용시간은 증가했다. 이는 코로나19 관련 정보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탓도 있지만 전국적으로 뉴스특보 편성이 증가한 결과이기도 하다. 특히 대구·경북에서 지상파를 중심으로 특보 체제가 자주 가동됐다. 지난 3월9일 주차에서 대구지역 지상파의 뉴스 방영횟수는 96회였고, 수도권지역 지상파 뉴스 방영횟수는 60회였다. 지상파3사 메인뉴스 시청률은 코로나19 기간 중 모두 증가했다. 

모바일 내 포털사이트 뉴스미디어 카테고리 이용자수도 직전 3개월 평균에 비해 코로나 기간(2월~4월) 동안 평균 4% 늘었고 평균 이용시간은 24% 늘었다. 포털 카테고리도 평균 이용시간이 18% 증가했다. 

코로나19 국면 모바일 디바이스에서 ‘YTN 뉴스특보’는 TOP 콘텐츠로 떠올랐다. 모바일TOP10 총시청시간 순위(지난 2월~4월 기준)에서 ‘YTN뉴스특보’는 TV조선 ‘미스터트롯’(2위)과 MBC ‘뉴스데스크’(4위), JTBC ‘부부의세계’(5위)를 제치고 2만8607만분으로 1위를 기록했다. 이와 관련 YTN 고위관계자는 “YTN은 지난 1월부터 가장 빠르게 특보 체제로 전환해 코로나19 관련 뉴스를 제공하고 있다. 상반기 YTN 시청률은 2배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리포트는 “모든 연령대에서 뉴스소비가 증가하고, TV 방송의 기본기능(재난방송)이 재확인됐다”며 “코로나19 시대의 새로운 TV시청 경향은 점진적 감소와 증가가 계절과 무관하게 나타날 것으로 판단된다”고 전망했다. 확진자가 줄어들면 야외활동이 늘어나며 TV시청이 줄겠지만, 다시 확진자가 늘어 ‘위기국면’이 오면 시청시간이 증가하는 식이다. 이 과정에서 스마트폰 이용자는 YTN 등 방송뉴스 속보나 특보를 우선적으로 선택할 가능성이 높다. 

▲게티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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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국면 모바일 플랫폼의 승리자, 넷플릭스 

모바일 총이용시간 역시 전년도 2월~4월 대비 증가했는데, 특히 동영상과 방송 시청시간이 무려 34.1% 증가했다. 모바일 이용서비스에서는 팬데믹 직전 3개월 대비 성장률을 확인한 결과 생활과 밀접한 언택트 서비스의 이용 트래픽이 가장 높은 성장을 보였다. 대표적인 서비스가 배달·온라인쇼핑·전자상거래 등이다. 재택근무와 개학연기 등으로 여가시간이 늘며 유튜브나 넷플릭스 등을 통한 영상 콘텐츠 소비도 늘었다. 

리포트는 “모바일 영상 사업자 중 넷플릭스를 주축으로 한 SVOD 사업자는 1월 대비 4월 이용자수 47%, 이용시간 49%가 증가했다”고 밝혔다. 반면 웨이브나 티빙 등 국내 OTT는 같은 기간 이용자 수 증감률이 2% 내외였다. 트위치나 아프리카TV 같은 라이브방송의 경우 1월 대비 4월 이용시간이 13% 증가했다. 리포트는 “개인 맞춤형 구독 플랫폼을 경험한 이용자들의 Lock-In 현상으로 (OTT) 산업 규모는 확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넷플릭스가 집 안에서 극장의 역할을 했다면, 야외에서의 대표적 미디어 경험인 영화 관람은 코로나19 국면에서 급감하며 업계가 붕괴 직전이다. 지난 1월 수도권 극장 관람객 수는 약 365만명이었으나 4월에는 33만명, 5월에는 44만명에 그쳤다. 대구·경북 극장 관람객 수는 지난 1월 49만명에서 4월 8000명대를 기록했다. 앞서 영화 ‘사냥의 시간’이 극장 개봉을 포기하고 넷플릭스에서 개봉한 사례는 상징적이다. 

리포트는 “COVID19로 발생한 미디어 이용행태변화는 아직도 현재진행형이며, 변화의 양상을 예측하는 것은 시기상조”라고 전제하며 “사회적 거리두기에 따른 외부활동 자제로 모든 연령의 미디어 이용시간이 증가하고 있어 전 연령대를 아우르는 가족형 콘텐츠와 서비스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또 “늘어난 재택시간에 따라 미디어 이용의 주요공간으로 ‘집’에 대한 인식과 서비스 전략 구성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번 리포트는 2018년 1월부터 지난 5월까지 모바일 패널 9000명, PC패널 1만2000명, TV패널 4170가구를 대상으로 이용행태 및 시청률 데이터를 조사한 결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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