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월 뉴스타파 보도로 처음 알려진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프로포폴 상습 투약 의혹’에 새로운 목격자가 나타났다. 이 목격자는 병원장 측으로부터 증거인멸 지시를 받았고 뉴스타파 보도 이후 돈을 받았으며 돈의 목적이 입막음용이었다고 폭로했다. 그러나 사안의 중대성에 비해 관련 기사량은 예상대로 턱없이 적었다. 삼성의 ‘사주 리스크’와 관련해 삼성의 공식 입장이 나올 때까지 ‘침묵’을 지키는 것은 언론의 일상이 됐다. 

뉴스타파의 지난 19일과 22일자 보도에 따르면 이재용 부회장이 프로포폴을 상습 투약한 곳으로 지목된 서울 강남 성형외과에서 5년간 일했던 직원 A씨는 “병원 동료가 이재용 부회장 한남동 자택으로 프로포폴을 챙겨 가는 장면을 직접 목격했고, 이를 사진으로 찍었다”고 증언했다. 또 자신이 병원에 근무할 당시 “프로포폴 투약을 위해 병원을 방문한 이재용 부회장을 여러 차례 목격했다”고 밝혔다.

A씨는 지난 5월12일 마약류관리법 위반 등으로 기소된 병원장 등 관련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했다. A씨는 “병원장 김씨에게서 지난 1월부터 매달 2400만 원의 돈을 받았고, 직원 5명이 이를 나눠 가졌다”고 증언했다. 보도에 따르면 A씨는 “원장이 (저희가) 퇴직금 받고, 실업급여 받고 있는데 저희에게 돈 줄 이유는 없다. 돈을 준 이유가 뭐겠나. 이재용 부회장 관련 뉴스타파 기사가 터지고 나니까 입막음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뉴스타파 보도화면 갈무리.
▲뉴스타파 보도화면 갈무리.
▲뉴스타파 보도화면 갈무리.
▲뉴스타파 보도화면 갈무리.

이런 가운데 뉴스타파는 “성형외과 원장 측 변호인이 직원들에게 증거인멸을 시켰다는 증언이 나왔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A씨는 “병원장 측 변호인이 ‘이재용 부회장 한남동 자택 불법 출장 목격 사진을 삭제하라’고 지시했다”고 주장했다. 변호인측은 뉴스타파 보도가 사실과 다르다며 법적 대응 하겠다고 밝힌 상황이다. 정황상 지난 5월까지 직원 5명에게 1억 원 넘게 들어갔을 ‘돈의 출처’를 의심하기에는 충분하다. 

뉴스타파에 따르면 A씨는 지난해 8월26일, 병원에서 프로포폴을 빼돌려 어딘가로 가는 병원 실장 신아무개씨를 미행했던 당사자다. A씨는 이날 병원 동료 직원 2명과 함께 남자친구 차로 이동하는 신씨를 미행했고, 서울 한남동 이재용 부회장 집 근처에서 내리는 신 씨를 목격했다. A씨는 “병원에 있는 프로포폴이 자꾸 없어지는 걸 알아서 우리끼리 신 씨를 따라간 것”이라고 했다. 

A씨는 “처음에는 술집에 일하는 애들에게 주사를 놔주는 줄 알았지만 신씨를 따라가 보니까, 이재용 부회장 집이었다. 그때 증거 사진을 찍어서 원장 김 씨에게 보냈다”고 주장했다. 이 같은 뉴스타파 보도를 인용 보도한 곳은 23일 오후 6시 기준 인터넷매체 민중의소리와 고발뉴스 두 곳이 전부다. 앞서 뉴스타파는 신씨의 전 애인 공익제보를 통해 지난 2월 이재용 부회장의 프로포폴 불법투약 의혹을 보도했으나, 언론은 삼성의 해명을 무비판적으로 전하는데 그쳤다.  

한편 23일 이재용 부회장이 경기도 수원에 위치한 생활가전사업부를 찾아 사장단 회의를 갖고 ‘위기 극복’ 의지를 다졌다는 기사는 오후 6시 현재 184건(포털사이트 네이버 기준) 쏟아졌다. 중앙일보 기사 제목은 “52번째 생일날도 현장 간 이재용, 세탁기 앞에 쪼그려 앉았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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