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인 경찰이 가혹행위로 비무장 흑인을 숨지게 한 ‘조지 플로이드’ 사건으로 전미에서 시위가 격화하자 유튜브가 연대 뜻을 표하며 100만 달러 기부 의사를 밝혔다. 그러나 온라인에선 인종차별 반대 운동 진영을 비롯한 누리꾼 반발이 쏟아졌다. 유튜브가 그간 백인우월주의 극우 콘텐츠 확산을 방조하거나 유도하는 정책을 고수해왔다는 지적이다.

유튜브는 지난달 30일(현지시각) 계정 사진을 흑백으로 바꾸고 입장문을 통해 “우리는 인종차별과 폭력에 대한 대항에 연대한다. 우리 공동체 구성원이 아파할 때 우리 모두 아프다. 우리는 사회 불의를 해결하려는 노력에 100만 달러를 지원하기로 선언한다”고 밝혔다. 이튿날엔 27초짜리 자막 영상을 유튜브에 올려 “함께한다면, 인종 불평등을 끝낼 수 있다”며 “유튜브와 함께 미국 치안 평등 센터(Center for Policing Equity) 기부에 동참해달라”고 밝혔다.

▲유튜브는 지난달 30일(현지시각) 계정 사진을 흑백으로 바꾸고 인종차별 반대 운동에 기부 뜻을 밝혔다. 유튜브 페이스북 페이지
▲유튜브는 지난달 30일(현지시각) 계정 사진을 흑백으로 바꾸고 인종차별 반대 운동에 기부 뜻을 밝혔다. 유튜브 페이스북 페이지

조지 플로이드 사망 사건이 촉발한 거센 규탄 움직임을 지지하고 나선 행보인데, 유튜브의 입장 발표는 오히려 온라인에서 ‘위선’이라는 질타를 받았다. 누리꾼과 외신들은 유튜브가 그간 극우 인종주의나 백인우월주의 콘텐츠를 추천하거나 유통을 허용하는 플랫폼 정책을 고수해왔다고 지적했다.

비즈니스 인사이더는 지난달 30일 “유튜브는 플랫폼 사이에서 극우 급진화를 억제하는 데 특히 서투른 것으로 악명 높다”고 지적했다. 

유튜브는 지난해 6월 극우 급진화 비판 끝에 백인우월주의나 나치를 옹호하거나 홀로코스트 학살, 샌디훅 총기 난사 사건 등을 부인하는 콘텐츠와 계정을 삭제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전 KKK 리더인 데이비드 듀크나 백인우월주의자 리처드 스펜서 같은 대표 극우 인사 계정과 콘텐츠가 여전히 유통되고, 극우 콘텐츠를 유포하는 계정을 삭제한 뒤 별다른 이유를 밝히지 않고 이의신청을 받아들이는 등 실효성이 없다는 지적을 받았다.

스완지 대학 연구팀은 지난해 유튜브의 개인화 추천 알고리즘이 극우 성향 콘텐츠 영상 시청을 유도하도록 설계돼 극우(알트-라이트) 성향 소셜 커뮤니티 ‘갭’과 미국 최대 인터넷 커뮤니티 ‘레딧’보다 극우 콘텐츠를 자주 추천한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하기도 했다.

▲사진=getty images
▲사진=getty images

유튜브가 입장을 밝힌 페이스북 페이지 댓글란엔 누리꾼의 쓴소리가 이어졌다. 한 댓글은 “좋은 제스처이지만 말이나 돈보다 행동이 더 크게 말한다”고 썼다. 이 밖에 “아니, 유튜브는 그렇지 않다. 유튜브는 기업이고, 돈과 연대한다”, “연대는 인정하는데, 1년 중 나머지 364일 동안 우리 형제와 자매들에 대한 지지는 어디 있느냐” 등 비판 반응이 주를 이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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