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성제 MBC사장이 최근 “MBC도 수신료를 받아야 한다”고 주장한 가운데, MBC 한 고위관계자가 “수신료만큼 원하는 것은 직접 광고영업”이라고 밝혔다. 

MBC는 39년 전 KBS·MBC 독점체제에 등장한 코바코(한국방송광고진흥공사) 시스템이 독과점 붕괴와 함께 수명이 다했으며, 타 방송사와의 광고 결합판매 시스템이 공정거래 위반 소지가 있다는 입장이다. MBC는 2011년 미디어렙(방송광고판매대행)법 논란 당시에도 직접광고영업을 위한 자사 미디어렙을 주장했다. 자사렙을 주장하던 당시 전국언론노조 MBC본부와 전국언론노조가 입장 충돌로 갈등을 빚기도 했다. 직접광고영업은 MBC의 ‘숙원’이다. 

SBS와 종합편성채널은 자사 미디어렙을 통해 직접 광고영업을 하지만 MBC는 코바코에 광고영업을 위탁해야 한다. MBC관계자는 “직접 광고영업이 가능한 MBC플러스의 경우 지난해 광고매출액만 1130억원이었다”며 역차별을 호소한다. MBC 공영미디어렙에서는 지역MBC 16개사, CBS·평화방송·YTN라디오 등 7개사의 광고를 의무적으로 결합 판매해야 한다. MBC는 미디어렙 결합판매비율(2019년 기준)도 9.87%인데 SBS는 9.12%, KBS2TV는 2.54%여서 가장 불리하다는 입장이다. 

▲서울 상암동 MBC사옥.
▲서울 상암동 MBC사옥.

지난달 7일 MBC의 방송학회 발제문에 따르면 1000만 원짜리 광고를 받을 경우 지역MBC에 내는 지역전파료, 코바코에 내는 수수료, 방통위에 내는 방송발전기금을 빼면 MBC의 순수익은 612만1247원인데 SBS는 650만3223원, KBS2TV는 813만7900원이 남는다는 게 MBC 주장이다. 이런 상황에서 광고주들은 △광고 단가 대비 비효율 △코바코 영업력 부족 △기업의 자체 홍보 채널 구축 등을 이유로 점점 MBC에 광고를 집행하지 않는다는 설명이다. 

이렇듯 MBC는 민영방송과 광고영업 과정에서 차별받는 가운데, KBS·EBS 등 ‘공영방송’ 사이에서도 차별받고 있다고 주장한다. MBC에 따르면 방송발전기금 징수율(2019년 기준)에서 MBC는 매출대비 3.87%, KBS는 2.62%, EBS는 0.38%다. 이에 따라 MBC는 106억, KBS는 87억, EBS는 1억2000만원의 방발기금을 냈다. 동시에 MBC는 방발기금 직접지원대상에서 제외되며 2020년 직접 지원금액이 0원이었지만 KBS는 175억, EBS는 306억의 지원금(방발기금+방통위 직접지원)을 받았다는 설명이다. 무엇보다 2018년 KBS가 6595억, EBS가 180억 규모의 수신료를 받았다. 

박성제 MBC 사장이 “MBC가 공영방송과 민영방송의 모호한 정체성 사이에서 자사에 유리한 것만 선택하는 이기적인 줄타기를 하고 있다는 오해가 팽배하다”고 주장한 배경이 여기 있다. MBC는 코바코를 통해 방송광고 판매를 공영미디어렙에 위탁하고 있는 것이야말로 MBC가 공영방송이라는 근거로 보고 있으며, ‘양쪽에서의 차별’ 중 어느 한쪽의 차별을 해소하는 것이 시급하다는 입장이다. MBC 관계자는 “코바코 직원 고용 승계 방식으로 코바코 해체에 따른 불안감을 해소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코바코 해체는 곧바로 종교·지역 등 중소방송사의 반발로 이어지는 이슈여서 수신료 인상만큼 업계 파급력이 적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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