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한미군이 전국 각 기지에 세균전 부대 인력을 배치하려는 정황이 파악됐는데도 지역언론이 침묵하는 것에 비판이 제기된다.

경남민주언론시민연합(경남민언련)은 29일 “미군 세균전 실험에 지역언론은 무엇을 하는가”란 성명에서 주한미군의 세균전 부대 배치 의혹을 보도하지 않은 언론을 비판했다. 

경남민언련은 “바이러스와 세균이라는 말만 나와도 국민들은 경기를 하는 마당에 미군부대에서 세균 실험을 한다는 것은 국민 안전에 심각한 위협이 될 수 있는 사안”이라며 “지역에 중대한 사안을 전혀 보도하지 않았다는 것은 지적받아 마땅하다”고 주장했다. 

27일 연합뉴스, 28일 뉴스1(뉴스1코리아)과 오마이뉴스 등 보도를 보면 주한미군 세균실험 프로그램인 ‘센토’의 지휘소를 위탁·운영하는 연구소 바텔에서 지난 3월 주한미군 기지에서 일할 실험요원을 모집했다. 

미국 한 취업사이트에 올라온 바텔 채용 공고를 보면 부산, 대구, 서울, 동두천, 창원시 진해구 등이 근무지였다. 임무는 센토 체계를 활용한 정보수집과 감시였다. 

▲ 경남민언련은 지역언론에서 주한미군의 세균전부대 배치 의혹을 보도하지 않은 것을 비판했다. 사진=pixabay
▲ 경남민언련은 지역언론에서 주한미군의 세균전부대 배치 의혹을 보도하지 않은 것을 비판했다. 사진=pixabay

센토는 주한미군의 생화학 프로그램인 ‘주피터 프로그램’을 계승한 프로그램으로 알려졌다. 지난 2011년부터 계획한 주피터 프로그램에 따라 오산기지, 용산미군기지, 군산미군기지에 생화학 실험실을 설치했는데 이 프로그램을 주도한 이매뉴얼 박사는 언론 인터뷰에서 “한국은 실험하기 가장 좋은 나라”라고 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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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진보단체, 민중당 경남도당 등은 진상규명을 촉구했다. 28일 경남도청 기자회견에서 “진해 함대지원 부대가 어떤 세균전 부대인지 사령관은 진실을 밝히고 즉시 나가라”고 했다. 민중당 경남도당은 “미군은 지금껏 이 땅에서 제멋대로 세균 실험을 벌여왔다”며 “2015년 탄저균을 밀반입하다 적발됐으며 지난해도 거짓으로 일관하다 세균 샘플 반입을 실토했다”고 지적했다. 

경남민언련은 “뉴스1·오마이뉴스 등을 제외하고 경남지역 일간지와 방송사에선 이 내용을 전혀 찾아볼 수 없다”며 “미군이기에 어쩔 수 없다는 게 언론의 판단이 아니라면 여론화하는 게 지역언론의 당연한 책무인데 무슨 연유인지 몰라도 지역언론이 외면한 건 부끄러운 일”이라고 비판했다. 

경남민언련은 “코로나19로 경남 등 전 국민이 피해를 보고 사회·경제 전반에 심각한 피해를 주는 마당에 미군이 한국에서 세균 실험을 강행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했다는 건 언론이 당연히 보도해줘야 마땅하다”며 “매년 주한미군에 직간접으로 지원하는 수조원 예산을 코로나19보다 치명적인 세균전 실험으로 불확실성을 야기하는 행위는 마땅히 비판받아야 하며 지역언론은 반대여론을 형성하는 게 당연하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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