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널A 기자들이 ‘신라젠 사건 정관계 로비 의혹’ 취재 과정을 자체 조사하면서 진상규명 과정과 결과 등을 기자들에게 공유하지 않고 배제했다며 사측을 비판했다.

한국기자협회 채널A지회(회장 김종석)는 29일 오후 성명에서 “지난 25일 진상조사 보고서가 공개됐다”며 “소속 기자가 취재 윤리를 위반한 것에 동료로서 깊은 책임을 통감한다. 그동안 취재 관행을 되돌아보는 계기로 삼아 이슈 선정, 인터뷰, 보도 방식 등 전 과정을 개혁할 것이다. 이를 위해 사측이 내놓은 윤리에디터 및 TF와는 별도로 채널A지회 차원의 TF를 구성할 계획”이라고 했다.

▲서울 종로구 동아미디어그룹 사옥. 사진=김도연 기자.
▲서울 종로구 동아미디어그룹 사옥. 사진=김도연 기자.

진상조사 과정부터 결과 발표까지 기자들은 회사에 유감을 표했다. 채널A지회는 “사내 진상조사 과정과 진상조사 보고서가 외부에 공표되기까지 현장 기자들로 구성된 채널A지회를 배제한 사측에 깊은 유감을 표한다”고 밝혔다.

사측이 보관하던 이동재 기자의 휴대전화와 노트북 등 취재 도구를 본인 동의 없이 검찰에 제출한 사실도 비판했다. 채널A 고위 관계자들은 지난 14일 서울 그랜드하얏트호텔에서 이 기자 취재 물품을 검찰 관계자에게 임의로 넘겼다.

채널A지회는 “취재원 보호라는 언론의 기본적 사명을 지키기 위한 보도본부 기자들의 2박3일간 노력이 무색하게 본인 동의 절차 없이 휴대전화와 노트북 등 취재 물품을 검찰에 넘긴 사측 행동은 납득할 수 없다”고 꼬집었다.

▲서울중앙지검 형사1부는 지난달 28일 오전 서울 종로구 동아미디어그룹 본사를 압수수색 했다. 채널A 기자들은 검찰의 압수수색에 반발하며 2박3일간 현장 대치했다. 사진=채널A 노동조합 제공.
▲서울중앙지검 형사1부는 지난달 28일 오전 서울 종로구 동아미디어그룹 본사를 압수수색 했다. 채널A 기자들은 검찰의 압수수색에 반발하며 2박3일간 현장 대치했다. 사진=채널A 노동조합 제공.

‘꼬리 자르기식’ 태도도 비판했다. 채널A지회는 “이번 사태가 특종과 단독 보도에 대한 심리적 압박 속에서 발생했다는 구조 문제를 깊이 있게 점검해야 한다고 판단한다. 단순히 개인 일탈로 규정하려는 움직임도 경계할 것”이라고도 썼다.

채널A지회는 “MBC가 이번 사태를 보도한 과정에 대한 의구심도 제기되고 있다. 채널A지회는 검찰이 이번 사건이 정파 논리에 왜곡되지 않도록 균형 있게 수사를 진행할 것을 촉구한다”고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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