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긴급재난지원금 지급 이후 한우와 삼겹살 매출이 늘었다는 소식 등을 보고 가슴이 뭉클했다고 털어놨다. 코로나19의 위협이 두렵지만 일상을 멈출 수 없다면서 학생들의 이번 등교개학이 생활방역 성공 여부의 시금석이라고도 했다.

문 대통령은 26일 오전 청와대 여민관 영상회의실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이같이 밝혔다. 특히 긴급재난지원금 관련, 그는 “사상 최초로 정부가 국민에게 지원한 긴급재난지원금이 국민들께 큰 위로와 응원이 되고 있어 매우 기쁘다”고 말했다. 골목상권과 소상공인들에게도 실질적으로 도움이 됐다는 주장이다. 대통령은 재난지원금이 소비로 이어져 소상공인 매출 감소폭이 둔화됐고, 카드 매출은 작년 수준을 회복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소비 진작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는 점을 들어 문 대통령은 “국민들이 어려운 국민 경제에 보탬이 되기 위해 재난지원금을 적극적으로 소비해 준 덕분”이라고 격려했다. ‘재난지원금이 모처럼 소고기 국거리를 사는데 쓰였고, 벼르다가 아내에게 안경을 사줬다’는 보도 내용을 들어 문 대통령은 “특히 한우와 삼겹살 매출이 급증했다고 한다”며 “경제 위축으로 허리띠를 졸라매었던 국민들의 마음이 와 닿아서 가슴이 뭉클하기도 한다”고 감격해했다. 그는 “재난지원금이 힘겨운 사람들 마음을 따뜻하게 덥혀주고 있는 것 같아서 보람을 느낀다”고 표현했다.

기부한 국민을 두고도 문 대통령은 특별히 감사를 드린다며 국민들이 마련한 기부금이 고용보험기금으로 환입돼 어려운 국민들의 고용 안정과 실업급여 등 일자리가 절실한 분들을 위해 꼭 필요한 곳에 쓰인다고 했다. 그는 “결국은 일자리인데, 지금과 같은 비상 상황에서는 정부의 재정만으로 감당하기 어렵다”며 “국민 여러분의 기부가 일자리를 지키거나 일자리를 잃은 분들에게 큰 힘”이라고 평가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26일 오전 청와대 여민관 영상회의실에서 국무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26일 오전 청와대 여민관 영상회의실에서 국무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연합뉴스

 

생활방역의 필요성을 재차 강조하기도 했다. 문 대통령은 “코로나19의 위협이 두렵지만 우리의 일상을 멈춰 세울 수 없다”며 “산발적인 집단 감염이 보여주듯이 코로나19가 완전 종식될 때까지 우리는 감염의 위험에 항상 노출되어 있고, 그 위험은 백신이 개발 때까지 지속될 수도 있다”고 했다. 대통령은 “그러나 우리의 방역 역량과 축적된 경험으로 볼 때 우리는 새로운 일상을 충분히 감당해낼 수 있다고 믿는다”며 “다만 방역에 대한 끊임없는 주의가 필요할 뿐”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최근 집단 감염이 주로 발생하고 있는 고위험 시설에 보다 엄격한 방역 수칙을 적용하고, 관계 부처와 지자체의 합동 점검을 강화하여 집단 감염의 재발을 막겠다”고 했다.

그러나 이태원클럽 발 감염기세가 지속되는 상황에서 지난주부터 시작된 유초중고교 순차 등교 개학의 불안감도 나왔다. 대통령은 순차적인 등교 개학을 두고 “불안이 가시지 않은 상황 속에서 아이들을 학교에 보내는 부모님들의 무거운 마음을 잘 알고 있고, 정부의 마음도 같다”며 “오랫동안 미루다가 시행되는 등교 개학이야말로 생활방역의 성공 여부를 가늠하는 시금석”이라고 말했다. 학교 안팎의 방역에 소홀함이 없어야 하고, 노래방, PC방 등 감염 사례가 많이 발생하고 있는 다중이용시설에 정부와 지자체도 방역 조치에 최선을 다하겠지만 학생들도 서로의 안전을 위해 다중이용시설 출입에 특별한 주의를 기울여달라고 당부했다. 그는 학교에서 확진자나 의심증상자 발생시 매뉴얼에 따라 비상대응 체계가 신속히 가동되고, 미비한 점이 있다면 즉시 개선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등교 수업과 원격 수업을 병행함에 따라 발생할 수 있는 돌봄 공백을 최소화하는 데에도 전력을 기울이겠다고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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