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와서 신천지를 나간다고 뭐가 달라질까. 이런 자포자기 심정이었다.” 신천지에서 5년간 활동하다가 전도팀장까지 맡고 지난해 탈퇴한 박형민씨가 광주MBC 유튜브 채널에 출연해 이같이 말했다.

신천지 교인 간의 코로나19 감염이 사회적 논란을 불렀다. 광주는 신천지 교인 중 상당수가 밀집해 있는 곳이다. 광주MBC는 광주에서 신천지 교인 생활을 하다가 탈퇴한 증언자들을 인터뷰해 7편에 걸쳐 공개했다. 1편 영상은 조회수 44만회를 기록했다. 그만큼 관심이 뜨거웠다.

▲광주MBC는 지난 3월13일부터 신천지 광주 베드로지파 탈퇴자들의 증언 인터뷰 영상을 유튜브채널에 공개했다. 사진=광주MBC 유튜브채널화면 갈무리.
▲광주MBC는 지난 3월13일부터 신천지 광주 베드로지파 탈퇴자들의 증언 인터뷰 영상을 유튜브채널에 공개했다. 사진=광주MBC 유튜브채널화면 갈무리.

‘지역밀착형 콘텐츠.’ 광주MBC의 유튜브 운영 방식이다. 지난해 5·18 민주화운동 39주기를 맞아 유튜브 39시간 라이브 방송을 진행했고, 특집 다큐멘터리 콘텐츠도 만들었다. 프로야구 개막 전에는 해태 타이거즈 관련 아카이빙 영상 등도 선보였다.

광주MBC는 메인 유튜브 채널인 ‘광주MBC’와 버티컬 채널 ‘얼씨구TV’와 ‘트로트 맛집-국민의뽕짝’, ‘Real Music 난장’ 등을 합쳐 23만여명의 구독자를 보유하고 있다.박병규 광주MBC 스마트미디어단장이 총괄 기획을 맡고 있다. 지난 4일 박병규 단장과 이야기를 나눴다.  

-메인 유튜브 채널 구독자가 9만여명이다.

“2019년 2월만 해도 구독자가 2만명이 채 안 됐다. 본격적으로 채널을 운영해보자고 마음먹었다. 6~7만명으로 늘기 시작하더니 9만 명까지 늘었다. 광주MBC 유튜브 채널은 ‘다큐 콘텐츠’가 성장 동력이었다. 지난해 5·18 민주화운동 39주년을 맞아 ‘광주MBC 5·18 특집’ 시리즈를 기획했다. 노무현·김대중 대통령 서거 10주년을 맞아 ‘김대중 대통령 서거 10주기 추모특집-그를 다시 기억하다’ 등 다큐 콘텐츠를 만들었다. 반응이 좋았고 자연스레 구독자 상승으로 이어졌다.”

-지역밀착 콘텐츠를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하나?

“그럴 수밖에 없다. 지역방송으로서 원 콘텐츠 소스가 광주, 전남 소식이다. 일단 메인채널인 광주MBC 채널에서는 광주 관련 사회적 이슈, 다큐 콘텐츠 등을 주로 만든다. 버티컬 채널이자 지역 특색이 강점인 채널은 얼씨구TV. 트로트 맛집-국민의뽕짝 등이다. 이 채널들은 판소리나 국악 콘텐츠들을 주로 제작하는데 광주 전남이 아니면 할 수 없는 콘텐츠들이다.”

- ‘신천지 광주 베드로지파 탈퇴자 증언 모임’ 인터뷰 영상 반응이 좋았다.

“광주MBC가 만든 독점 영상이다. 신천지에 광주 베드로지파가 상당 부분 차지하고 있다고 안다. 신천지 탈퇴자들이 직접 얼굴을 드러내고 4~5편 인터뷰하는 콘텐츠가 많지 않다. 신천지에서 비교적 최근에 탈퇴한, 젊은 학생들을 인터뷰한 영상은 광주MBC 말고 없다. PD수첩에 탈퇴자 인터뷰가 잠깐 나오긴 했는데 PD수첩은 콘텐츠 파워가 있으니 조회수가 100만~200만 쉽게 나온다. 당사자를 길게 인터뷰한 경우는 광주MBC가 독점적이라 반응이 좋았던 것 같다.”

▲광주MBC 유튜브 채널이 '옛날 야구 여행, 전설의 타이거즈'라는 주제로 과거 아카이빙 영상을 제공하고 있다. 사진=광주MBC 유튜브채널 화면 갈무리.
▲광주MBC 유튜브 채널이 '옛날 야구 여행, 전설의 타이거즈'라는 주제로 과거 아카이빙 영상을 제공하고 있다. 사진=광주MBC 유튜브채널 화면 갈무리.

-해태 타이거즈 시절을 소개한 야구 콘텐츠도 인기가 좋다.

“올해 아카이빙 콘텐츠들이 주목받고 있다. 반응이 좋다. 올해 초부터 ‘전설의 타이거즈’라는 섹션을 운영하고 있다. 야구 시즌을 대비해 해태 타이거즈 선수들이 나온 광주일고(광주제일고), 광주상고(현 광주동성고), 광주진흥고 등 과거 영상을 중심으로 아카이빙 콘텐츠를 매주 두 개 이상 만들고 있다. 기존 메이저 채널과 KBO 중심의 중계권에 접근할 수 없어서 광주MBC가 갖고 있는 오래된 야구 콘텐츠를 활용하기로 했다.”

-1996년 제작한 진도 진돗개 아카이빙 영상은 왜 인기인가?

“보면 안다. 지금은 그렇게 제작하려고 해도 할 수 없는 영상이다. 보기 드문 영상이라 독점적이다. 1996년 제작한 다큐멘터리를 갖고 재가공해 콘텐츠를 만들었다. 지난 3월 ‘진짜 사냥 장면 포착! 멧돼지 참교육시키는 용맹한 진돗개’라는 제목의 영상 조회수가 33만회를 넘었다.”

▲광주MBC는 2015~2016년 즘 메릴랜드 주지사의 부인인 유미 호건 여사를 인터뷰했다. 최근 한국이 메릴랜드에 코로나19 검사 진단 키드를 공급하면서 이 영상이 화제가 됐다. 사진=광주MBC 유튜브채널 화면 갈무리.
▲광주MBC는 2015~2016년 즘 메릴랜드 주지사의 부인인 유미 호건 여사를 인터뷰했다. 최근 한국이 메릴랜드에 코로나19 검사 진단 키드를 공급하면서 이 영상이 화제가 됐다. 사진=광주MBC 유튜브채널 화면 갈무리.

-메릴랜드 주지사 부인인 나주 출신 유미호건 여사 인터뷰도 화제다.

“맞다. 조회수가 74만회다. 2015~2016년 즈음 메릴랜드 주지사의 부인인 유미 호건(Yumi Hogan) 여사를 인터뷰했다. 광주MBC가 메릴랜드까지 가서 인터뷰하고 왔는데 별 반응이 없었다. 하지만 최근 한국이 메릴랜드에 코로나19 검사 진단 키트를 제공하면서 올해 당시 인터뷰 영상을 올렸더니 인기를 얻었다. 조회수 가운데 30~40%는 미국에서 시청했다.”

-얼씨구TV 콘텐츠 포맷을 광주MBC 정규 프로그램으로 편성한 이유는?

“얼씨구TV는 지난해 8월 시작했다. 구독자가 4만명이다. 오랫동안 국악 프로그램을 광주MBC가 해왔는데 한동안 중단된 상태였다. 갖고 있는 아카이빙 자료로 콘텐츠를 만들었다. 송가인, 트로트 열풍 등과 관련이 있다. 국악 출신 트로트 스타들이 성장하면서 반응이 좋았다. 매주 1회 제작을 2회로 늘렸다. 유튜브 채널에서 제작한 콘텐츠가 인기가 좋아서 광주MBC 정규 프로그램에 ‘얼씨구당’이라는 이름으로 편성했다. 공연 프로그램이 아닌 국악 토크쇼다. JTBC 와썹맨이나 워크맨처럼 웹에 올리는 콘텐츠로 만들었는데, 정규 프로그램으로 편성됐다. 미디어 환경 변화에 따른 크로스 미디어 제작 사례다.”

▲광주MBC는 버티컬 채널 얼씨구TV를 운영하고 있다. 얼씨구TV에서 운영한 콘텐츠가 인기를 얻자 해당 콘텐츠를 광주MBC 정규 프로그램 편성했다. 사진=광주MBC 유튜브채널 화면 갈무리.
▲광주MBC는 버티컬 채널 얼씨구TV를 운영하고 있다. 얼씨구TV에서 운영한 콘텐츠가 인기를 얻자 해당 콘텐츠를 광주MBC 정규 프로그램 편성했다. 사진=광주MBC 유튜브채널 화면 갈무리.

-‘트로트 맛집-국민의뽕짝’ 구독자는 7만여명이다.

“이 채널 역시 트로트 열풍 속에서 성장했다. 그 원천은 지역 MBC ‘가요베스트’라는 프로그램이다. 유산슬도 출연한 적 있다. 가요베스트라는 원천 콘텐츠로 아카이빙 콘텐츠를 만들었다. 지역 MBC는 이런 프로그램을 10년 이상해 트로트 콘텐츠들이 많다. TV조선도 이런 원천 콘텐츠는 없을 것이다.”

-광주MBC는 오리지널 콘텐츠 제작에 관심이 많다.

“최근 광주MBC가 OTT나 IPTV, 유튜브 등 디지털 플랫폼에 콘텐츠를 제공하기 위해 한국전파통신진흥원 후원을 받으려고 공모에 지원했다. 공모에 당선돼 1억원 이상 제작 지원을 받았다. ‘한평의 삶’이라는 제목의 영상 콘텐츠를 만들 것이다. 10분 내외로 숏폼 형태로 계획하고 있다. ‘나혼자 산다’와 공간 다큐멘터리가 합쳐진 형태로 선보일 계획이다. 오리지널 콘텐츠니까 전국 단위를 대상으로 기획한다.”

-지역 언론사에서 유튜브 채널을 운영하면서 드는 고민은?

“어느 곳이나 마찬가지지만 제작비다. 제작 환경이 좋지 않다. 아카이빙 콘텐츠가 아닌 오리지널 콘텐츠를 시도해야 하는 데 만만치 않다. 그래서 ‘한평의 삶’을 제작하는 것에 큰 의미가 있다. 결국은 오리지널 제작, 즉 기획 싸움이다.”

-팀은 어떻게 운영되나?

“현재 PD는 지상파 PD 출신 3명이다. 물론 같이 일하는 매니저도 5명 있다. ‘한평의 삶’ 오리지널 콘텐츠 제작을 위해 어려운 환경 속에서 디지털 콘텐츠 PD 1명을 정규직으로 채용한다. 6월1일부터 함께 일한다. 총 9명이 함께 일하게 된다.”

-구독자층 어떻게 구성됐나?

“채널마다 다르다. 메인 채널은 시사다큐 콘텐츠가 주를 이루다 보니 40대 이상이 70~80%, 남성이 65%다. ‘얼씨구당’도 비슷하다. ‘Real Music 난장’이라는 버티컬 채널은 10년 넘게 운영했다. 그곳 콘텐츠는 젊은 인디밴드를 대상으로 지상파에서 제작했던 콘텐츠를 가공한 것이라 10~20대가 주 독자층이다.”

-그동안의 성과를 평가한다면?

“이 정도 갖고 자랑하긴 부끄럽지만 의미를 부여하자면 광주MBC 자료실에 잠자고 있던 콘텐츠를 세상에 선보였다. 지상파 방송 권역이 아닌 전 세계에서 볼 수 있게 만들었다는 데 의미가 있다. 1차 목표는 이뤘다고 생각한다.”

- 더 성장할 거라 판단하나?

“엄청 열심히 해야 한다. 밤낮 가리지 않고. 지역에 대한 지원이 필요하다. 기울어진 운동장의 기울기를 평평하게 맞추려면 정부 지원밖에 없다. 지역방송이 존재해야 하는 이유는 법에도 있다. 지역 언론으로서 역할을 제대로 할 수 있게 도와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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