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일보가 보수 유튜버들이 주장하는 4·15 총선 부정선거 의혹 차단에 나섰다.

보수 유튜버들과 일부 커뮤니티에서는 더불어민주당과 미래통합당 득표율(군소정당 제외 수치)이 수도권에서 모두 63%대와 36%대라며 정부의 조작 가능성을 제기했다. 투표 결과에 승복 못하는 세력이 선거 후 제기하는 음모론이다.

조선일보는 18일 팩트체크 코너에서 “여야 사전투표 득표 비율이 서울·인천·경기 모두 같다?… ‘거짓’”이라는 제목으로 이 같은 주장을 기각했다.

▲ 조선일보는 18일 팩트체크 코너에서 “여야 사전투표 득표 비율이 서울.·인천·경기 모두 같다?… ‘거짓’”이라는 제목으로 부정선거 음모론을 일축했다. 사진=조선일보 보도 갈무리.
▲ 조선일보는 18일 팩트체크 코너에서 “여야 사전투표 득표 비율이 서울.·인천·경기 모두 같다?… ‘거짓’”이라는 제목으로 부정선거 음모론을 일축했다. 사진=조선일보 보도 갈무리.

조선일보는 “인터넷과 SNS상에 돌고 있는 ‘사전투표 여야 득표율’ 자료에는 경기의 경우 63.14%와 36.86%, 인천의 경우 63.22%와 36.78%, 서울의 경우 63.64%와 36.36%의 비율로 각각 민주당과 통합당이 사전투표를 나눠 가졌다고 돼 있다”고 전한 뒤 “하지만 본지가 인천 지역 사전투표 득표수를 확인해 계산해본 결과 민주당은 41만1629표를, 통합당은 20만7425표를 얻으면서 2개 당의 득표수만을 기준으로 하면 각각 66.49% 33.51% 득표율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보도했다.

이 보도에 따르면 중앙선관위 관계자는 “선관위 투개표 관리는 엄정하고 정확하게 이뤄지고 있으며 일각에서 거듭 제기되는 거짓 음모론에 대해서는 엄정한 조치를 하겠다”고 밝혔다.

조선일보는 지난 9일 자사 유튜브에서도 부정 선거 의혹을 팩트체크했다. 김명지 정치부 기자는 “투표장 투표함은 보안 장치를 통해 철저히 관리되고 있다”며 투표함 바꿔치기 의혹에 선을 그었다.

이 밖에도 “투표지 분류기는 인터넷 연결이 안 된다. 유무선 네트워크가 원천 차단된 오프라인으로 운영되기 때문에 외부 해킹이 전혀 불가능하다”며 투표지 분류기 해킹 의혹도 반박했다. 지난 3일에도 사전 투표소와 개표소의 투표함이 다르지 않다며 사전투표 조작 의혹을 일축했다.

▲ 조선일보는 지난 9일 자사 유튜브에서도 부정 선거 의혹을 팩트체크했다. 김명지 정치부 기자는 “투표장 투표함은 보안 장치를 통해 철저히 관리되고 있다”며 투표함 바꿔치기 의혹에 선을 그었다. 사진=조선일보 유튜브 화면 갈무리.
▲ 조선일보는 지난 9일 자사 유튜브에서도 부정 선거 의혹을 팩트체크했다. 김명지 정치부 기자는 “투표장 투표함은 보안 장치를 통해 철저히 관리되고 있다”며 투표함 바꿔치기 의혹에 선을 그었다. 사진=조선일보 유튜브 화면 갈무리.
▲ 조선일보는 자사 유튜브에서도 부정 선거 의혹을 팩트체크했다. 김명지 정치부 기자가 진행했다. 사진=조선일보 유튜브 화면 갈무리.
▲ 조선일보는 자사 유튜브에서도 부정 선거 의혹을 팩트체크했다. 김명지 정치부 기자가 진행했다. 사진=조선일보 유튜브 화면 갈무리.

하지만 일부 보수 누리꾼들은 조선일보 보도와 유튜브마저 믿지 못하고 있다. 유튜브 영상 밑에는 “사전투표에서 조작이 드러났는데 조선일보 정말 아니라고 발뺌하네”, “조선일보 언제부터 좌파 찌라시가 됐냐”, “조선아 민주당에 잘 보이고 싶느냐” 등의 비난 댓글이 수두룩 달렸다.

부정선거 의혹을 팩트체크한 보도에도 “우파는 내부의 적이 너무 많네요. 저들은 저렇게 똘똘 뭉치는데. 조선일보 이렇게까지 하는 이유가 뭐냐”, “이 기자는 프락치가 맞다”, “진짜 정권의 개가 된 거냐”, “조선일보 오늘 구독 취소한다” 등 비난 일색이다.

진보 진영도 선거에 음모론을 제기했다가 망신을 산 적 있다. 지난 2017년 4월 방송인 김어준씨가 제작한 영화 ‘더 플랜’은 박근혜 후보가 문재인 후보를 꺾은 2012년 대선에 개표 부정 의혹을 제기했다. 영화는 시민 펀딩으로 제작됐다고 알려졌다.

김씨 주장은 전국 개표소에서 투표지 분류기가 인식하지 못한 미분류표 가운데 박 후보 표가 문 후보 표보다 1.5배(K값) 많은 양상이 전국 선거구에서 나타났다는 것으로, 누군가 개표 분류기를 인위적으로 조작하지 않고선 일어날 수 없는 일이라고 주장했다.

▲ 지난 2017년 4월 개봉한 다큐멘터리 영화 ‘더 플랜’은 2012년 대선의 개표 부정 의혹을 제기했다. 방송인 김어준씨가 제작한 영화다. 사진=영화 ‘더 플랜’ 화면 갈무리.
▲ 지난 2017년 4월 개봉한 다큐멘터리 영화 ‘더 플랜’은 2012년 대선의 개표 부정 의혹을 제기했다. 방송인 김어준씨가 제작한 영화다. 사진=영화 ‘더 플랜’ 화면 갈무리.

그러나 문재인 후보가 홍준표 후보를 꺾은 2017년 19대 대선 미분류표를 보면, 홍 후보 표가 문 후보 표보다 1.6배 많았다. 김씨 논리에 따르면 19대 대선도 부정선거여야 한다.

영화에 출연하기도 한 김재광 아이오와 주립대 통계학과 교수는 뉴스타파에 “이번 대선(19대 대선)에서 지난 대선과 마찬가지로 K값이 1.5 이런 식으로 나온다면 ‘더 플랜’ 주장은 틀린 것”이라고 털어놨다. 김씨는 여기에 침묵하고 있다. 4·15 총선 후 ‘63%대 36%’를 주장하는 일부 보수 세력이 낯설지 않은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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