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일보가 4·15 총선 서울 광진을에서 야권의 유력 대선후보를 꺾은 고민정 더불어민주당 당선인의 라디오 인터뷰를 왜곡 보도해 논란이다.

조선일보는 16일 오전 고 당선인 라디오 인터뷰를 인용 보도했다.

조선일보 기사 제목은 “고민정 ‘제가 시집을 잘 가서 당선된 것 같다’”였다.

제목만 보면 고 당선인이 선거 승리 이유를 지역구 유권자가 아닌 ‘결혼’ 또는 ‘남편’에게만 돌린 것처럼 읽힌다. 

하지만 고 당선인은 이와 같은 말을 한 적 없다. 이번 선거에서 남편이 고 당선인 옆에서 도움을 많이 줬고, 그에 대한 고마움을 “시집을 잘 간 것 같다”고 표현한 것인데, 조선일보가 “시집을 잘 가서 당선됐다”는 취지로 발언 맥락을 자르고 짜깁기한 것이다.

▲ 조선일보 16일 보도 제목은 “고민정 ‘제가 시집을 잘 가서 당선된 것 같다’”에서 “고민정 ‘남편이 큰 힘, 제가 시집을 잘 간 것 같다’”고 바뀌었다. 사진=조선일보 기사 갈무리.
▲ 조선일보 16일 보도 제목은 “고민정 ‘제가 시집을 잘 가서 당선된 것 같다’”에서 “고민정 ‘남편이 큰 힘, 제가 시집을 잘 간 것 같다’”고 바뀌었다. 사진=조선일보 기사 갈무리.

심지어 조선일보 기사 본문에도 고 당선인이 “제가 시집을 잘 가서 당선된 것 같다”고 말했다는 대목은 없다. 조선일보는 “그(고민정)는 남편 조(기영)씨에 대해 ‘집에 들어와 정말 고생 많았다면서 안아주더라’라며 ‘제가 시집을 잘 간 것 같다’고 했다”고 보도했을 뿐이다.

실제 고 당선인은 16일 오전 YTN 라디오 ‘노영희의 출발 새아침’에 출연해 남편 조씨에 대해 “조금 기운이 떨어질 때마다 자꾸 비타민과 같은 존재로서 힘을 낼 수 있는 이야기도 많이 해줘서 그게 또 저한테는 큰 힘이 되기도 했다. 제가 하여튼 시집은 잘 간 것 같다”고 말했는데, 이 인터뷰에도 “시집을 잘 가서 당선된 것 같다”는 대목은 없다.

보도 이후 온라인에서 비난이 쏟아졌다. 조선일보는 이날 오후 제목을 “고민정 ‘남편이 큰 힘, 제가 시집을 잘 간 것 같다’”고 수정했다.

기사를 쓴 김아진 기자는 통화에서 ‘왜곡 아니냐’는 질문에 “전혀 아니”라고 주장했다. ‘고 당선인이 시집을 잘 가서 당선됐다고 발언했느냐’는 질문에는 “제가 지금 마감 중이라 바쁘다. 다시 전화드리겠다”고 말했다. 연락을 기다렸으나 연락은 오지 않았다.

고 당선인은 4·15 총선에서 오세훈 미래통합당 후보를 ‭2746표 차로 꺾었다. ‬두 사람이 맞붙은 서울 광진을은 4·15 총선 최대 격전지 가운데 하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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