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에 9억원대 아파트를 소유한 20대 A씨를 무주택자처럼 보도했던 MBC PD수첩 제작진 등 보도책임자들이 인사위원회에 회부될 전망이다.

지난 11일 ‘2020 집값에 대하여’ 편을 연출한 PD와 CP 및 시사교양본부장이 인사위 회부 대상으로 알려졌다.

담당 PD는 PD수첩 연출에서 제외됐다. 그는 현재 MBC 시사교양본부 대기 상태다.

오는 18일 방송에서는 시청자들에게 사과의 뜻을 전할 예정이다. 또 향후 인터뷰이에 대한 팩트체크를 강화하는 방안을 모색 중이다.

앞서 PD수첩 제작진은 12일 입장문을 통해 “시청자 여러분께 혼란을 끼쳐 드린 점에 대해 대단히 송구스럽게 생각한다”고 밝힌 바 있다.

PD수첩은 지난 11일 방송에서 수도권 일대 폭등하는 부동산 가격 문제와 무주택자 고민을 다뤘다.

방송 후 온라인에서 문제가 된 인물은 서울 용산구에 전세 사는 A씨. A씨는 “(제가 이 집을) 정말 샀다면 1억2000만원 올랐을 텐데”라며 부동산을 매수하지 못한 것에 아쉬움을 드러냈다. 방송에서 A씨는 주택이 없어 출산을 고민하는 여성으로 묘사됐다.

▲ MBC 대표 시사 프로그램 PD수첩.
▲ MBC 대표 시사 프로그램 PD수첩.

보도 직후 인터넷 커뮤니티에서 20대인 A씨가 9억원대 아파트를 소유한 인물이라는 의혹이 제기됐다.

특히 A씨가 SNS에 “제가 디파자(서울 남가좌동의 DMC파크자이)를 사기 전에 여러 곳에 글을 올렸는데 그 글을 보고 PD수첩에서 인터뷰하고 싶다고 연락이 와서 고민하다가 응했다. PD님한테 연락이 와서 특정 아파트 매수했다는 부분은 편집할 테니 모자이크 처리하지 말고 방송 나가면 안 되겠냐고 물어보시는데 어떻게 할까요”라고 남긴 글이 공유되며 논란이 컸던 상황.

A씨 SNS 문자 등을 이유로 ‘인터뷰 조작’ 논란이 일기도 했지만, 취재 결과 담당 PD가 당초부터 조작 목적으로 인터뷰를 편집했던 것은 아니었다는 공감대가 내부에 큰 것으로 알려졌다. 

담당 PD는 취재 중 A씨가 집을 계약했다는 사실을 인지했고 방송에도 밝히고자 했으나 A씨는 등기도 이뤄지지 않은 상태에서 자기 내용이 보도됐을 시 아파트 계약에 차질을 빚을까, 혹 세무조사가 있지 않을까 완고하게 반대했다.

PD 입장에선 부동산 관련 실명 인터뷰를 확보하기 어려웠고, 이에 A씨 요구를 수용했다는 게 PD수첩 측 설명이었다.

박건식 MBC 시사교양1부장(CP)은 지난 13일 미디어오늘 통화에서 “원론적으로 다른 인터뷰이를 찾아보는 것이 맞다고 생각하지만, 방송을 내보내야 하는 PD로선 인터뷰이의 (집 계약을 밝히지 말아달라는) 완고한 요구를 수용해야 하는 상황에 고충이 있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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