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문재인 대통령을 비하하는 스티커를 판매하다 삭제 물의를 빚은 네이버 일본 자회사 ‘라인’의 손자회사인 ‘라인프렌즈’가 지난달 게임제작부서를 해체했다. 그런데 이 과정에서 직원들에게 부당하게 사직서를 요구했다는 고발이 나왔다.

라인프렌즈 관계자들에 따르면 사측은 지난 7월30일 직원들에게 게임제작부서 해체를 통보하고, 기존 게임제작부서 직원들에게 희망퇴직과 함께 사내 독립법인(CIC) 지원, 전환배치를 제안했다. 

문제는 면접을 통해 CIC 이동이나 전환배치가 이뤄진 직원도 있지만, 기존에 하던 업무와 유사한 업무가 없어 전환배치되지 않은 직원들은 회사로부터 부당한 사직 요구를 받았다는 게 노조 측 주장이다. 

민주노총 화섬식품노조 네이버지회(공동성명·오세윤 지회장)는 지난달 26일 노보를 내고 “회사가 제공한 전환배치 업무 역시 현재 업무와 무관하거나 지원 자격에 해당하지 않는 자리만이 제공돼 결국 전환배치 역시 이뤄지지 못했다”며 “사업적 이유로 부서 정리가 필요하다면 회사는 해당 부서의 조직원들이 고용불안에 시달리지 않고 안정적으로 업무에 임할 수 있도록 다양한 노력을 해야 하지만, 현재 사측의 행동은 요식행위에 불과하며 잘못된 정보 전달로 사직을 요구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 라인프렌즈 홍보영상 갈무리.
▲ 라인프렌즈 홍보영상 갈무리.

노조에 따르면 지난달 21일 회사는 CIC에 지원하지 않았거나 불합격한 9명의 직원과 개별면담을 진행했다. 회사 인사 담당자는 직원들에게 8월31일부로 사직서를 쓸 것을 요구하며 “원래는 조직이 없어지면 8월30일로 정리해고가 된다”며 사직서에 서명하지 않으면 “퇴직금 등이 지급되지 않고, 급여가 나갈 수 없다. 사직서에 사인을 지금 안 한다고 근속이 인정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아울러 회사는 “희망퇴직을 선택하지 않으면 9월1일부터 30일까지 회사에 출근하지 않아도 된다. 자리는 모두 철거될 것이고, 30일에 퇴직 처리가 될 예정”이라고 통보했다고 직원들은 밝혔다. 

노조 관계자는 “회사가 경영상의 이유로 정리해고를 하려면 긴박한 경영상의 필요가 있어야 하고, 정리해고 요건과 수순을 거쳐야 한다”며 “하지만 회사는 해고 회피 노력도 제대로 하지 않았고 직원이 불리하게 정리해고 대상이 되지 않도록 근로자 대표와 논의하지도 않았다”고 지적했다.

노조가 이런 문제를 파악 후 회사에 공문으로 정식 항의하고 노보를 통해 문제를 공론화하자 사측은 “조직 해체 후 9월1일 이후 대기발령을 진행할 수밖에 없음을 안내한 사실은 있다”면서도 “라인프렌즈 인사부서의 담당자가 특정일까지 사직서 사인을 강요했다는 것은 사실과 전혀 다르다”고 반박했다. 

사측은 노조에 “인사부서 담당자는 명확하게 대기발령 기간 동안 임금이 지급될 것이고 근속연수도 인정될 것임을 안내했다”며 “노조의 주장처럼 대기발령 기간 임금을 미지급하고 근속연수를 인정하지 않는다거나 겁박했다는 것 또한 사실과 전혀 다르다”고 답했다.

라인프렌즈는 지난달 26일 노보 내용 관련 미디어오늘의 질의에도 “라인프렌즈는 지난 9월1일 내부 조직 개편을 시행하게 됐으며, 관련 부서(게임) 직원의 라인프렌즈 또는 계열사 전환배치를 진행하게 됐다”면서 “해당 조직의 직원들을 대상으로 7월 말 사전 안내를 실시했고, 다수 인원의 전환 배치가 완료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현재까지 전환배치가 결정되지 않은 미확정 직원에게는 지속적인 면담은 물론, 진행 중인 모든 채용 포지션을 제공하는 등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있다”며 “사직서 서명 강요나 부당해고 압박은 사실과 다르다. 라인프렌즈는 앞으로도 해당 부서의 모든 직원을 위한 다양한 지원책 마련에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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