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상파 방송사 메인뉴스에 수어 통역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언론개혁시민연대는 15일 입장문을 내고 현재 지상파 3사 메인뉴스에서 모두 수어 제공을 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언론개혁시민연대는 “방송사의 종합 메인뉴스는 의제설정이라는 중요한 역할을 수행한다. KBS를 비롯한 MBC·SBS 지상파 3사들이 제공하는 메인뉴스는 누구라도 차별 없이 접근할 수 있도록 하는 게 중요한 이유”라고 설명했다.

앞서 14일 장애의벽을허무는사람들과 한국농아인협회 등 시민사회단체는 서울 여의도 KBS 본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 수어 통역 시청권 보장 △ KBS 뉴스9에 수어 통역 실시 △ KBS 프로그램 수어 통역 비율 확대를 요구했다.

▲ ‘장애인의 벽을 허무는 사람들(장애벽허물기)’ 등 11개 장애인권단체는 지난달 20일 서울 저동 인권위원회 앞에서 ‘수어통역을 통한 방송시청권을 보장하라’ 기자회견을 연 뒤 인권위에 진정을 냈다. 사진=장애의 벽을 허무는 사람들
▲ ‘장애인의 벽을 허무는 사람들(장애벽허물기)’ 등 11개 장애인권단체는 지난달 20일 서울 저동 인권위원회 앞에서 ‘수어통역을 통한 방송시청권을 보장하라’ 기자회견을 연 뒤 인권위에 진정을 냈다. 사진=장애의 벽을 허무는 사람들

관련 고시에 따르면 지상파 방송사의 의무편성 비율은 자막방송 100%, 화면해설방송 10%, 수어 통역 방송 5%로 수어 방송 편성 비율이 매우 낮다.

또한 정부가 편성 시간대는 강제하지 않아 대부분의 수어 통역은 비인기 시간대에 방영되고 있다. 이들 단체는 방통위 고시를 고쳐 수어통역 비율을 단계적으로 30%까지 올리고, 최종 50%까지 올려야 한다는 입장이다.

청각장애인들이 자막 방송을 보면 되지 않냐고 생각할 수도 있다. 이와 관련 언론개혁시민연대는 “청각 장애인들의 국어는 한국수화언어법에서 정하고 있 듯 수어다. 청각장애인들이 자막방송을 읽으려면 별도의 교육이 필요하다. 그리고 교육은 청각장애인들의 국어인 ‘수어’를 통해 이뤄진다. 자막방송은 청각장애인들에게 익숙한 언어가 아닌 다른 언어”라고 지적했다.

장애인 방송 정책은 확대되고 있지만 여전히 뒷전에 밀려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최근 방통위는 OBS의 수어통역 편성 비율을 3%로 낮추는 등 방송사가 경영난에 처할 때마다 장애인 방송 의무 편성 비율을 낮춰주는 식으로 정책을 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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