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은 16일 새 원내대표로 우원식 의원을 선출했다. 국민의당 원내대표에는 김동철 의원이 선출됐다. 민주당 내에서는 야당과의 협치를 강조하는 비문계 원내대표가, 국민의당 원내대표는 통합과 연정을 강조하고 있어 향후 여야 간 관계가 주목된다.

더불어민주당은 1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원내대표 선거를 진행했다. 소속 의원 115명이 투표한 결과 우원식 의원이 61표를 얻어, 54표를 얻은 홍영표 의원보다 과반을 획득해 원내대표에 당선됐다.

우원식 원내대표는 ‘비문’ 김근태계로 분류되며 ‘친문계’인 홍 의원에 비해 계파색이 옅다는 평가가 나온다. 우 원내대표는 당 원내 수석부대표와 최고위원 등을 역임했다. 지난 원내대표 경선 때는 결선투표에서 우상호 원내대표에 7표 차로 밀려 고배를 마셨다. 우 원내대표는 2013년 조직된 을지로위원회에서 4년간 위원장을 역임한 바 있다.

우 원내대표는 선거 전 정견발표에서 “우리 안에서 청와대와 누가 더 가깝다, 덜 가깝다 그런 차이는 깻잎 한 장 정도로 미세하다. 본질은 모두가 하나라는 것”이라면서 “지금 여소야대 정국에서 진짜 중요한 것은 야당과의 협치다. 문재인 정부 성공의 열쇠는 여야 협치가 어떻게 되느냐에 달려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우 원내대표는 을지로위원회 위원장 경험 등을 통해 여러 협상을 주도해 결과를 이끌어낸 경험을 내세우며 협치를 강조했다.

반면 우 원내대표에 맞서 원내대표 선거에 출마했던 홍영표 의원은 ‘친문’계로 분류된다. 문재인 정부와 가까운 사이라는 점을 강조하고 청와대와의 협력에 무게를 뒀다.

▲ 신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로 선출된 우원식 의원이 1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포커스뉴스
▲ 신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로 선출된 우원식 의원이 1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포커스뉴스
홍 의원은 선거 전 정견발표에서 “원내대표의 첫 임무는 문재인 대통령과 민주당의 성공을 위해 확고한 당정청 운영 시스템을 조기에 구축해야 한다”며 당과 청와대 간의 수평적 관계를 통해 국정 운영이 가능한 구조를 만들겠다고 밝혔다.

이 때문에 민주당 원내대표 선거가, 초반 문재인 정부와 민주당이 향후 긴밀한 당·청 관계를 바탕으로 정국을 이끌어갈지, 혹은 야당과의 협치를 중점에 두는 방식으로 가게 될지를 가늠할 수 있는 시금석으로 평가됐다. 우원식 원내대표 하의 민주당은 다당제를 기반으로 한 국회 내에서의 협치를 이끌어가기 위한 방향을 잡을 것으로 풀이된다.

같은날 국민의당의 새 원내대표로 김동철 의원이 당선됐다. 함께 출마해 당선된 새 정책위의장은 이용호 의원이다. 16일 오전 국회에서 진행된 국민의당의 원내대표 선거는 △유성엽 △김관영 △김동철 의원 등의 삼파전으로 진행됐으며, 김관영 후보와의 결선투표를 거쳐 김동철 신임 원내대표가 당선 확정됐다.

김동철 원내대표는 민주당에는 비판적인 입장이면서도 바른정당과의 정책연대 가능성은 열어놓고 있다. 특히 바른정당과의 당대당 통합에 대해서도 긍정적이다. 이 때문에 향후 민주당과는 대립각을 세우면서도 야당, 특히 바른정당과의 연합 구도를 형성해 세력을 키우는 전략을 취할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김 원내대표는 당선 직후 기자간담회에서 “제가 원내대표가 됐다고 해서 개인적으로 추진할 수 없다”며 두 당 간 통합 추진이 가능한 정치적 여건과 국민 여론, 당 내에서 충분한 공론화 과정 등을 전제조건으로 내걸었다.

또한 “(지금 당장) 국민의당과 바른정당 간 통합 논의(를 하는 것) 자체가 문재인 정부 출범 시작되자마자 재를 뿌리는 것처럼 느끼는 국민들도 많이 계실 것”이라며 상황의 변화를 지켜본 후 통합 논의를 시작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 김동철 신임 국민의당 원내대표와 이용호 신임 정책위의장이 1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본청에서 열린 의원총회를 통해 새 원내지도부로 선출된 후 꽃다발을 들고 인사하고 있다. 사진=포커스뉴스
▲ 김동철 신임 국민의당 원내대표와 이용호 신임 정책위의장이 1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본청에서 열린 의원총회를 통해 새 원내지도부로 선출된 후 꽃다발을 들고 인사하고 있다. 사진=포커스뉴스
특히 김 원내대표는 민주당과의 긴장감을 시사하는 발언도 내놓았다. 김 원내대표는 출마선언문에서 “우리 국민의당은 문재인 정부가 해야 할 일에 대해서는 제대로 된 길과 방향을 제시하고 해서는 안 될 일에 대해서는 단호히 맞서 싸워 막아내야 한다”면서도 “저는 지난 10년 동안 친노·친문 패권세력과 누구보다 치열하게 싸워왔다”며 “그 과정에서 패권주의의 행태를 똑똑히 보았다”고 말했다.

당선 이후 기자간담회에서도 우원식 신임 민주당 원내대표에 대해 “80년대 말부터 저와 정치를 같이 해온 사람이다. 인간적인 이해는 충분히 높기 때문에 좋은 파트너”라면서도 “저와 성향은 아주 상당히 다르다”고 평가했다.

한편 바른정당은 오는 6월까지 당헌·당규와 민주적 절차에 따라 새로운 지도부를 선출하겠다고 16일 밝혔다. 자유한국당은 16일 대선 이후 첫 의원총회를 열었다. 자유한국당은 오는 24일부터 시작될 이낙연 총리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철저한 검증을 하겠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어, 인사청문회를 전후로 한 시점부터 여야 간 긴장구도가 본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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