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신문 1대 주주인 우리사주조합 이사진이 지난 23일 김영만 위키트리 부회장이 사장 후보로 추천된 것과 관련해 이종락 사주조합장을 탄핵하고 자신들도 이사자리에서 물러나겠다고 밝혔다.

지난 26일 서울신문 사내 게시판에 조합 이사진이 올린 글에 따르면 조합 이사들은 오는 7월 3일 열리는 임시조합원총회 안건으로 ‘9기 사주조합 이사회 총해임’을 올리기로 합의했다.

이사진은 김영만 부회장이 사장으로 추천되는 과정에서 자신들이 이사들로서의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해 서울신문의 미래에 심각한 타격을 주게 됐다며 “스스로 존립 근거가 사라졌다는 판단 하에 조합원에게 총해임을 묻기로 했다”고 밝혔다.   

   
서울 태평로 프레스센터 서울신문 건물
 

앞서 이사진은 이종락 사주조합장이 사주조합 이사회 결정사안인 △이사회 표결에 따른 1인 후보 추천 △사장추천위원회의 사장후보 면접일과 최종 추천 표결일 분리 △추천 표결 전까지 조합 의견 조율 가운데 두 번째와 세 번째 사안을 이행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사진은 조합장이 사주조합 이사회의 결정사항을 집행해야한다는 사주조합 규약을 어긴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들은 지난 23일 진행된 사장추천위원회 사장 면접심사에 대해 문제를 제기했다. 면접 심사 직전 사주조합 이사회는 투표를 통해 이목희 후보를 지지후보로 결정했다. 이사진은 이 조합장에게 사장추천위원회에서 대주주들과 자신들이 미는 후보가 다를 경우 회의를 중지하고 이틀의 시간을 벌어 대주주들과 의견 조율을 해줄 것을 당부했다. 사주조합이 가진 30.59% 지분으로는 표결을 뒤집을 수 없으니 시간을 끌며 해결책을 찾아보라는 뜻이었다.

하지만 사추위 면접심사와 표결은 일사천리로 이뤄졌다. 또다른 주주인 기획재정부, 포스코, KBS 대표 3인은 김영만 부회장을 사장으로 추천했고 결국 3대 1로 김영만 후보가 최종 후보로 낙찰됐다. 이사진의 설명에 따르면 이후 이종락 조합장은 이사들에게 “버티고 버텼으나 도저히 어쩔 수 없어 표결을 했다”며 사추위 결과를 통보했다고 밝혔다. 

이사진은 또 “이철휘 서울신문 사장의 나가리 전략(사장후보 공모 자체를 무산시켜 연임에 준하는 상황을 만들려던 것)에 말려들지 않기 위해 표결에 뛰어든 것”이라는 이 조합장의 해명에 대해서도 “어떻게 최고경영자를 데려오는데 가장 먼저 고려하는 게 정부안을 그냥 따르자는 것이냐”며 반문했다. 

노조도 지난 24일 노보를 통해 “서울신문 지분 구조상 사주조합의 역할에 한계가 있다는 것은 사원 모두가 안다”며 “우리가 실망한 것은 지분이 약 30%에 불과해 역부족이었다는 이유로 조합장이 1대주주로서의 권리를 지키기 위한 노력 자체를 하지 않았다는 데 있다”고 비판했다. 

노조는 서울신문 편집국장 출신인 김영만 후보에 대해서 “출신지역과 근무 부서를 기준으로 자기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으로 나누고 인사로 줄세우기를 한 사람”이라며 사내정치에 대한 우려를 나타내기도 했다.  

류지영 서울신문 노조 위원장은 미디어오늘과의 통화에서 “7월 1일부터 사주조합원을 대상으로 조합이사진 해임에 대한 투표가 시작된다. 이사진이 물러나고 조합장이 탄핵 된다고 해도 사장 선임절차가 중단되거나 하지는 않지만 서울신문 역사에 이런 사람(조합장)도 있었다는 것을 남기는 절차”라고 설명했다. 

이종락 사주조합장은 미디어오늘과의 통화에서 “사추위에서 면접이 끝나고 채점을 하는데 합산과 동시에 표결이 이뤄졌다. 내가 회의장을 박차고 나올 분위기가 아니었다”며 “50.1%라면 모르겠는데 우린 30.59% 지분 밖에 없으니 합법적으로 추천된 사장 후보에 대해서는 인정을 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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