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7일 동안의 전면 파업 후 단체협약에 성공하고 지난 2일 업무에 복귀한 JIBS제주방송 노조가 사측이 원칙과 기준을 헤아리기 힘든 보복성 인사를 단행했다며 이를 철회할 것을 촉구했다. 

JIBS노조는 지난 11일 성명을 내고 “방송업무는 전문성과 숙련도가 요구되는 분야이기 때문에 직종 변경이 신중하게 검토돼야 하지만 회사가 이를 무시한 인사 발령을 내렸다”고 지적했다.

JIBS노사는 지난 1일 오후 사측과의 협상에서 제작여건 개선과 신사업 투명성 확보, 임금 수준 인상 등의 내용을 담은 2014년 임금 및 단체협약을 도출한 바 있다.

   
▲ 협상 타결 후인 지난 2일 제주시청 앞에서 '대도민 감사의 자리'를 마련한 JIBS지부 조합원. 사진=JIBS지부 제공
 

그러나 JIBS는 오는 15일자로 모두 27명에 대한 승진 및 전보 인사를 단행하겠다고 지난 10일 조합원들에게 통보했다. 이 가운데 노조가 밝힌 징계성 인사는 황성식 영상제작위원과 김영석 기술위원에 대한 직위해제와 조창범 기자협회장과 김민경 아나운서에 대한 각각 신사업부서와 경영관리국으로의 전보다. 조합원인 오윤길 기술국 사원도 경영 관련 부서로 발령이 났다. 또한 승진한 9명 가운데 파업 중간에 이탈한 조합원들이 제작부장과 부국장 대우 등으로 승진된 일 등은 보은성 인사라고 노조는 주장하고 있다.     

노조는 이번 인사가 장기간 노조 파업에 대한 책임을 묻기 위한 이른바 ‘보복성 인사’가 아냐는 문제 제기를 하고 있다. 일부 보도국 기자는 물론 아나운서가 기존 업무와 전혀 연관이 없는 경영 관련 부서로 옮기게 되고, 파업 초기 이탈한 조합원을 부장으로 승진 시키는 등 원칙과 기준이 모호한 인사가 단행됐다는 것이 노조의 주장이다.

노조는 “지난 2012 MBC 파업에 참여한 기자, PD 조합원들을 미래전략실 등 본연의 업무와 무관한 부서로 인사 조치한 것은 무효라는 판결이 나온 바 있다”며 경영진에 지난 노사 협약을 지킬 것을 촉구했다. 

부현일 JIBS지부장은 미디어오늘과의 통화에서 김양수 JIBS사장이 추가 인사발령에 대한 언질을 주며 조합원들을 협박했다고 주장했다. 인사 통보를 받은 지난 10일 보도국 사원들이 투쟁조끼를 입고 근무를 하고 있었는데 지나가던 김 사장이 “뭐하는 짓이냐, 다시 추가 인사를 낼 수도 있다”며 사실상 인사권을 무기로 협박을 가했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부 지부장은 “파업동안 사측에 충성한 인사들을 승진시키고 조합원들에 대한 부당한 인사를 휘두른 것은 보복성 인사로밖에 볼 수 없다”고 밝혔다. 

JIBS지부는 오는 15일 변호사와 만나 이번 인사에 대한 가처분 신청을 논의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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