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일 네이버의 뉴스검색시스템 전면 개편을 두고 한국신문협회(회장 송필호)가 네이버를 공개 비판했다. 신문협회는 조선일보·한겨레 등 주요 신문사와 연합뉴스 등 47개 언론사가 회원사로 있다. 네이버는 뉴스검색 결과를 시간순이나 정확도순으로 나열하는 대신 특정 키워드와 관련된 뉴스를 자동으로 묶어 최대 4~5개까지만 노출시키고 나머지 기사는 ‘관련뉴스 전체보기’ 추가버튼을 눌러야 열람할 수 있는 검색방식으로 바꿨다. 일명 클러스터링 기법이다.

네이버는 ‘검색 어뷰징’을 잡는다며 클러스터링 기법을 도입했다. 하지만 어뷰징은 줄어들지 않는 모습이다. (관련기사=<검색 어뷰징 잡는다고? 낚시 성공하면 ‘트래픽 폭탄’>) 익명을 요구한 한 언론사 온라인 관계자는 미디어오늘과 인터뷰에서 “취지는 이해하지만 조선일보와 동아일보의 노출이 눈에 띄게 많아졌다”면서 “조중동 등이 신문협회를 내세워 제휴 수수료를 올려달라고 압박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들의 요구가 반영된 것 아니냐는 의혹을 떨칠 수가 없다”고 말했다. 

그런데 조중동 등 주요 언론사가 가입된 신문협회는 15일자 신문협회보를 통해 네이버의 검색 개편을 비판하고 나섰다. 신문협회는 “네이버가 뉴스품질 개선을 내세우며 클러스터링 검색방식을 도입한 것은 ‘어뷰징’에 대한 비판의 화살을 외부로 돌리고 자신들은 어느 정도 성의를 보이는 모양새를 갖추려는 의도”라는 의견을 전하며 “더 큰 문제는 네이버가 ‘클러스터링’의 알고리즘을 외부에 공개하지 않고 있다는 점”이라고 주장했다.

   
 
 

신문협회는 “신문업계 일각에서는 네이버가 공개를 거부하고 있는 클러스터링 알고리즘을 자체 분석한 결과 ▲기사 분량 ▲사진, 그래프, 동영상 등 부가적 정보의 존재 여부 ▲실명 취재원 여부 ▲언론사 가중치(영향력) 등이 주요 변수일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고 밝혔다. 원윤식 네이버 홍보팀 장은 미디어오늘과 인터뷰에서 “일부 오해가 있을 수도 있지만 지켜보면 특정 언론사에게 유리한 알고리즘이 아니라는 걸 이용자들도 알게 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신문협회는 “비공개 알고리즘을 통한 클러스터링은 네이버의 뉴스유통 주도권을 더욱 확실하게 하는 수단이 될 수 있다”고 비판하며 “대표기사 선정에 대한 공정성 논란이 일 가능성도 크다”고 비판했다. 이어 “클러스터링은 일종의 ‘게이트 키핑’ 과정이기 때문에 네이버가 자의적으로 특정 언론을 차별대우하는 수단이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신문협회가 협회사들 간의 네이버뉴스콘텐츠 공동협상을 결의한 가운데 이 같은 개편이 네이버의 협상력을 강화시킨다는 우려로 보인다. 

신문협회는 또한 “연예, 엔터테인먼트 기사를 집중적으로 쏟아내는 군소언론들은 포털에 기사를 하나라도 더 노출시켜야 살아남을 수 있기 때문에 콘텐츠의 질적 향상 등 네이버가 기대하는 상황 전개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것이 업계의 일반적 관측”이라며 “군소언론들이 어뷰징 제재를 회피하고자 더욱 교묘한 방법을 동원할 가능성이 적지 않다”고 비판했다. 주요 언론사에 유리할 것으로 예상된 이번 개편에서 정작 주요언론사들이 반발하고 있어, 추후 네이버 대응이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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