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함 침몰이 북한 어뢰에 격침됐다는 정부 발표에 의문을 제기하는 내용의 다큐멘터리 영화 천안함 프로젝트의 제작자와 감독이 끝까지 싸우기 위해 이 영화를 연말까지 무료 다운로드 서비스를 제공하겠다고 밝혀 주목된다.

천안함 프로젝트의 제작자 정지영 감독과 연출자 백승우 감독은 6일 이같이 밝히면서 지난 9월 메가박스 상영중단을 협박한 집단에 맞서 계속 싸워나가겠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정 감독과 백 감독은 지난 9월초 메가박스가 익명의 단체로부터 협박을 받고 영화 <천안함 프로젝트> 상영을 중단시키는 초유의 사태를 맞아 ‘메가박스는 협박을 가한 단체를 고발하라’, ‘수사당국은 신속히 수사하라’, ‘문화체육관광부는 즉각 재상영을 위한 행정조치를 취하라’ 등을 요구했으나 어느 하나도 실현되지 않았다고 전했다.

이들은 다만 국회에서 도종환 최민희 등 민주당 의원에 의해 “상영관 측이 부당한 압력 등을 이유로 상영을 일방 중단하는 것을 방지하고, 최소상영기간을 보장”하는 것을 핵심으로 하는 ‘영화 및 비디오물의 진흥에 관한 법률 개정안’이 대표 발의된 점에 대해 의미있게 평가했다.

   
영화 천안함 프로젝트
 
상영중단 사건에 대해 이들은 “어떤 집단이 ‘표현의 자유’를 짓밟는 초법적 횡포를 보란 듯이 저질러도 그 집단의 정치적 입장에 따라 수사당국 및 행정당국이 침묵을 지키는 게 현재의 대한민국 모습이라는 것을 일깨워 준 상징적인 사례였다”며 “영화 당국자인 문화체육관광부의 소극적이고도 방관적인 태도 역시 의심하게 만들었다”고 지적했다.

무엇보다 이들은 “영화 상영 중에 IPTV와 다운로드 시장을 열고, 공동체 상영을 시도하면서 관객과의 만남을 다각화했는데도 좋은 반응을 보이던 IPTV 서비스가 중단되는 등 적지 않은 방해를 받았다”고 전했다.

이에 따라 이들은 “그 보이지 않는 세력과의 싸움을 중단하지 않겠다”며 오는 12월 10일부터 31일까지 현재 상영 중인 포털에서 무료다운로드를 진행한다고 선언했다. 이들은 “12월 10일 세계인권선언일을 기념한 결정”이라며 “한국영화를 사랑하는 관객들에게 드리는 2013년 말 선물이며, 천안함 프로젝트를 국민들과 만나지 못하게 하려는 세력에 대한 또 하나의 경고”라고 밝혔다. 천안함 프로젝트는 오는 2014년 1월 1일부터는 다운로드가 유료로 전환된다.

이들은 “무료다운로드 기간 동안 보다 많은 관객과 만났으면 하는 바람”이라며 “욕심 같으면 오천만 명이 봤으면 하며 그래야 그 보이지 않는 세력들이 자신들의 행위를 깊이 반성할 것”이라고 밝혔다.

   
영화 천안함 프로젝트의 한 장면. 배우 강신일씨의 법정 공판 재연
 
이들은 “부디 한국영화를 사랑하는 관객들을 위해 이 사실을 널리 알려주시면 감사하겠다”고 덧붙였다.

영화 제작자와 감독이 외부의 압력으로 영화 중단 사태에 맞서 이렇게 영화 필름 자체를 무료로 일반에 공개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저작권자 © 미디어오늘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