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원 대선개입을 비판하는 13차 범국민촛불대회가 28일 청계광장에서 열렸다.

이날 촛불집회에는 국정원 문제와 더불어 박근혜 정부 정책 전반에 대한 비판이 제기됐다. 박근혜 대통령의 대선공약이었던 ‘65세 이상 노인에게 기초연금 20만원 지급’이 후퇴된 지 며칠 지나지 않은 이후였던 탓에 4000명(경찰추산 1500명)의 시민들의 함성소리는 더욱 컸다.

김한정희 서울통일연대 사무국장은 “어제 복지부 인사가 ‘65세 이상이면서 기초연금 받고 사는 거면 인생을 잘 못산 것’이라고 말했다”며 “청와대와 여당이 국민을 어떻게 보는지 잘 드러난 망언”이라고 지적했다.

실제로 27일 국민연금재정추계위원회 김용하 위원장이 오전 KBS 라디오 <성공예감 김방희입니다>에 출연해 “나이가 들어서 65세가 돼 기초연금을 받게 된다면 인생을 잘못 사신 겁니다”라고 말해 여론의 비판을 받은 바 있다.

   
▲ 국정원 정치공작 대선 개입 비판을 위한 13차 범국민촛불대회가 28일 청계광장에서 열렸다. 이날 집회엔 4000여명(경찰추산 1500명)이 모였다. 사진=이아인 기자
 

“박근혜 대통령이 지키지 않은 공약을 열거해보겠다”던 안진걸 참여연대 협동사무처장은 △경제민주화 △쌍용차 해고노동자 국조 △복지국가 실현 △공공부문 민영화 불가 △65세 이상 노인에게 기초노령연금 20만원 지급 △반값등록금 실현 △공무원 노조 합법화 △공공임대주택 증가 등을 나열했다. 안 협동사무처장은 “어떻게 이렇게 많은 거짓말을 할 수 있단 말인가”라며 “박근혜 대통령은 국정원 문제뿐 아니라 수없이 파기한 공약을 이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교학사 역사왜곡 교과서에 대한 비판도 나왔다. 차상우 ‘민주사회를 위한 청소년 회의’ 대표는 “국정원 개혁뿐만 아니라 교학사 폐지, 위안부 문제도 해결해야 한다”며 “청소년들이 이런 시사를 잘 모르는 이유는 언론이 장악됐기 때문”이라고 비판했다.

자신을 역사선생님이라 밝힌 양희성(20)씨도 교학사 역사교과서에 대해 분석했다. 양씨는 “교학사 역사교과서 원본을 보니 친일파 6인방 중 최남선의 친일경력은 지우고 공만 살렸다”며 “동아일보 설립한 김성수의 친일행적도 삭제됐다”고 밝혔다.

   
▲ 전남대 학생들이 김용판 전 서울경찰청장, 원세훈 전 국정원장, 김무성 새누리당 의원, 권영세 주중대사의 탈을 쓰고 포승증을 묶어 ‘시국법정’ 퍼포먼스를 열었다. 사진=이아인 기자
 

지난 촛불집회에서처럼 국정원 대선개입 문제에 대한 비판도 있었다. 김민규 전남대 총학생회장과 학생들은 김용판 전 서울경찰청장, 원세훈 전 국정원장, 김무성 새누리당 의원, 권영세 주중대사의 탈을 쓰고 포승증을 묶어 ‘시국법정’ 퍼포먼스를 열었다. 김 학생회장은 “원세훈은 징역을 419년 선고, 김용판은 518년 선고, 김무성은 615년 선고, 권영세는 1004년 선고해야 한다”며 “모든 책임을 져야 하는 박근혜 대통령에겐 무기징역을 선고해야 한다”고 말했다.

촛불집회가 끝나고 영화관에서 상영금지된 <천안함 프로젝트>가 상영됐다. <천안함 프로젝트>의 백승우 감독은 “영화가 극장으로 가지 않고 광장으로 와서 안타깝다”고 밝혔다. 

   
▲ <천안함 프로젝트>의 백승우 감독이 "영화가 극장으로 가지 않고 광장으로 와서 안타깝다”고 밝혔다. 사진=이아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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