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란음모 및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를 받고 있는 통합진보당 이석기 의원에 대한 체포동의안이 4일 국회에서 통과됐다. 국정원은 곧바로 강제구인에 나서 이 의원을 수원지방법원으로 이송했다. 신문들은 일제히 이 소식을 1면 머리기사로 올렸다. 
 
신문들은 통합진보당 ‘해산론’을 거론하는 한편, 이번 사태의 정치적 후폭풍을 전망했다. 새누리당은 ‘야당 책임론’을 당분간 이어갈 태세고, 민주당은 ‘국정원 대선개입’으로 시선을 돌리겠다는 입장이다. 당분간 여야 대치 상황은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노태우 전 대통령이 16년 만에 추징금을 완납하게 됐다. 관심은 전두환 전 대통령의 추징금 자진납부 여부에 쏠린다. 그러나 1600억원이 넘는 추징금을 완납하더라도 ‘사법정의’ 실현과는 거리가 멀다는 지적이 나온다.
 
다음은 9월5일자 종합일간지 1면 머리기사 제목.
 
경향신문 <국정원, 이석기 강제구인…체포안 통과>
국민일보 <국정원 ‘내란음모’ 이석기 전격 구인>
동아일보 <대한민국 국회, 종북 의원 뿌리치다>
서울신문 <258:31…헌정사상 첫 ‘내란음모 의원’>
세계일보 <내란음모 ‘역사의 단죄’ 시작됐다>
조선일보 <내란음모 의원 체포안 헌정 첫 통과>
중앙일보 <이석기 속전속결 강제구인>
한겨레 <‘내란 음모’ 체포동의안 헌정사상 첫 가결>
한국일보 <국회, 종북주의에 정치적 사망선고>
 
국회, 이석기 ‘내란음모’ 체포동의안 가결
 
국회는 4일 오후 3시 본회의를 열어 통합진보당 이석기 의원에 대한 체포동의안을 가결 처리했다. 참석의원 289명 중 찬성 258명, 반대 14명, 기권 11명, 무효 6명이었다. 투표는 무기명 투표로 진행됐다. 
 
수원지방법원은 국회에서 체포동의안이 가결되자 곧바로 구인영장을 발부했고, 국정원은 강제구인에 나서 저녁 8시15분경 의원실에 있던 이 의원을 수원지법으로 구인했다. 국정원은 “이 의원이 도주 우려가 있어 영장을 곧바로 집행했다”고 밝혔다.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는 5일 오전 10시30분 열린다. 

   
▲ 조선일보 9월5일자 1면
 
 
현역 의원에 대해 ‘내란음모’ 혐의로 체포동의안이 가결된 것은 헌정 사상 최초다. 새누리당 유일호 대변인은 “새누리당은 대한민국의 기본 질서와 애국의 기반을 굳건히 하겠다는 결연한 의지로 체포동의안 표결에 임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여야의 입장은 미묘하게 엇갈렸다. 유 대변인은 “여야 합의로 통과시킨 의미가 큰 만큼 앞으로 민생국회도 야당이 적극 협조해 동참하기 바란다”고 말했다. 반면 박용진 민주당 대변인은 “이제 이 논란에서 벗어나 국정원 개혁이라는 또 다른 국기문란에 대한 국민적 열망을 실현해야 한다”고 말했다.

반대·기권표 25표의 실체는?

동아일보는 3면에서 ‘찬성표’를 던지지 않은 의원들에 주목했다. 이 신문은 “결국 25표의 반란표는 민주당에서 나왔을 개연성이 높다는 게 정치권의 대체적인 분석”이라며 화살을 민주당으로 돌렸다. 조선일보도 4면에서 표결 결과를 분석하며 “객관적으로 봤을 때 민주당에서 이탈표가 나왔을 가능성이 높다는 게 중론”이라고 전했다. 
 
신문들은 통합진보당의 해산 가능성을 언급했다. 조선일보는 4면에서 “지난 4월과 5월 시민단체 ‘국민행동본부’ 등은 통진당에 대한 정당 해산 청원서를 법무부에 제출했고, 법무부는 이에 대한 법리 검토를 진행 중”이라고 보도했다. 이 신문은 “법무부가 통진당에 대해 위헌 정당이라고 판단할 경우 헌법재판소에 해산 심판을 청구하게 된다”며 “헌재에서 재판관 6인 이상이 통진당에 대해 정당 해산 결정을 내리면 통진당은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정당 등록이 말소된다”고 전했다.

   
▲ 동아일보 9월5일자 3면
 
 
   
▲ 중앙일보 9월5일자 4면
 
중앙일보는 4면에서 “새누리당에선 아예 통진당 전체를 퇴출시켜야 한다는 정당해산론까지 등장했다”며 “그러나 정당이 해산될 경우 소속 의원들이 의원직을 유지하는지에 대해선 명문화된 조항이 없다. 헌정 사상 정당해산 심판청구가 수용된 전례도 없다”고 전했다. 
 
이와는 별개로 통진당에게 ‘정치적 사망선고’가 내려졌다고 평가한 신문도 있었다. 서울신문은 4면에서 “통합진보당이 창당 3년 만에 존폐 위기에 직면했다”며 “수사와 재판 과정이 남아있지만 이미 진보당은 존립 기반이 심각하게 흔들리고 있다”고 전했다. 이 신문은 “진보당 위기의 원인은 ‘종북’ 논란과 ‘비민주성’으로 요약된다”며 통진당의 창당과 총선, 분당 등의 과정을 설명했다.
 
한겨레는 5면에서 “체포동의안 처리와 이 의원 구인 이후 진보당의 선택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며 “위기에 처한 진보당이 앞으로 어떻게 대응하느냐에 따라 국민적 신뢰 회복 여부는 물론 당의 존폐가 판가름 날 수도 있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이 신문은 “하지만 현재의 당내 상황을 볼 때 합리적 해법을 찾기 어렵다는 게 중론”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국회 윤리특별위원회는 지난 3월 국회에 제출된 이석기·김재연 의원에 대한 자격심사안을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새누리당 간사 염동열 의원과 민주당 간사 박범계 의원은 이날 본회의 직후 만나 향후 일정을 논의했다. 16일 전체회의에서 자격심사안이 논의될 전망이다.
 
‘이석기 사태’ 정치적 후폭풍은?
 
이석기 의원의 체포동의안 가결로 인한 정치적 후폭풍은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경향신문은 4면에서 ‘후폭풍’을 전망했다. 이 신문은 “야당과 3자회담 등 국회 정상화 협상을 벌였던 여당은 강경해지고 있다”며 “10월 재보선을 앞두고 야당에 불리한 논쟁을 키우겠다는 의도가 읽히지만, 그만큼 대야 협상 가능성은 떨어질 수밖에 없다”고 전망했다. 
 
경향신문은 또 “민주당은 장외투쟁에 진력하는 등 당분간 등원할 뜻이 없어보인다”며 “국정원 개혁 논쟁이 가라앉는 등 투쟁 동력을 잃고 있지만, 강경투쟁 말고는 선택지가 없다는 현실 인식이 출발점”이라고 분석했다. 

   
▲ 경향신문 9월5일자 4면
 
 
이 신문은 “더 큰 문제는 이석기 파동으로 촉발된 공안몰이가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라며 “선거를 앞둔 여당도 논쟁을 키워나갈 가능성이 높고, 그럴수록 야당은 강경하게 맞설 수밖에 없다”고 전망했다. 
 
한국일보는 3면 <공안정국 계속되나>에서 “여야 대치 정국의 엉킨 실타래는 좀처럼 풀리지 않을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한국일보는 “정국 주도권 확보를 위한 움직임은 곳곳에서 감지되고 있다”고 전한 뒤, “물론 여야가 정기국회 일정에 합의한다 해도 공안정국의 그림자는 사그라지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당분간은 여야 대치상태가 이어질 것이란 분석이다.
 
노태우 전 대통령 추징금 16년 만에 완납
 
노태우 전 대통령이 4일 추징금을 완납했다. 1997년 대법원에서 내란·반란·뇌물 수수죄로 징역 17년에 추징금 2628억9600만원을 선고받은 지 16년 만이다. 서울중앙지검은 4일 노 전 대통령의 친동생 노재우(78)씨가 미납 추징금 150억4300만원을 대납하면서 추징금을 모두 납부했다고 밝혔다. 앞서 2일에는 노 전 대통령의 옛 사돈인 신명수 전 신동방그룹 회장이 80억원을 대납한 바 있다. 
 
노 전 대통령 연희동 사저의 문동휘 비서관은 “노 전 대통령 내외가 최근 완납에 차질이 빚어질까봐 걱정을 많이 했는데, 완납 소식을 듣고 홀가분해하고 있다”며 “국민께 내세울 건 아니지만, 1만분의 1이라도 할 도리는 했다는 생각을 하고 계신다”고 전했다. 

   
▲ 서울신문 9월5일자 8면
 
 
관심은 전두환 전 대통령의 자진납부 여부에 쏠린다. 서울신문은 8면에서 “지난 3일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 조사를 받은 전 전 대통령의 차남 재용(49)씨가 검찰에 추징금을 자진 납부 하겠다는 뜻을 전달한 것으로 전해졌다”고 보도했다. 
 
이 신문은 “전 전 대통령 일가는 최근 가족회의에서 미납 추징금을 자진납부 하는 방안을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며 “하지만 장남 재국씨 소유의 시공사, 재용씨 소유의 비엘에셋 등 자산을 처분해도 1600억원이 넘는 돈을 마련하기가 쉽지 않다고 보고 900~1000억원가량을 우선 납부키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고 보도했다. 
 
한국일보는 7면에서 “검찰은 전두환 전 대통령 측이 미납 추징금 1672억원 전액을 자진납부 해도 현재 진행 중인 수사는 원칙대로 계속한다는 방침”이라며 “다만 자진납부가 이뤄질 경우 전씨 아들들의 신병처리 수위를 낮추고 수사 확대를 자제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했다. 전 전 대통령의 차남 재용씨와 장남 재국씨는 모두 조세포탈 등 개인 비위행위에 대한 혐의를 받고 있다.

   
▲ 한국일보 9월5일자 7면
 
 
한국일보는 또 “사정당국은 전씨가 자녀와 친인척, 지인 명의로 빼돌린 은닉재산이 최대 1조원에 달할 것으로 보고 있지만, 정확한 재산규모는 파악되지 않고 있다”며 “법조계 일각에서는 전씨 일가가 비자금을 기반으로 돈을 불려 온 만큼 미납 추징금을 완납하더라도 사법정의가 실현됐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지적하고 있다”고 전했다.
 
‘변종 SSM’이 뜬다
 
한편 동아일보는 5면에서 동아일보 미래전략연구소의 자료를 인용해 국내 자동차 산업의 ‘위기’를 조명했다. “국내에선 일상화한 파업으로 자동차 기업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글로벌 자동차 메이커들은 최근 새로운 노사 관계를 토대로 경쟁력 제고에 주력하고 있다”는 게 이 신문의 결론이다.
 
서울신문은 7면에서 대형유통사의 ‘변종 SSM’이 골목상권을 잠식하고 있다는 소식을 세 꼭지의 기사로 전했다. 기존의 대형슈퍼마켓(SSM)과는 다른 형태인 ‘상품공급점’이 유통산업발전법상 개인사업장으로 분류 돼 의무휴업 등의 규제를 받지 않고 있고, 전국 각지에서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는 것이다.
 
한국일보는 6면에서 ‘수능 문·이과 통합 공론화하자’는 기획 시리즈 네 번째 기사를 내보냈다. 한겨레는 10면에서 김재철 전 MBC 사장이 검찰의 소환조사를 받았다는 소식을 단신으로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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