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생들 “KBS·MBC, 국민을 무시하고 있다”
대학생들 “KBS·MBC, 국민을 무시하고 있다”
국정원 사건 축소하는 방송사 규탄 기자회견 개최…"국민들의 분노 언제까지 숨길 수 있겠나"

대학생들이 국정원 선거개입 의혹을 축소보도하고 있는 방송사들을 직접 비판하고 나섰다. ‘민주주의 지킴이 대학생 실천단’ 대학생 20여명은 29일 오전 서울 여의도 MBC와 KBS 사옥 앞에서 잇따라 기자회견을 열고 국정원 선거개입 의혹을 외면하는 방송사들을 규탄했다.

대학생들은 국정원 선거개입 의혹 사건의 문제와 국민 여론에 대해 방송사들이 제대로 보도하지 않는 현실에서 ‘언론을 통제하던 군사독재 정권 시절로 돌아간다는 위기감을 느꼈다’며 이날 기자회견을 열게 된 배경을 밝혔다. 
 
기자회견에서는 방송사들의 보도 행태를 꼬집은 발언들이 이어졌다. 연시영(25·여)씨는 “국가의 정보기관인 국정원이 여론을 조작하고, 특정 후보에 유리한 댓글을 단 부정선거에 반대하며 촛불도 들고, 페이스북을 통해 알리고 있다. 하지만 ‘그런 대규모 집회가 서울에 열리고 있나’란 반응만 돌아온다”면서 “국민들에게 사실을 알려야 하는 언론이 제대로 된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서울 여의도 MBC방송센터 앞에서 기자회견을 마침 ‘민주주의 지킴이 대학생 실천단’ 학생들이 KBS로 발길을 옮기고 있다.
이치열 기자 truth710@
 

   
‘민주주의 지킴이 대학생 실천단’학생들이 29일 오전 서울 KBS본관 앞에서 진행중인 기자회견을 견학 온 어린 학생들이 궁금한 듯 바라보고 있다.
이치열 기자 truth710@
 
 연씨는 이어 “특히 MBC는 촛불집회를 단 차례도 보도하지 않고 있어 2008년 광우병 사태를제대로 알리려고 노력했던 그 방송사가 맞는지 의구심이 든다”면서 “1980년 5·18 당시 방송사들이 왜곡 보도를 했다고 알고 있는데, 국정원 사태를 제대로 보도하지 않는 지금의 모습이 5·18 때와 비슷하다”고 했다. 연씨는 “국가 홍보기관이 아니라면 국민들의 알권리를 보장하는 방송사로서의 제 역할을 제대로 하긴 바란다”고 요구했다.
 
대학생 남성진(21)씨도 “많은 이들이 국정원 선거개입 의혹에 대해 진상규명을 요구하며 시국선언을 통해 입장을 발표했고 7월27일 촛불집회에 참석한 이들의 숫자가 2만5천여 명에 달했지만 방송사들이 국정원 사건을 제대로 다룬 적이 한 번도 없다”고 비판했다.

 
 
배민해(25·여)씨 역시 “MBC는 촛불집회를 단 한 번도 내보내지 않았다. 언론은 진실과 정보를 전달해야 할 뿐만 아니라 국민 여론에 귀 기울이고 정부를 감시해야 한지만 지금의 언론은 국민의 염원은 도외시하며 오히려 권력의 눈치를 보며 국민을 무시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대학생들은 7월7일부터 28일까지 방송3사의 국정원 보도 행태를 분석한 결과를 발표하기도 했다. 이들은 지난 19일부터 21일까지 촛불집회가 이어졌지만 방송 3사 가운데 이를 제대로 보도한 곳은 SBS의 19일자 보도밖에 없었고 KBS는 6월 22일과 7월 6일 '간추린 단신'으로만 보도했다고 지적했다. 

또한 KBS는 국정원 관련 보도를 총 4차례 보도했지만 국정조사 파행에 관한 내용이었으며, MBC는 8건 보도했지만 여당의 막말은 보도하지 않은 채 야당의 막말만을 강조했다고 분석했다. SBS의 경우 같은 기간 국정원 관련 보도 11건 가운데 촛불집회 리포트가 2건이었으나 단신이거나 ‘진보와 보수의 시위 대립’에 초점을 맞췄다고 했다.  

   
‘민주주의 지킴이 대학생 실천단’소속 학생들이 29일 오전 서울 여의도 KBS본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연 후 '진격의 장미칼'로 '정권의 나팔수'로 전락한 방송을 단죄하는 퍼포먼스를 펼치고 있다.
이치열 기자 truth710@
 
 
국정원 사건을 축소보도하는 대신, 날씨 관련 뉴스가 이어졌다는 지적도 나왔다. 최씨는 “국민 1만, 2만 이상 모인 촛불집회는 보도하지 않으면서 ‘한여름에 즐기는 스포츠’, ‘한강 바캉스’ 등은 많이 보도한다”면서 “민주주의는 진실을 아는 것부터 시작되고 언론이 이를 위한 역할을 해야 하는데 이런 방송 행태를 보면 왜 우리가 수신료를 내야하고, 누구를 믿어야 하는지 답답하고 어이없다”고 말했다.
 
대학생들은 기자회견문에서 “30여일 넘게 외치고 있는 국민들의 규탄의 목소리를 있는 그대로 보도하기는커녕, 여전히 ‘신수지의 이색시구’, ‘여름 전어’가 중요하고 ‘로열베이비’가 중요한 방송사들은 대체 어느 나라 방송사인가”라며 “프랑스 르몽드지, 미국 CNN에서조차 수 만명이 거리로 나온 촛불집회 현장에 대한 보도와 국정원 대선 개입 사건에 대해 대서특필하고 있는 마당에 대한민국의 주요 방송3사는 희대의 국기문란 사건에 대해 어떻게든 축소해 보도하고, 더 나아가 은폐시도를 벌이고 있는 것은 아닌가 하는 의심마저 들게 한다”고 지적했다. 
 
대학생들은 이어 “정권의 시녀가 되어 눈치 보기에 급급한 방송사들이 국민들의 목소리와 분노를 언제까지 숨길 수 있겠는가”라며 “수많은 이들의 희생과 피로 만들어온 민주주의를 훼손하는 이 엄중한 현실 앞에 박근혜 정권이, 그리고 그 정권의 시녀 노릇을 하는 방송사들이 아무리 은폐하려하고 축소보도 해도 우리의 촛불은 꺼지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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