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첫 화면이 바뀌었다.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뉴스캐스트가 뉴스스탠드로 전환된 첫 날인 1일, 언론사들은 그야말로 패닉에 빠졌다. 미디어오늘이 뉴스스탠드 회원사 온라인 담당자들에게 문의한 결과 상당수 언론사들이 절반 이하로, 심한 곳은 10분의 1 수준으로 페이지뷰가 급감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초 페이지뷰가 줄어들 거라는 전망은 있었지만 우려했던 수준 이상으로 페이지뷰가 크게 줄어들자 당황해 하는 분위기다.

한 언론사 관계자는 “아노미 상태”라고 말했다. “일시적인 급감일 뿐 익숙해지면 오르지 않겠느냐”는 반응도 있지만 오히려 “첫날이라 호기심에 눌러보는 것 같은데 시간이 지나면 더 떨어질 수도 있다”는 부정적인 반응이 더 많았다. 다른 한 언론사 관계자는 “뉴스스탠드는 뉴스를 보기 싫게 만드는 전략 같다”면서 “뉴스가 너무 많고 언론사마다 프레임이 다 제각각이라 제목만 넘겨보면서 아예 클릭을 하지 않게 된다”고 말했다.

   
 
 
또 다른 한 언론사 관계자는 “오후 2시 이후부터 분 단위로 페이지뷰를 체크하고 있는데 이런 식이라면 정말 심각한 상황이 올 것 같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런 상황이라면 마이뉴스 설정도 크게 의미가 없다”면서 “언론사들 피해가 크면 네이버에서 뭔가 대책을 내놓겠다고 해서 그나마 기대를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미디어오늘과 통화한 언론사 관계자 상당수는 “절반 이하로 떨어졌다”면서도 구체적인 수치는 밝히지 않았다.

이희욱 블로터닷넷 편집장은 “뉴스스탠드와 언론사 홈페이지를 일치하도록 하면 선정성 경쟁이 줄어들 거라는 판단이 있었겠지만 이렇게 지저분한 인터페이스에서는 기사의 변별력이 사라지고 오히려 낚시 경쟁에 더욱 목을 매게 될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최진순 한국경제 전략기획실 차장은 “그동안 포털 이용자들은 실시간 트렌드에 민감하게 반응해 왔는데 뉴스스탠드는 길을 잃게 만든다”고 지적했다.

최 차장은 “이런 상황이라면 뉴스 소비의 총량이 줄어들어 회복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최 차장은 “뉴스스탠드는 포털 뉴스의 보조적 서비스로는 유효하지만 메인 뉴스로는 한계가 분명하다”면서 “언론사들도 탈 네이버 전략을 고민해야 할 시점”이라고 지적했다. 최 차장은 “네이버가 온라인 이용자들의 수준을 너무 높게 잡은 것 같다”면서 “네이버 이용자들의 상당수가 다음이나 네이트로 옮겨갈 가능성도 있다”고 덧붙였다.

최 차장은 “자기주도적이고 탐색적인 뉴스 읽기를 요구하는 뉴스스탠드는 지난 10여년 이상 사용자들의 포털 뉴스 소비경험과 어쨌든 궁합이 맞지 않다”면서 “질의 경쟁을 보장하는 뉴스스탠드가 조기에 정착할 가능성은 매우 낮다”고 지적했다. 최 차장은 ”분명한 점은 뉴스캐스트 생태계가 망가졌다는 점이고 네이버는 벗어나려고 했겠지만 언론사와 네이버가 또다른 갈등의 국면에 들어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게 됐다“고 강조했다.

한편 벌써부터 뉴스스탠드의 부작용을 지적하는 목소리도 높다. 상당수 언론사들이 연예인 화보를 전면에 내걸고 클릭을 유발하는가 하면 일부 언론사들은 ‘발기부전’ 등의 선정적인 단어를 내걸고 광고성으로 의심되는 기사를 내걸고 있다. 뉴스를 브랜드로 소비하도록 만들겠다는 네이버의 당초 의도와 달리 마이뉴스 설정 비율도 5% 미만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 언론사 관계자는 “뉴스스탠드는 태어나지 말았어야 할 서비스”라고 평가하기도 했다.

유봉석 NHN 미디어서비스실 실장은 “트래픽 감소는 어느 정도 예상했던 결과 아니냐”면서 “거품이 빠지는 과정에서 일정 부분 트래픽이 줄어드는 건 불가피하겠지만 이용자들이 불편해서 뉴스를 읽지 않는 거라면 따로 대책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유 실장은 “한 달 동안 마이뉴스 프로모션을 한 결과 하루 2만명 이상 설정을 할 때도 있었다”면서 “정식으로 서비스를 시작했으니 본격적으로 늘어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공식적으로 밝히지는 않았지만 NHN의 설명에 따르면 마이뉴스 설정 비율은 지난 2월 말 기준으로 1%를 조금 넘는 수준, 한 달 동안 프로모션을 벌였지만 아직 3% 미만인 것으로 추정된다. 업계에서는 정식 서비스 이후에도 마이뉴스 설정 비율이 크게 늘어나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지만 NHN은 오는 6월 말 이 비율을 기준으로 퇴출될 언론사를 골라낸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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